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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26화

태상황이 응했다. “좋아요, 오세요. 우리 얘기 좀 합시다!”

원 교수는 전화를 끊고 아픈듯 귀 안을 만지작거렸다. 만 년 묵은 귀지도 전화 소리에 울려서 떨어져 나올 판이었다.

그리고 원 교수는 태상황이 이번에 논의하자고 한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양가 가장이 아이들의 혼사를 놓고 결정을 내리는 자리란 것을 깨달았기에 상당히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일단 원경릉은 엄마와 자신의 아들에게 전화해서 가급적 이쪽 덩치를 키우기로 했다. 무조건 오늘 결판을 내리겠다는 생각이였다.

원경주가 차를 몰고 부모님을 태웠는데, 대저택으로 가는 길에 원경릉 엄마가 물었다. “벌써 계산 다 해봤는데 우리 쪽은 많아 봤자 병원 동료들이랑 친구 일부뿐이에요. 집안 친척들에게 전화해 봤는데 딸이 결혼한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친딸도 아니고 오가다가 알게 된 수양딸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진짜 피붙이도 아닌데 크게 할 필요 없다며. 아무래도 집안에서는 별로 안 올 거 같아요.”

“지금 태상황이 그러시는데 그쪽은 올 사람이 있다는군.” 원 교수가 말했다.

원경주가 웃음을 터트리며, “북당 사람을 전부 데리고 오시려는 건 아니겠죠. 설마? 경호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뛰어내리면 금방이라도 올 수 있다고.”

“아니냐?” 원 교수가 당황하며 묻자 원경릉이 답했다.

“당연히 아니죠. 주진에게 물어보니 경호를 통한다고 해도 정확하게 오는 건 그렇게 쉽지 않다고 해요. 많은 사람들이 시공간을 잘못 들어가서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지 못해요. 제가 한번 거기 들어갔을 때는 아직 법칙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성이 분명하지 않았어요. 오락가락했다가는 정신을 잃고 소리를 지르기 쉽죠.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가는 광원의 길을 잘못 봐서 실수하게 되는 거죠. 어쨌든 그렇게 쉬운 곳이 아니에요.”

“시공간 터널로 대규모로 사람이 올 수는 없을 거야. 아니면 이 세계가 엉망이 되지 않겠어?” 원 교수가 말했다.

“누가 아니래요?” 원경주가 자기 입으로 이유를 얘기할 수는 없지만 주진이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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