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인이 경기장에 들어서고 보니 진기준은 이미 VIP 구역에 앉아 있었다.송해인이 냉담한 표정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진기준은 얼른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해인아, 무슨 일인 거야, 왜 얼굴색이 이렇게 안 좋아? 누가 괴롭혔어?”“아무것도 아니야.”송해인이 싸늘하게 대답했다.뒤에 있던 양미란은 진기준을 보고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기준 씨도 왔네.”“아주머니.”진기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송해인한테 말했다.“해인아, 내가 다 준비해 놓았어.”“준비? 무슨 준비?”송해인은 눈썹을 찡그리며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진기준은 양복 옷차림새를 정리하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내가 이미 조연 감독님께 인사를 했어. 오늘 밤 아마도 너희 회사 박여름 씨에게 클로즈업을 엄청나게 줄 거니 관중들 앞에서 자신을 한껏 드러낼 수 있을 거야.”“그리고 메인카메라가 너한테 올 것이니 그때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 흔들며 인사만 하면 돼.”진기준은 자기 할말을 다하고 송해인이 자신을 칭찬하길 기다렸다.송해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는 약간 불쾌했으나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진 대표, 고마워.”“아니야, 아니야.”진기준은 웃으면서 말했다.이때 이세영은 아부를 떨듯 말했다.“대표님, 보세요. 진 대표님께서 대표님께 얼마나 잘해주시는지요. 만약에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런 대우는 절대로 없었을 거예요.”“그래그래 맞아. 해인아, 기준 씨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좀 더 서두르지 않을래? 기준 씨를 놓치면 너 엄청나게 후회할 거야.”양미란도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진기준과 송해인을 엮어 주고 싶어 하는 뜻이었다.“엄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송해인은 양미란을 째려보며 말했다.양미란은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내가 헛소리를 해? 아니, 너 설마 아직도 서강빈 그 자식 생각하고 있어?”“아까 그 자식이 너를 대한 태도를 봐봐, 너 아직도 모르겠어? ”“그 자식은 이미 권씨 가문 그 여자한테 빌붙어 버렸으니 그 자식 안
“그러니까요, 송 대표님, 앞으로 우리 이런 사람들과는 멀리 해요.”이세영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서강빈을 째려보면서 맞장구를 쳤다.송해인도 눈살을 찌푸리며 다가오는 서강빈을 보았다.서강빈이 방금 일에 대해 사과할 줄 알았는데 그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곧장 송해인 앞으로 지나쳐 무대 뒤로 들어갔다.“흥! 나쁜 자식!”송해인은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찬 채 속으로 욕했다.도정윤도 이때다 싶어 말을 꺼냈다.“너도 봤잖아, 그의 안중에는 너라곤 하나도 없어.”송해인은 도정윤의 말뜻을 알아차리고 안색이 점점 나빠져서 일어나며 말했다.“화장실에 좀 다녀올게.”...휴게실 안.권효정은 약간 긴장한 듯 물었다.“강빈 씨, 어느 정도 자신이 있으세요? 첫 번째로 무대에 서니까요, 아니면 제가 대회 측에 말해놓을게요, 강빈씨는 멘토님이 준 처방으로 제조하세요.”“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 수 있어요.”서강빈은 담담하게 말하며 자신의 옆에 있는 빨간 비닐봉지를 바라보았다.지난번에 빈티지 시장에 가서 특별히 구해 왔던 약탕기였다.권효정은 서강빈이 설득이 안 되자 입을 삐죽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앉아 있던 서강빈은 일어 서며 말했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권효정이 알았다고 하자 서강빈은 선수 개인 대기실에서 나와 화장실로 향하다가 입구에서 마침 송해인을 마주쳤다.송해인도 서강빈임을 알아보았다.그러나 두 사람은 마치 낯선 사람처럼 아무런 인사도 눈도 마주치지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갔다.다만 두 걸음 정도 걸은 후에 송해인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소리를 질렀다.“서강빈, 넌 정말 고개 숙여 엄마와 동생한테 사과조차 할 수 없는 거야?”서강빈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가벼운 숨을 내쉬며 차갑게 말했다.“내 잘못도 아닌데, 왜 내가 사과해야 해?”“그냥 나보고 사과하라는 것보다 차라리 네 엄마랑 동생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들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낫겠어.”서강빈한테서 이런 말을 들은 송해인은
