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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24화

명원제는 주 재상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니 마음이 놓였다. 북당 강산을 위해 분골쇄신하며 평생을 바쳤던 그를 바라보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군신간에 수많은 말을 무언중에 대신한 것 같았다.

주 재상이 출궁한 뒤 명원제는 성지를 내려 황후와 적 귀비를 황실 동원으로 옮기게 했고, 팔 황자를 가끔 가서 만날 수 있도록 허락했지만, 곁에 데리고 키우지는 못하게 했다.

황후와 여덟째 모자를 갈라놓는 상당히 잔혹한 처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명원제가 팔 황자를 위해 직접 생각해 낸 것으로 팔 황자는 일곱째 부부를 따라야 안심하고 평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지, 황후를 따라 동원으로 갔다가는 나쁜 짓에 이용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모자를 갈라놓는 것도 아닌 게 황후가 아들을 보고 싶어하면 며칠 같이 지낼 수 있게 했다.

성지를 내리자마자 황후는 울고불고 난리를 피웠는데, 단지 궁에서 쫓겨날 뿐만 아니라 태비에도 봉해지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이틀을 그렇게 난리를 쳤다. 벽에 머리를 박고 죽겠다는 둥, 목을 매고 죽겠다는 둥.. 누가 말려도 듣지를 않아 적 귀비가 직접 명원제에게 와서 알렸지만 명원제는 상대하지 않았다.

황후의 성격을 주 재상이 아는데 명원제라고 모를 리가 있을까?

정말 자살하고 싶으면 난리를 칠 게 아니라 바로 목을 매면 그만인데 뭘 저렇게 소동을 부리겠어?

황후가 이렇게 난리치는 바람에 명원제는 동원으로 거처를 옮기게 한 것이 아주 잘한 결정이라고 확신했다.

명원제가 계속 황후를 무시하자, 황후는 결국 궁에서 제일 귀중하다고 여기던 것들을 싹 챙겨서 나갔다.

성지에 따라 적 귀비가 그녀와 함께 갔는데 오히려 싫은 기색 없이 기꺼운 마음이었다. 적 귀비는 후궁의 주인이 바뀐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은 평생 남에게 얹혀서 살아가야 하니 역시 동원으로 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제왕 부부가 황후를 배웅했고, 원용의가 황후에게 말했다. “사실 태자비 마마께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하시면 지난날의 은원은 전부 깨끗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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