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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17화

하지만 황후의 상황에서 보면 걱정할 만했다. 이제 주 재상도 물러났고 주씨 집안은 조정에서 거의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데다가 자기 아들 하나는 바보고 하나는 멍청해서 차마 기댈 수도 없었다.

법도에 따라서는 황후가 당연히 황태후가 되는 게 맞지만 문제는 태자에게는 죽은 생모 외에도 황귀비라는 어마마마가 있는 것이다. 황태후를 봉할 때 낳은 어미 하나, 자신을 길러준 어미가 또 하나 있는데 황후가 여기서 뭐가 될 수 있을까?

더불어 이전에 원한 관계를 맺었던 일도 마음속에 남아 있었기에 황후는 원용의가 입궐해 병수발을 들 때 하소연을 했다. 만약 자신이 황태후로 책봉 받지 못하면 죽느니만 못하다며 말이다.

원용의는 황후의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황후는 태자비에게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황후가 하소연을 마치자 원용의가 조심히 입을 열었다. “며느리가 함부로 나설 수는 없지만 그리 걱정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황후가 원용의의 손을 잡았는데, 눈이 빨개져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내가 전에 그들을 홀대했던 것을 잘 안다. 허나 이제 전부 과거 아니느냐. 태자비는 절도 있고 뒤끝이 없는 자라고 해서 만 번은 두렵지 않다가도 또 이내 두려워지는구나. 너는 안 그러느냐?”

원용의가 황후에게 말했다. “어마마마, 과거에 그들을 홀대하셨다는 것을 깨달으셨으니 지금 고치셔도 늦지 않았습니다.”

황후가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고친단 말이야? 내가 아랫사람에게 사과할 수는 없지 않은가.”

원용의의 얼굴엔 미소가 있었지만 말투는 쌀쌀했다. “불안하시다니 사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겁니다. 강산의 주인이 바뀌어 앞으로 이 북당 천하는 태자의 수중에 들어갑니다. 마마께서는 새 임금에게 사과하는 것이니 신분에 욕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과하시면 태자도 과거 일을 다시 들추지 않을 것입니다. 안 그러면 소인배 불효자가 될 테니까요.”

황후는 가만히 듣고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체면을 구기기는 싫었다. 또한, 엄격하게 따져보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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