송해인도 인차 고개를 돌리고 돌아서 자리를 떠났다.이어 그녀는 이세영과 함께 박여름의 대기실로 찾아왔다.“준비는 잘 되고 있어요?”송해인이 묻자 박여름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 있게 대답했다.“문제없을 거예요.”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기실에 있는 티비 화면에 눈길을 돌렸다. 티비에서는 대회에 초대된 멘토와 게스트들의 소개 영상이 나왔다.대회 현장.4명의 멘토와 4명의 게스트가 각자 자기 자리에 앉았다.대회 전 비밀 유지로 인해 4명의 멘토와 4명의 게스트의 정체는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다.하기에 이들이 등장하자 현장과 라이브 방송의 관중들은 엄청나게 들썩였다.4명의 멘토는 송주한의학협회 교수급 인물인 이청산 어르신, 송문학 교수, 황건해 교수, 그리고 성회한의학협회의 명예회장인 조문빈 회장이었다.대회 룰도 엄청 간단했다.달인 쇼랑 비슷하게 멘토들에게 합격 버튼을 줬고 참가자들은 두 개 이상의 합격 버튼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멘토는 참가자들한테 점수를 매기고 최종적으로 점수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었다.그리고 멘토들에게 골든 버튼이 있는데 골든 버튼은 멘토들이 큰 판단 착오가 있으면 사용할 수 있으며, 이 버튼을 누르면 참가자는 바로 합격할 수 있다. 하지만 누를 기회는 딱 한 번뿐이었다.사회자의 소개와 대형 스크린을 통해 현장에 있는 만 명의 관중들과 라이브 방송 과정을 보고 있는 십몇만의 관중들은 대회의 룰을 알게 되었다.관중 중에 4명의 멘토를 아는 많은 사람들도 모두 흥분했다.“오 마이 갓! 제작진이 진짜 대박이야. 이 4명의 거물급 인물을 섭외했다니, 오늘 밤 대회 진짜 기대돼!”“그러니깐 말이야, 저 이청산 어르신은 우리 송주에서 이름난 한의학계 신이야!”“그리고 저 조문빈 회장 말인데, 쓴 책도 많고 한의학계의 상도 많이 받은 사람이야!”“재밌어 재밌어! 이 프로그램 진짜 많이 기대돼!”많은 사람의 환호 속에서 4명의 특별 게스트 심사위원들도 등장했다. 현장 분위기는 절정에 도달했다.왜냐하면 이 4명의
인기를 얻은 후 허도윤의 재미있고 웃긴 성격으로 인해 그는 수천만 명의 팬들이 생겼다. 지금 그의 콘서트 티켓 한 장 가격은 무려 200만 원 이상까지 치솟아 올랐다!4명의 특급 멘토, 4명의 인기 스타. 이 프로그램의 열기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단숨에 연관 검색어 3위에 올랐다.라이브 방송을 보는 관중들도 십몇만 명으로부터 순간에 백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천만 명을 향해 늘어가고 있다!“와!!! 허도윤! 허도윤!”“세상에! 그냥 재미없는 프로그램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특별한 멘토와 인기 대스타들이 출연할 줄이야! 진짜 대박이야, 돈을 도대체 얼마나 쓴 거야!”“내 말이 그 말이야, 내가 듣기엔 양정현 한 사람 출연료만 10억 이상이래!”“헐! 이 멘토들에 이 게스트들, 모두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분들이잖아. 오늘, 이 프로그램 진짜 대박 날 것 같아!”“이번 대회 참가자들 진짜 너무 행복하겠다! 우리 롤모델한테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니...”순간 현장 내가 떠들썩했다.라이브 방송 안의 댓글들은 너무 많은 나머지 방송 내용이 잘 안 보일 정도였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제작진과 스태프들은 긴장하게 준비하고 있었다.대회 시작까지 아직 십몇분 남았다.무대 뒤에서 대회 참가자들도 대기실에서 대형 스크린을 주시하면서 각자 자신을 응원하고 있었다.송해인과 이세영도 다시 VIP 관람 구역으로 돌아와서 조용히 앉아서 대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제작진의 메인 감독, 장 감독, 그도 마지막 사항을 확인한 뒤 4명의 멘토에게 다가가서 물었다.“멘토님들, 준비되셨어요? 준비가 다 되셨다면, 제 쪽에서 시작하겠어요. 첫 번째 참가자와 확인했는데 언제든지 무대에 오를 수 있답니다.”조문빈은 다른 세 명의 멘토를 둘러보고 의견을 물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우리는 문제 없어요. 언제든지 올라오라 하세요.”“좋습니다.”이청산이 말했다.이에 송문학도 말했다.“시작합시다.”장 감독은 4인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4명의 게스트
