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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70화

원경릉이 생각보다 쉽게 부탁을 들어주자 주명취는 의심이 들었다.

“희상궁을 초왕부 밖으로 못 나가게 명을 내릴 것이지?”

원경릉은 이 상황에서도 의심을 하는 주명취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네 모친이 죽는다는데 여기서도 나를 의심하는 거냐?”

주명취는 차가운 얼굴로 사식이에게 “앞장서.”라고 말했다.

사식이는 코웃음을 치며 “나를 하인으로 부리지 마, 어디서 감히 명령을 해?”라고 말했다.

주명취는 몹시 화가 났지만 화를 누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길을 안내해 주시지요. 고맙습니다.”

사식이는 그제야 고개를 돌려 주명취를 희상궁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희상궁이 있는 방 안에서 약 냄새가 진동을 했으며 하얀 얼굴의 희상궁이 침상에 누워있었다.

“아니… 희상궁?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주명취는 당황해서 말을 버벅거렸다.

주명취는 문득 하루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린 조부가 생각이 났다.

‘그래… 조부가 이상했어. 아무리 화가 나도 그토록 화를 낸 적은 오늘이 처음이다.’

주명취는 누워있는 희상궁을 보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원래 희상궁에게 울며불며 감정으로 호소해 희상궁을 주수보 앞에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

“희상궁을 데리고 갈 수 있다면 가세요. 희상궁이 깨어난다면 우리 초왕부에서 쌍수 들고 희상궁을 주씨 집안으로 보내줄 수 있으니.” 사식이가 말했다.

“이 일은 나의 모친과 관련이 없다. 그저 희상궁이 스스로 납득할 수 없어서 내 모친을 걸고넘어지는 것이지.”

“제왕비,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만 돌아가세요.” 사식이가 말했다.

주명취의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의식도 없는 상궁을……’

주명취는 순간 황후가 생각났지만 이미 영패를 회수당했기에 궁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리고 조부가 두 시간밖에 주지 않는다고 하였기에 그 안에 입궁을 했다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

제왕은 주씨 집안에서 나온 뒤 착잡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구사를 불러 술을 마셨다.

구사는 원래 초왕부로 가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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