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247화

Penulis: 유애
오해를 알게 된 원경릉

원경릉이 손왕을 째려보며, “방금 마음 속으로 감동했는데.”

“감동할 필요 없어, 난 돈이 없거든.” 손왕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매달 용돈이 고작 은자 한 냥이라고.”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손왕이 천천히 멀어져갔다.

원경릉은 심란해 졌다. 왜 항간에 그런 소문이 돌지? 아무래도 탕양이나 서일을 찾아서 물어봐야겠다.

구사가 원경릉을 초왕부에 데려다 주자 그녀는 기상궁에게 서일을 찾아오라고 했다.

기상궁이: “서일은 이미 초왕부에 없습니다.”

“초왕부에 없다고? 왕야께서 출장을 보내셨나?” 원경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니요, 서일이 왕야의 심기를 건드려서 왕야께서 역정을 내셔서 쫓겨났지요.” 기상궁이 말했다.

원경릉이 의외라며, “서일이 어쨌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게 서일 이 사람이 또 꽤 성실하다. 비록 일처리가 미덥지 못하지만 말이다.

기상궁이 불편한 기색으로: “서일은 입이 가볍고 일처리가 야무지지 못해 어디서 그런 어이없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왕야의 방에 기생 둘을 데려다 놓는 바람에 왕야께서 역정을 내시고 두 여자와 서일을 같이 내쫓으셨지요. 다음날 서일이 초왕부로 돌아오니 왕야께서 한사코 필요 없으니 나가라고 하셨습니다.”

원경릉이 경악하며, “뭐라고?”

“불쌍하긴 좀 불쌍하지만 왕야를 모신 게 몇 년인데 아직도 왕야의 성품을 모르다니, 확실히 남겨둬서는 안돼지요. 왕야는 잠자리 시중조차 마다하시는 분인데 기방의 여인이 웬 말입니까?”

원경릉은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긁적거리며, 그러니까 우문호가……. 그날 두 여자를 직접 내쫓았다고? 그들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그럼 원경릉이 우문호를 잘못 탓한 거네?

머리속에서 화원과 마차 장면이 무한 반복 재생되면서 며칠간 억눌렀던 그리움이 미친듯이 터져버렸다.

원경릉은 비로소 자신이 정말로 아주 아주 우문호를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원경릉은 바람같이 나갔다.

“왕비마마 어디 가세요?” 기상궁이 뒤에서 큰 소리로 물었다.

“어디 좀 가게, 나 밥 안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kunci

Bab terkait

  • 명의 왕비   제 248화

    구사의 사랑과 우문호의 사랑우문호는 지금 마음이 아프다.우문호는 평소처럼: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이 나타나도 그녀는 오직 널 괴롭힐 뿐 기쁘지도 즐겁지도 않아.”“괴로워도 반드시 기쁜 일이 있을 거야.”우문호는 고개를 들어 잔을 비우며 구사와 이미 공통의 언어가 없음을 발견했다. 그들의 우정은 이것으로 끝이다.하지만 마지막으로 구사를 가리키며 충고했다: “그렇게 되지 않는게 최고야, 안 그럼 너 후회할 거다.”구사는 우문호를 잡아 끌며, “앉아서 나랑 더 마시자, 너 아무것도 몰라. 네가 주명취에 대한 게 진짜 사랑이었어? 아니, 넌 주명취가 그립고 안타까워서 어쩌지 못한 적이 없어. 하루만 안 봐도 하늘이 온통 회색처럼 느껴지는 거 말이야. 넌 그저 주명취가 초왕비로 적합하다고 생각한 거지. 됐다. 넌 그녀한테 당했으니 당연히 그녀한테 감정도 없겠지.”우문호는 구사를 밀치며, “너 정신 좀 차려봐.”말을 마치고 구사를 내버려둔 채 나간다.“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구사가 갑자기 우문호에게 무작정 소리쳤다.우문호가 돌아섰다. 이거 신선한 일이 아닌가, “누구야?”구사가 손가락을 하나 세우더니, “원경……”신발 한 짝이 정면으로 날아와 구사의 얼굴에 바로 떨어지고, 우문호는 분노한 사자처럼 달려들었다.구사는 영문도 모른 채 괜스레 한방 얻어맞고 가만히 있을 리가? 약간의 술기운을 빌어 우문호와 뒤엉켜 치고 받았다.두 사람 모두 무공을 연마했지만 시정잡배처럼 주먹다짐을 하고 결국 숨이 턱에 차도록 치고 받더니 땅바닥에 앉아 서로 한 맺힌 듯 노려본다.“너 간이 배밖으로 나왔어? 감히 내 왕비를 몰래 연모해?” 우문호는 모래를 거머쥐고 뿌렸다.구사는 화가 뻗쳐서, “너 미쳤어? 내가 언제 네 아내를 연모한다고 그랬어? 내가 좋아하는 건 원경병이라고, 네 처제.”이런, 오해였네? 우문호는 난감했다. 원경병이 어떻게 생겼더라? 기억이 안 나지만 초왕부에 온 적이 있는 건 확실하고 말투가 좀 날카로웠다.우문호는 다시 절친한 친구 말투