장이준 감독은 무대 아래, 카메라 뒤에 앉아서 현장을 관리하고 있었다.옆에 있는 특수한 VIP 관중석에는 방동진 등 구역 지도자들이 여럿 앉아있었다.송주시에서는 이번 대회와 프로그램을 아주 중요시했다.이건 송주를 홍보할 좋은 기회이자 한의학의 위신을 세울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송주를 미래 한의학 산업 단지로 만들 좋은 기회였다.그래서 방동진은 의약청 청장으로서 부담이 컸다.“황 비서님, 이제 곧 등장할 첫 번째 선수는 서강빈 씨입니다. 의술이 아주 대단하죠. 그에게 딱 한 번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몇 년간 앓아온 제 병을 고쳤습니다.”“게다가 서강빈 씨는 권씨 가문 어르신의 고질병과 우남기 어르신의 고질병을 고쳤어요. 의술이야 말할 것도 없죠.”“예전에 가끔 심장이 쥐어짜이듯 아프다고 하셨죠? 잠시 뒤에 서강빈 씨가 무대 위로 올라오면 제가 한 번 얘기 드려서 진료받으시죠.”방동진은 잘 보이려는 듯이 웃는 얼굴로 검은색 옷을 입은 황선후를 바라보며 말했다.황선후는 송주 최고의 비서였다.그는 권력이 컸고 지위도 높았다.게다가 이번 프로그램은 송주에서 지원하는 자금이 필요했다.황선후는 평온한 얼굴로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방 청장님, 이 한의학 대회는 좋아요. 출연하는 멘토들도 한의학계에서 유명한 교수님들이네요. 그런데 네 명의 톱스타를 섭외하다니,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았나요?”방동진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황 비서님, 황 비서님은 모르시겠지만 이렇게 해야 시청률이 올라갑니다. 그래야 저희 송주가 유명해지고 더 많은 사람에게 우리 송주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그리고 이번 대회를 주최하면서 쓴 비용 중 권씨 가문에서 90% 정도를 부담해 주셔서 나머지 10%만 송주에서 부담하면 됩니다.”황선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물었다.“권효정 씨는 어디 있죠?”“저기 있는데 제가 불러올까요?”방동진이 웃으며 묻자 황선후는 서둘러 손사래를 치며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아이고, 방 청장님. 권씨 가문에서 이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서민준은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젓는 것으로 자신의 태도를 명확히 했다.그리고 그 광경이 방송에 나갔다.순간 인터넷 여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하하하, 강수현 씨 정말 독설가네. 더 말해줬으면 좋겠어.”“확실히 평범해 보이긴 하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시골 농부가 무대에 오른 줄로 알겠어.”“설마 화제를 모으기 위해 엑스트라에게 돈 좀 쥐어주고 무대에 서라고 한 건 아니겠죠?”“이게 한의학 대회라고요? 그냥 웃기러 나온 사람 같은데요. 저런 사람도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면 우리 옆집 수의사 선생님도 방송에 나가서 실력 발휘할 수 있겠네요?”장내.뒤이어 진행자가 이번 대회의 종목과 절차를 방청객들과 시청자들에게 설명해 줬다.약을 만드는 것!멘토들이 제공한 처방에 따라 약을 만들어 네 명의 멘토들이 평가를 하고 채점하는 방식이었다.아주 간단한 규칙이었다.“시작하죠.”무대 아래 네 명의 멘토들은 서강빈이 낯설지 않았다.이청산이 덤덤히 말하며 서강빈에게 시작하라고 눈치를 줬다.뒤이어 스태프가 제작진들이 준비한 약탕기, 처방과 약재를 가지고 올라왔다.그러나 서강비은 그것을 힐끗 보더니 멘토들과 제작진들에게 말했다.“죄송하지만 전 제 약탕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처방도 제 걸 쓸 겁니다.”그 말에 장내가 떠들썩해졌다.네 명의 멘토와 제작진들은 표정이 이상해졌다. 그들은 꽤 놀란 듯했다.그러나 그중에서도 이청산과 장 감독은 표정이 그나마 나았다.그들은 서강빈이 본인의 처방을 쓸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약탕기까지 챙겨왔을 줄은 몰랐다.이게 뭐란 말인가?특별 게스트석에 앉은 네 명의 톱스타는 당황한 건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진짜요? 약탕기도 알아서 챙겨오고 처방도 본인 걸 쓸 거라고요? 저 사람 미친 거 아니에요?”양정현은 놀란 표정으로 외쳤다.강수현은 냉소했다.“흥, 제가 보기엔 사람들 이목을 끌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아요. 제작진을 존중하지 않는 거죠.”장내의 방청객들은 놀라워하면서 수군덕댔고, 라이브를 시
