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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76화

주재상의 명령과 깨어난 희상궁

증조마님이 깨어나 성지 내용을 듣고 오랫동안 입술을 떨고 공포로 눈동자가 오그라들며, “어찌 이럴 수가 있다는 말이냐? 주씨 집안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른 게야?”

“군주마마,” 친정에서부터 따라와 그녀를 오랫동안 모신 통상궁이, “아마도 어르신도 잘못하신 것 같지 않습니다. 주씨 집안이 몇 년간 참으로 지나친 점이 있었지요.”

“그건 우리에겐 당연한 것이야.” 증조마님이 여전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망연자실하게 애간장이 타는듯: “우리는 주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야, 내 딸이 궁중에 시집가 황후가 되었고, 내 손녀도 궁중에 시집가 황후가 되었으니 우리 주씨 집안이 이 북당에서 제일 큰 가문이란 말이다. 태후의 소씨 집안(蘇家)은 우리집 신발을 들 자격도 못 되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어? 태상황은 고작 죽은 호국공 한 명때문에, 천한 년 하나 때문에, 성지를 내려 우리 주씨 집안의 안방마님을 죽여? 나는 모르겠네, 나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어, 넌…… 넌 어서 날 부축해서 나가자, 입궁해서 태상황을 만나야겠다.

“군주마마, 그러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 일은 여기서 끝내시지요, 대부인도 죄로 돌아가셨으니 저흰 월미암으로 돌아가요.” 통상궁이 권했다.

“쫓아내는게 마땅해, 그것을 쫓아내는 것이 마땅해.” 증조마님이 천천히 이어나 후들거리는 걸음으로, “그것을 쫓아내라, 그 아이는 우리 주씨 집안 사람이 아니니 우리 주씨 집안이 어전에서 만조백관들 앞에서 황제의 훈계를 들을 필요 없어. 이 무슨 체면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야.”

증조마님은 눈앞이 캄캄해 지더니 ‘꽈당’ 소리가 나고 다시 바닥에 쓰러지셨다.

주재상은 결코 이렇게 끝낼 생각이 없으므로, 밀어붙이며 일제 정리에 들어갔다. 주씨 집안 자제가 소유한 산업과 재산을 조사한 뒤 일률적으로 전부 회수하고, 모든 사람을 공개적으로 선포한 월례 은자만으로 살게 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주재상은 특명을 내려 수많은 사복 시위를 양성해 몰래 주씨 집안 자제의 일거수일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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