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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한편, 서강빈은 이미 취조실에 끌려가 의자에 묶였고 두 명의 남자가 들어와 문을 잠갔다. 그들은 서강빈의 맞은편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자백하는 내용이 적힌 문서를 던져주고는 차갑게 말했다.

“사인해.”

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고 문서에 쓰인 내용을 보았다.

‘강간?’

서강빈은 낯빛이 변하여 퉁명하게 말했다.

“나는 이 문서에 사인 안 해.”

“사인 안 한다고?”

그중 한 명이 차갑게 웃으며 몸을 일으켰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서강빈의 앞으로 다가가 냉랭하게 말했다.

“야 이 자식아, 여기가 어딘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말이야. 그 몸뚱어리가 고통받고 싶지 않다면 얼른 순순히 사인해!”

“왜, 고문이라도 해서 사인하게 하려고?”

침착한 표정으로 웃으며 묻는 서강빈을 보면서 그 남자는 표정이 굳어져서는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놈이,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서강빈은 고개를 저었다.

“몰라.”

“그럼 내가 직접 얘기해줄게. 나는 여기서 심문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고 송태성이라고 해. 사람들은 나를 염라판관이라고 불러.”

거만하고 득의양양한 태도로 말하는 남자는 서강빈을 비웃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여기로 들어온 사람들은 말이야, 그게 누구든 내가 주는 죄명을 받게 되어 있어! 감히 사인을 안 해? 네가 먼저 사인을 하겠다고 빌도록 할수 있는 방법이 나한테는 많아.”

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염라판관?’

서강빈은 어딘가 살짝 귀에 익은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은 봐주는 법이란 없는 극악무도한 악인이었고 이 사람의 손에 들어온 사람은 좋은 결말을 맞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서강빈은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울 게 없었다. 아무리 험한 사람이라고 해도 아무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 뭐 어쩔 거야? 내가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왜 사인을 해서 죄를 인정하라고 하는 거야? 당신들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면서 함부로 법을 어겨도 된다는 거야?”

덤덤한 태도로 냉랭하게 묻는 서강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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