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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30화

명원제는 우문호의 서신에서 주 재상과 태자비를 마중하러 가야겠다는 말을 읽고 주 재상 일행이 무탈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얼른 돌아오겠다는 말에 안심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돌아보는 것에 아쉬움이 잔뜩 남았지만 역시 어가를 경성으로 되돌렸다.

명원제는 돌아오는 길에 가리개를 젖히고 바깥 풍경을 보며 한마디 했다. 비록 판에 박힌 말이지만 명원제의 지금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었다. ‘밖에 나와 보니 세상이 넓은 줄 알겠다.’

어가로 며칠을 가 경성에 거의 다 왔을 무렵, 좀 쉬어볼까 하는 찰나에 마침 맞은편 아름다운 산꼭대기에 두 사람이 손을 꼭 잡고 가는 모습이 보였다. 뒤에 호랑이 한 마리와 늑대 한 마리가 있고 두 사람 모두 흰옷을 입은 것이 신선처럼 하늘하늘 자유롭기 그지없어 보였다.

“안풍 친왕 전하와 왕비 마마시죠?” 호비가 사람은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호랑이와 늑대는 알아봤다.

명원제가 보며 답했다. “그럴 거야!”

“두 분 매화장이 바로 이 부근입니다.” 목여 태감이 밖에서 말했다.

명원제는 매화장 경치가 아름답다는 얘기를 일찍부터 들어왔다. 마침, 지금 따스한 봄이라 꽃이 만개했을 테니 산과 들이 온통 꽃밭일 것이다. 이 얼마나 장관일까!

명원제는 마음이 동해졌다. “기왕 부근까지 왔으니, 매화장을 방문해 큰아버지, 큰어머니께 문안드리는거 어때?”

“좋아요!” 호비도 좋다고 얼른 대답했다.

명원제가 어가를 매화장 쪽으로 돌리도록 바로 분부를 내리고 사람을 시켜 먼저 매화장에 기별하도록 했다.

그리고 산꼭대기에 서 있던 부부 두 사람은 신선 같은 흰옷 안에 실은 진 흙범벅의 베옷을 입고 있었으며, 호랑이와 늑대는 지쳐서 바닥에 엎드려져 있었다.

“분명 왔을 텐데. 맞죠?” 안풍 친왕비가 어가 방향을 바라보더니 벅차오르는 기쁨을 감추며 말했다.

“왔어, 틀림없어!” 안풍 친왕의 얼굴이 풀어지며 턱을 들고 외쳤다. “매화장으로 왔어!”

“그럼, 우리도 갑시다!” 안풍 친왕비가 말했다.

“그래, 돌아가지!” 안풍 친왕이 왕비 손은 잡아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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