  • 명의 왕비   제 249화

    오해라는 것을 알게 된 두사람기라가 쫓아와서, “왕비마마께서 술시에 소월각에 오셔서 줄곧 돌계단에 앉아 두 시진이 넘게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직도 안 돌아가시고 계세요.”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가며, “왕비에게 무슨 중요한 일이 생겼느냐?”“여쭤봤지만 말씀을 안하세요. 왕야께서 오시는 걸 기다리신다고만.” 기라가 쫓아오며 말했다.우문호는 날듯이 소월각으로 들어가니 과연 원경릉이 돌계단에 앉아 있는 것이 보이고, 머리를 옆에 있는 기둥에 기댄 채 벌써 잠이 들었다.밤이슬이 찬데 무릎을 끌어 안고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게 추워 보인다.발자국 소리를 들었을까, 원경릉이 살포시 눈을 뜨고 기지개를 펴더니 기둥에 기대 천천히 일어서며 약간 불안한 자세로, “돌아왔어?”“왜 여기 있어? 무슨 일이야?” 우문호는 자신을 쌀쌀맞게 대하던 원경릉을 떠올리고 초조함과 애절한 마음을 꾹 누르고 물었다.“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서.” 원경릉의 모습이 애처롭다.우문호는 결국 참지 못하고, “들어가서 얘기하자.”우문호는 원경릉을 쓱 보더니 옆으로 걸어갔다.원경릉은 우문호를 졸졸 따라 들어가면서 연달아 두번이나 재채기를 했다.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원경릉이 갑자기 뒤에서 우문호를 꽉 껴안았다.우문호는 당황해서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원경릉은 콧소리를 섞어: “추워, 좀 안아도 돼?”우문호가 고개를 든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니 눈빛이 맑고 애처롭다.우문호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원경릉을 가슴에 끌어 안았다. 그녀의 얼굴을 가슴팍에 묻자 마치 눈처럼 차갑다. “얼굴이 왜 이렇게 됐어?” 원경릉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물었다.“구사랑 싸웠어.” 우문호가 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전히 원경릉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밤늦게 여길 달려와 두 시진이나 기다리지를 않나, 며칠전엔 우문호를 그렇게 매정하게 대하고 그토록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말이다.원경릉은 ‘어’하더니 왜냐고 묻지 않고 우문호를 풀어주며: “상처 치료해 줄게. 피나.”우문

