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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18화

위왕은 골목에 서서 눈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는 여자를 좇고 있었다. 그 여자는 소박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외모가 몹시 아름다웠다.

마침 살짝 허리를 숙여 맞은 편 아이와 얘기하고 있었는데, 온화하고 부드러운 기색이 물씬거렸다. 눈썹은 산줄기 같고 코는 오똑하며 분을 바르지 않았지만 맑고 아름다운 자태가 흘렀다.

하지만 눈빛만은 강인하고 신중해 보였다.

그 여자를 바라보는 위왕의 눈빛을 보고 주 아가씨는 저 여자가 정화 군주라는 것을 순간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주 아가씨는 항상 정화 군주가 어쩌면 아주 뛰어나게 아름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나 단아하고 순결한 사람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치 가슴에 강한 일격을 맞는 것 같았다.

고요한 물 같은 정화 군주의 자태는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띌 정도였다.

주 아가씨는 지금까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바로 해 버리고, 가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조건

쟁취하려고 노력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를 보자 이런 분위기는 절대 자신이 가질 수 없는거라 느껴 자신이 졌다는 것을 받아

들였다.

주 아가씨는 위왕과 같이 가만히 정화 군주가 걸어가는 것을 바라보았는데, 그녀는 서서히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고삐를 쥐고 있느라 말이 그 자리에서 뱅뱅 돌았다.

위왕이 주 아가씨를 보고 앞으로 다가왔고, 주 아가씨는 위에서 그를 내려다봤는데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그녀는 이 남자를 얻고 싶지만, 평생 불가능하다.

위왕이 주 아가씨에게 말했다. “강북부로 돌아가거라. 그리고 나중에 할아버지 말씀대로 네 사람을 데리고 약도성으로 가. 이제 거기는 우리 북당의 영토이다. 넌 늘 자신이 남자와 다를 게 없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했으니 어디 약도성으로 가서 모두가 보게 증명해 보던지!”

주 아가씨는 차갑고 냉정하게 위왕을 보았다. “저한테 전하 조카를 위해 황무지를 개간하게 시키시고 싶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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