처음으로 등을 끄다니, 장내가 떠들썩해졌다.제작진, 방청객,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까지 전부 깜짝 놀랐다.“세상에, 등을 껐다고? 너무 빠른 거 아닌가?”“하하하, 본전도 못 찾았네. 주목을 받으려다가 오히려 멘토를 화나게 할 줄은 생각지 못했겠지.”“이거 코미디 프로그램이야? 정말 너무 웃기네. 저렇게 무대에 오르다니, 탈락하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 같은데?”라이브 방송 시청자들이 의논하고 있을 때 VIP석의 송해인은 무대 위 봉투를 들고 있는 서강빈을 보더니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창피함을 느꼈다.“해인아, 저거 봐봐. 서강빈 저놈 정말 전혀 창피한 줄 모르네. 저놈이랑 이혼해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너까지 비웃음을 살 뻔했잖아.”양미란은 경멸에 찬 얼굴로 서강빈을 욕했다.이세영도 그녀를 따라서 비아냥댔다.“정말 우습네요. 저런 꼴로 순위에 들려고 하다뇨.”“송 대표님, 오늘 대회의 1등은 틀림없이 박여름 씨가 될 거예요.”송해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무대 위 서강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안색이 점점 차가워졌다.‘서강빈, 나한테 증명하고 싶다던 게 겨우 이거였어? 이게 네 저력이고 실력이야? 이게 네 방식이야? 우습고 유치해! 이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봤자 뭘 증명할 수 있는데?’이때 무대 위 서강빈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봉투 안에서 자신이 얼마 전 샀던 약탕기를 꺼냈다.제작진의 확인을 끝낸 뒤 정식으로 시작되었다.곧이어 서강빈은 멘토가 준 처방을 힐끗 보더니 미간을 살짝 구겼다.“왜 그러죠? 이해하지 못한 건가요? 아니면 할 줄 모르는 건가요?”송문학 교수가 비아냥대며 냉소했다.“모르겠으면 지금 당장 내려가세요. 다른 참가자들에게 영향 주지 말고요!”조문빈도 어두워진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오로지 이청산만이 아무 말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서강빈을 바라볼 뿐이었다.이번에 멘토들이 준 처방은 꽤 난도가 있었다.평범한 의사라면 만들 수 없었다.지금 서강빈이 그들의 처방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처방
누리꾼들이 욕하고 있을 때 서강빈은 자신의 약탕기를 들고 약을 제조하는 구역으로 왔다.그는 우선 현장에 있는 약재들을 둘러본 뒤 자신이 생각해 둔 처방으로 약재를 고르기 시작했다.별 생각 없어 보이는 움직임이었다.마지막에 서강빈은 자신이 선택한 약재로 약을 만들기 시작했다.이때 인내심이 닳은 송문학이 버튼을 눌렀다.장내가 또 한 번 떠들썩해졌다.등 하나가 또 꺼졌다.만약 하나가 더 꺼진다면 서강빈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자격을 잃게 된다.이때 VIP석의 진기준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해인아, 봤지? 등이 또 하나 꺼졌어.”“이런 대회에서 저런 장난질이나 하고 말이야. 저런 사람 곁에 남아있으면 너도 웃음거리가 됐을지 몰라.”양미란도 말을 보탰다.“그래, 기준이 말이 맞아. 해인아, 엄마 말 들어. 앞으로 저 별 볼 일 없는 서강빈이랑은 연락하지 마. 정말 창피해 죽겠네.”“됐어요, 엄마. 그만 얘기하세요.”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 그녀는 무대 위 태연자약한 표정의 서강빈을 바라봤다.등이 두 개나 꺼졌는데도 그는 개의치 않아 했다.“해인아, 네 전 남편 저 정도 실력이면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겠는걸?”도정윤이 덤덤히 말했다.그녀는 송해인을 도와주고, 서강빈을 상대하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러나 지금 보니 그녀가 나설 필요도 없을 듯했다.이때 진기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옆으로 걸어가서 휴대전화를 꺼내 조감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시작해도 돼요.”진기준이 자리로 돌아온 뒤, 서강빈이 약을 만들고 있을 때 카메라는 멘토석, 심사위원석, 방청석, 그리고 마지막으로 VIP석까지 쭉 담은 뒤 송해인의 얼굴을 담았다.무대 위 진행자는 명령이라도 받은 사람처럼 웃으며 소개했다.“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분은 송주 현지 비오 그룹의 대표 송해인 대표님입니다. 이분은 저희 현지 비즈니스계의 꽃이라고 할 수 있죠. 송해인 대표님께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겠습니다.”송해인은 당황했다. 그녀는 카메라가 자신을 잡을 줄은 몰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