  • 명의 왕비   제 250화

    원경릉과 우문호의 밤원경릉은 딴 데를 쳐다보며, “신경 쓰였단 말이야, 다른 여자랑 같이 있었는 줄 알고.”우문호의 눈에 불꽃이 튀며, “왜 신경이 쓰여? 나한테 이혼해 달라고 하지 않았어?”원경릉이 한동안 생각하고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차마 나오지 않아, 풀이 죽은 채로 일어나서, “됐어, 나 갈께. 왕야 잘 자.”원경릉이 나가려고 할 때 우문호가 한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가지마!” 우문호는 일어나 그녀를 가슴에 안고 입술을 부딪히며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그것, 깊은 입맞춤을 했다.기라는 황급히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아무도 왕야와 왕비를 방해하지 못하게 했다.이 입맞춤에 며칠간 가슴을 짓누르던 그리움이 모두 터져 나왔다.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안겨 침대로 갔다.원경릉은 그제서야 화들짝 고개를 들어 우문호의 그윽하면서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눈빛과 마주쳤다.“괜찮겠어?”원경릉은 순간 숨이 멎는듯 해서 눈을 피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응!”얼마나 지났을까, 사방이 고요하다.악상자에 긴급 피임약이 생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원경릉은 두 손을 우문호의 가슴에 올리고 문득 이 문제를 생각했다.“졸려?” 우문호는 원경릉의 귓가에 속삭였다.“아니!” 원경릉 대답하며 왠지 그를 볼 수가 없다.원경릉은 그렇게 떼를 쓰는 타입은 아니지만 이럴 땐 너무 늠름해서는 안된다.우문호의 입술이 아래로 내려가며, “나도 안 졸려.”며칠 간 원경릉은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오늘밤도 잠자긴 글러버린 것 같다.우문호의 몸에 있던 술냄새가 모두 사라지고 하늘이 서서히 뿌옇게 밝아오며 빛줄기가 쏟아져 들어온다.날이 밝아 왔다.“오늘은 여섯째한테 가지 말고 좀 자도록 해.” 우문호가 원경릉을 안고 말했다.“안 갈 수 없는 걸. 오늘 주사 놔야 해.” 원경릉은 눈도 잘 떠지지 않는다.“그럼 내가 데려다 줄게, 주사 놓고 나면 좀 자.”“안 데려다 줘도 돼, 계속 자. 구사가 데려다 줄 거야.” 원경릉이 고개를 들어 우문호의 눈을 봤다. 어젯밤을

  • 명의 왕비   제 251화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은 두 사람“난 진짜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꿈같아.” 원경릉이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돌돌 말며, 사실 하나도 진짜 같지 않다고.“그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우문호가 중얼거렸다.꿈만 같다 뿐이겠는가? 거의 인생 전체가 송두리째 바뀐 것과 마찬가지다. 우문호의 손이 원경릉의 배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며, “너 전에 아바마마한테 그랬었지, 일년 안에 손자를 낳아서 안겨드리겠다고.”그건 대충 지어낸 말이었다.“자식은 하늘이 주시는 거라, 가지고 싶다고 가지는 게 아니야.” 원경릉은 이렇게 말하며 사후 피임약을 꼭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약 상자에 있어야 할 텐데.“그래, 가지고 싶다고 가지는 건 아니지.” 우문호가 말했다. 자식을 원하는 걸까? 물론 원한다.다름 아닌 이 꿈이 계속 되길 위해서 말이다.결국 두 사람은 일어나기 싫어서 뭉그적거리는 바람에 기상궁과 녹주가 이리로 와서 시중을 들고 둘 다 말은 안 했지만 특히 녹주는 호기심이 가득해서 침대를 흘깃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엉망진창이지 생각했다.그러다 바로 기상궁에서 머리를 한대 쥐어 박히고, “어서 가서 아침상 안들이고 뭐해?”녹주는 ‘에’하더니 바로 나갔다.아침을 먹으며 원경릉이 우문호를 흘끔 보고: “서일 있잖아……”“기라!” 우문호가 고개를 들고, “탕양에게 서일 다시 돌아 오랬다고 전해라.” “예!” 기라가 감동한 눈빛으로 원경릉을 바라봤다. 서일이 비록 좀 모자란 녀석이지만 서일이 있을 때가 역시 유쾌하고 활기찼다.우문호는 손에 들고 있던 계화꽃떡을 원경릉에 입에 밀어 넣으며, “먹어.”“배불러.” 원경릉은 아침을 별로 먹지 않는데다 어젯밤 수면까지 부족해서 식욕이 전혀 없다.“좀더 먹어, 너무 말랐어.” 우문호는 원경릉의 볼을 꾹 누르더니, “이 얼굴로 사람 만날 수 있겠어.” 원경릉이 우문호를 째려보며, “남 얘기할 형편이 아닐 텐데?”전에는 고양이가 할퀸 상태였지만 지금은 엉망진창이다.우문호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만약

