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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0화

주수보는 강영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탕양에게 강영후를 좋은 술집으로 데려가라고 부탁했다. 그가 술집으로 가기 전 희상궁의 상태를 살피려고 돌아오는데 원경릉이 대청에서 그를 막아섰다.

“재상 혹시 밖으로 나가시려거든 덕화찻집으로 가서 바깥에는 어떤 소문이 도는지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덕화찻집은 소문의 근원지이며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주수보는 빤히 그녀를 바라보더니 “예, 왕비 이번 일은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요공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그의 청색 옷은 바람에 나부꼈고 눈처럼 흰 머리카락은 아침 햇살에 반짝반짝 빛났다. 날씨가 추워진 탓에 백성들의 옷차림이 두꺼워졌다.

그는 말을 끄는 시종(侍從)과 함께 천천히 걸어가며 소요공과 몇 마디 주고받고 싶었지만 그들은 서로 말을 아꼈다. 그들은 모퉁이에 다다르자 말없이 각자 제 갈 길을 갔다.

주수보의 뒤에서 걷던 시종은 그의 뒷모습에서 쓸쓸함을 느꼈다.

길게 늘어진 그의 그림자에서 왠지 모를 고독함과 허망함이 보였다.

주수보는 허리를 곧게 펴고 따스하게 비추는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지난밤의 한기를 배출하였다.

뒤에 있던 시종이 말을 재촉해 주수보를 쫓아왔다.

그는 원경릉의 부탁을 듣고 시종을 불러 덕화찻집에 가보라고 했고 결과는 이미 주수보의 손에 건네졌다.

그시각 주부(周府).

주씨 집안의 큰 어른이 밤새 돌아오지 않자 사람들이 걱정하기 시작했다. 주수보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답사나 업무를 보러 간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다. 그는 술을 먹으러 가도 집안 식구들이 걱정하지 않게 하인을 보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곤 했다. 그러나 어제 아침에 주부에서 말을 끌고 나간 후 종적을 감춘 것처럼 사라졌다. 그는 떠나기 전에 태상황님을 뵈러 간다는 말만 남겼을 뿐 아무 소식이 없었다.

주부 사람들은 걱정되는 마음에 사람을 시켜 궁 밖에서 주수보의 행적을 물었다.

왕부의 문을 지키는 수장이 주수보가 아침에 입궁하여 점심쯤에 출궁했고 그 후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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