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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8화

주수보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집사를 불렀다.

“저 아이를 방으로 데리고 가거라.”

주명양은 울면서 빌었다.

“아닙니다! 손녀는 여기 있을 겁니다. 제발 어머니를 살려주세요!”

“듣자 하니 내가 희상궁의 말은 듣는다고 희상궁에게 부탁하러 갔다는데, 지금 너도 희상궁에게 네 어미를 살려달라고 부탁이라도 하지 그래?”

“아니, 아니…… 저는 그 노비에게 부탁하러 갈 수 없습니다.”주명양은 덜덜 떨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주명취는 벌떡 일어났다.

“그게 정말입니까? 제가 희상궁을 찾으러 가겠습니다. 희상궁이 오기 전에 모친을 죽이시면 안됩니다!”

“내가 딱 두 시간을 줄게, 두 시간이면 증조 마님도 오시겠지.”

주수보가 대청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잘 들어라! 지금부터 아무도 나가서는 안된다! 나가는 사람은 모두 호적에서 파 버릴 것이니 그렇게 알거라!”

말을 마친 주수보는 피곤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그는 몸도 마음도 너무 피로했다. 지긋한 나이에 밤새 희상궁 옆을 지키느라 밤을 꼴딱 새우고 사람들을 불러 이 난리를 피우니 피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집안사람들은 이런 주수보를 잔인하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서서 집안의 기강을 잡아야 했다. 오늘 기강을 잡지 않으면 멀지 않은 미래에 주씨 집안은 분명 화를 당할 것이다.

*

주명취는 마차를 타고 초왕부에 도착했다.

그녀는 조부가 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조부가 어머니를 죽일 것도, 희상궁이 설득하면 모친을 살려줄 것도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조모도 조부의 말 한마디에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부부의 정도 가볍게 무시하는 조부인데 며느리에게 자비란 없을 것이다.

주명취는 지금까지도 조모가 어쩌다 조부의 미움을 사서 벙어리가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

우문호는 희상궁이 안정된 것을 보고 관아로 돌아갔다.

원경릉은 잠깐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서 희상궁의 수액을 갈아주었다. 그녀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지만 전보다 안색도 좋아지고 상태도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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