  • 명의 왕비   제 252화

    회왕의 호전오늘은 우문호와 구사가 같이 원경릉을 회왕부까지 데려다 주었다.두사람이 찰싹 붙어 있는 모습에 구사가 눈을 흘겼다.“보아하니 오늘 밤엔 내가 모시러 오지 않아도 되겠네?” 구사가 심드렁하게 말했다.“맞아, 오늘은 내가 데리러 올 거야. 넌 네 일 봐라.” 우문호가 말했다.구사는 한가했지만 오늘 얼굴로는 사람을 만나긴 글렀으니 조용히 숨어 지내는 수밖에.두 사람이 같이 마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면서 우문호는 시시콜콜 잔소리를 한다. “오늘 꼭 좀 쉬어. 회왕부에는 사랑채가 많으니까 하나 내 달라고 해서 적어도 한 시진 이상 두 시진정도는 자야 돼, 알았지?”“알았어. 걸으면서 내내 잔소리 잔소리.” 원경릉이 하는 수 없다는 듯 우문호를 쳐다봤다.“좋아, 잔소리 그만 할게, 대신 잊지마.” 우문호는 씩 웃었다. 사실 좀 잔소리긴 했다.회왕은 초왕 부부가 같이 오는 것을 보는 게 실로 오랜만이었다. 며칠동안 같이 집에 있는 것도 본 적이 없다.마지막으로 본 게 둘이 싸우는 모습으로 그 뒤로 원경릉이 한동안 돌부처 같이 꼭 할말 아니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우문호는 오늘 고분고분 원경릉에게 마스크를 가져왔는지 묻자, 원경릉이 건네 주며, “며칠 지나면 할 필요 없어요, 보름 전후로 전염성이 떨어져서 거의 문제가 안 되거든요.”우문호가 기뻐하며, “그러니까 여섯째 병이 나았다는 뜻이야?”“여전히 계속 치료해야 해요. 적어도 6개월은 약을 끊어서는 안돼요.” 원경릉은 예전처럼 청진기를 꺼내 회왕을 진찰했다.“6개월 후에 죽는다고 해도 남는 장사네요.” 회왕이 알아서 옷을 걷어 올렸다. 하도 하다 보니 습관이 되어 자동적으로 다음 행동이 나온다.“말도 안되는 소리.” 우문호가 혼을 냈다.노비가 웃으며 들어와, “맞아, 입을 틀어막던가 해야지, 종일 헛소리나 지껄이는구나.”우문호가 얼른 일어나, “노비마마를 뵙습니다.”노비는 웃음 띤 얼굴로 흐뭇해 하며 우문호에게, “넌 이렇게 바쁜데 동생을 보러 와줬구나, 정말 고맙다.”“가

