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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1화

주수보는 편액에 걸린 글자의 뜻을 그들 스스로 깨달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집사! 저기 걸린 편액을 바꿔야 하겠어! 내가 새로 쓴 게 있으니 새 거로 가져오게.”

주수보는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집사가 허리를 굽히며“재상 나리께서 어떤 편액을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주수보는 몸을 돌려 집사를 바라보았다.

“엊그제 내가 쓴 거 가져와.”

그 말을 들은 집사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편액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며칠 전 주명양이 초왕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규방에서 단식을 할 때, 이를 들은 주수보가 화가 나서 쓴 편액이다.

“그래 그거!” 주수보가 화를 냈다.

그의 위엄 있는 표정을 보고 집사는 온갖 의문을 애써 감추며 그의 명령에 따랐다.

주씨 집안사람들은 주수보가 돌아왔다는 소리를 듣고 급히 나왔다.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나오라는 말에 말을 못하는 노부인까지 하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다.

주수보는 정좌에 앉아서 처첩과 자손들이 본관으로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중에는 주명양도 있었는데 그녀의 싸늘한 눈빛으로 가장자리에 서있었다.

주수보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근엄한 얼굴로 그들을 보았다.

주수보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기에 모두 놀라서 어안이 벙벙했다. 게다가 하룻밤 사이에 사람이 반쪽이 되고 머리가 하얗게 세다니, 다들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로 이게 무슨일인지 너무 궁금하고 무서웠다.

그의 아들은 급히 걸어 나왔다.

“부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왜 이렇게 되셨어요?”

이 말을 들은 주수보는 아무 말 없이 날카롭게 그의 아들 내외를 보았다.

그 눈빛이 얼마나 차가운지 모두들 아무 소리도 못하고 서로 훔쳐보았다.

그런데 집사가 편액을 가지고 나왔을 때 사람들은 거기에 쓰인 글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

때마침 주명양도 도착했다. 제왕은 주명취 옆에서 조용히 주수보가 쓴 글자를 보고는 깜짝 놀라 멍하니 굳어있었다.

“외조부, 도대체 왜 이러십니까?”

“제왕!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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