  • 명의 왕비   제 253화

    차도가 생긴 회왕, 기왕비가 회왕에게 한 말처음 원경릉이 여섯째에게 주사를 놓는 것을 봤을 때, 그게 무슨 독약인가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지금에서야 그것이 생명을 구하는 양약임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물론 노비도 은혜로 사리분별이 흐려지진 않아, 원경릉과 초왕에 대해 경계심을 품고 있다.“기왕비가 요즘 통 안 오는구나.” 노비가 문득 말했다.원경릉은 고개도 들지 않고: “전 하나도 안 그립네요.”“듣자 하니 아프다 던데.” 노비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파요?” 원경릉이, “무슨 병이에요?”노비는 고개를 흔들며, “그건 모르겠구나. 원래 어제 황후에게 문안인사를 가기로 했는데 기왕비는 못 갔다며, 진비 말로는 아파서 입궁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어제는 15일로 법도에 따라 왕비들은 황후에게 문안 인사를 드려야 한다.원경릉은 회왕의 병을 치료하고 있어 황제 폐하께서 면해 주셨다.기왕비에 대해 언급하자 모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특히 노비는 욕이 나왔다.회왕이 얼굴을 찌푸리며, “어마마마, 됐습니다. 그만 하세요. 벽에도 귀가 있다지 않습니까.”회왕은 참는 게 습관이 된 사람으로, 최대한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했다.“됐다고?” 노비는 콧방귀를 뀌며 회왕에게: “아직 에미에게 사실대로 말을 안 하는데, 기왕비가 도대체 네 앞에서는 뭐라고 했니?”“다 지난 일이니 다시 언급하지 마세요. 저도 이제 정신이 멀쩡합니다.” 회왕은 약이 서서히 자신의 몸에 들어오자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사람이 오래 병석에 있으면 확실이 정신이 멍해지기 쉽다.다행히 다섯쨰 형수는 회왕이 멍하다고 포기하지 않았다.원경릉은 바늘을 빼고 회왕에게: “사실 저도 알고 싶어요, 기왕비가 도대체 뭐라던가요?”원경릉은 기왕비의 말하는 수법을 알고 싶었다. 기왕비 이 여자는 파악이 쉽지 않다.어쩔 때는 경박하게 느껴지고, 어쩔 때는 후안무치 하게 느껴지는가 하면, 또 어쩔 때는 친절하고, 어쩔 때는 염치도 없다.원경릉까지 이렇게 얘기하니 회왕은 어쩔

  • 명의 왕비   제 254화

    회왕의 식중독원경릉이 나가서 노비와 몇 마디 말을 주고 받았다.“지금 눈으로 보기에 왕야의 병세가 호전되었기에 특히 드시는 음식에 주의를 기울어야 합니다. 절대로 누군가 수작을 부리게 해서는 안됩니다.”“누군가 회왕에게 손을 쓸 것 같은가?” 노비가 물었다.원경릉이 생각해 보더니, “단언하기 어려우나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원경릉은 오늘 기왕비가 어제부터 아프다는 얘기를 노비에게 듣고 마음속으로 왠지 불안감이 싹텄다.기왕부부가 황위에 대한 야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사람은 다 안다.그들은 지금 우문호가 경조부 부윤의 위치에 있는 관계로 원경릉이 이번에도 회왕을 낫게 해서 공을 세울 까봐 지켜보고 있다.그래서 기왕부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회왕과 맞서고 회왕이 독에 당해서 죽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면 원경릉의 약에 독이 들었다고 지목해서 원경릉이란 주치의를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노비는 지금 원경릉을 매우 신뢰하고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있으므로, 사람을 시켜 반드시 회왕의 식사를 각별히 예의주시하도록 했다.하지만 오후에 회왕은 아무 이유 없이 복통, 구토와 두통을 일으켰다. 이는 식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이다.다행히 약상자가 협력해서 생리식염수로 위 세척 후 회왕은 문제가 해결되었으나 이번에 고생하며 회왕은 정말 죽다가 살아난 거나 다름 없었다.노비는 격노해서 사람을 시켜 철저하게 조사했다.하지만 회왕의 음식은 모두 노비 신변의 사람의 손을 거치고 이들은 노비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회왕부 가신이 말하길: “음식재료에 독을 탔을 가능성이 있고, 재료는 매일 일정하게 밖에서 사오기 때문에 만약 누군가 지켜보고 있었다면 손을 썼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노비는 오늘 들여온 음식재료를 검사하니 음식 재료는 문제가 없고 대신 살코기 한 덩이가 맛이 변해 있었다.요즘 날씨가 춥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더운 날씨는 아니라, 이렇게 빨리 맛이 변할 리가 없다.역시 누군가 수작을 부렸다.그러나

  • 명의 왕비   제 255화

    회왕의 찬합과 함께 귀가하는 밤길사실 기왕의 속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황제일 텐데 왜 황제는 나서서 저지하지 않을까?만약 황제가 관여할 경우, 기왕이 이렇게 방자하게 굴지는 못할 것이 틀림없다.설마 황제의 의중이 정말 기왕에게 쏠린 것일까?그렇다면 다른 친왕들은 어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까?원경릉은 자기도 모르게 걱정에 쌓였다.황제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구나.원경릉이: “둘째 아주버님, 아바마마께서는 마음에 정해두신 바가 있으시겠지요?손왕은 어쩌다가 뜻밖의 견해를 내놓았는데 들어도 무방하다.손왕은 고개를 저으며, “모르지, 아바마마의 심중을 누가 헤아릴 수가 있겠어? 하지만 나에 대해서라면 아바마마께 혼나지만 않아도 천지신명에게 감사할 일이지.”하긴 그렇다. 황실 집안에서 뚱뚱한 먹보 역의 손왕은 분명 한심한 존재다.손왕은 장조림 한 덩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는데 그게 딱 마지막 남은 거다. 원경릉은 조금만 먹었고, 나머지는 전부 손왕이 싹 비웠다.“드세요, 전 다 먹었어요.” 원경릉은 손왕이 더 먹고 싶어하는 걸 알고 말했다.손왕은 눈을 부릅뜨더니 천천히 젓가락을 내려놓고, “그만 먹을래, 살 빼야지.”“정말 그만 드세요?” 원경릉이 웃으며 물었다.손왕은 다시 한번 쳐다보고 여전히 느릿느릿 고개를 흔들며, “정말 안 먹어, 나도 한번 한다면 해.”손왕은 즉시 사람을 시켜 내가게 했는데, 다시 보면 못 참고 먹을 것 같기 때문이다.손왕은 자신의 식욕을 제어하고자 했다. 사람이 자신의 식욕을 제어할 수 있으면 모든 것을 장악할 수 있다.밥을 먹고 원경릉은 마당에서 잠시 노닥거려도 여전히 우문호가 마중을 오지 않았다.구사도 오지 않았는데 구사는 오늘 오지 않는다고 아침에 얘기했다.거의 해시(밤 9시~11시)까지 기다리자 서일이 당도했다. 서일은 원경릉을 보고 자신이 왕야를 곁에서 다시 모실 수 있도록 사정해 준 것에 천만번 감사하며 큰 절이라도 올릴 자세다.원경릉은 서일의 말을 끊고, “왕야는?”“왕야께서는 바로 오시기 힘

Bab terbaru

  • 명의 왕비   제3377화

    잔뜩 긴장한 채로 앞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던 주 지부는 우렁찬 상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그는 이내 팔을 뻗어 망루의 기둥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말에서 빠르게 날아올라,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갔다. 상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 지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를 안고 빙 돌아서 바닥에 착지했다.주 지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를 구해준 사람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품위 있는 모습의 젊고 잘생긴 사내였다. 주 지부는 그를 황제의 호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대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때 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서일이 먼저 말에서 내려, 다급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으십니까?”우문호도 매우 놀란 듯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주 지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들이쉬었다.“괜찮다.”그러고는 주 지부를 보며 물었다.“자네는 누구요?”주 지부는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누가 황제인지 추측했다.황제는 올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로 알려져 있었기에 위엄이 넘쳐 보일 것이었다. 그는 일행 중, 냉 수보와 홍엽을 만난 적 있었기에, 거친 모습을 한 이 인물은 아마도 호위로 추측된다. “묻지 않았소? 자네는 누구요? 어찌 죽으려고 하는 것이오?”서일은 그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주 지부는 울 지경이었다. 냉 수보가 그를 보고 있으니, 예를 올려야 하지만, 황제도 자리에 있으니, 바로 냉 수보에게 예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그는 황제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그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

  • 명의 왕비   제3376화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