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연심부와 생사를 걸고 계속 싸워서 요행으로 전멸시킨다 하더라도, 정진이 이기기만 하면 여전히 그들을 완전히 말살할 수 있다.그래서 강자들의 싸움이 끝나기 전에는 그들은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었다.일시에 사람들이 흩어져서 각자 급속히 철수했다.온 도시의 백성들은 잇달아 짐을 싼 뒤 가족을 이끌고 떠났다.그들은 일찍부터 몹시 놀란 상태였다.하늘과 땅이 모두 무너질 것 같은 데다가, 관전할 자격도 없는데 어찌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네 시간 뒤에는 도시 전체의 사람들이 깨끗하게 흩어졌다.그러나 이미 그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여파에 휩쓸려 참변을 당했다. 사방이 피투성이고 시체가 들판에 널려 있었다.성내의 많은 건물들은 마치 핵폭탄을 맞은 것처럼 파괴되어 폐허로 변했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간담이 서늘하고 머리카락이 곤두서게 만들었다.실력이 낮은 무자와 일반 백성들은 이미 멀리 도망쳤다.오직 진아경 경지에 도달한 강자들만 관전하면서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들도 혼비백산해서 창백해진 안색으로 보고 있었다.주제경과 진아경은 한 등급 차이지만, 쌍방의 전투력은 범무경 경지의 초보와 진아경 강자의 차이보다 더 컸다.필경 이 세계를 구축하는 규칙과 관련되기에, 무자 자신이 수련하는 기운과 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전투는 이미 성국 전체의 눈길을 끌었다.멀리 떨어진 화암의 땅에 있는 서나영.그리고 행방을 알 수 없는 서현우를 제외하고,이 최고의 강자들의 교전이 짧은 시간에 끝나지 않으리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필연적으로 지구전이 될 것이다.이승천은 이미 싸우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통령 교주가 끈질기게 그를 가지 못하게 끈질기게 붙잡았다.성국의 제군인 이승천은 수차례 떠나려 했지만 실패하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떠나려는 생각을 버리고 통령 교주에게 쓰라린 교훈을 주겠다고 다짐했다.‘어차피 진아람이 정진을 붙잡고 있으니 포위 공격을 당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진아람도 정진과 치열하게 겨
“용맥군?”“너는 서양에 오래 있었으니, 모르는 게 정상이야. 용맥군은 성인이 일찍이 깔아 놓은 국면으로, 그들은 이미 죽은 뒤에도 사명을 잊지 않고 진정한 용맥의 아래에서 지키고 있어. 나는 몰래 용맥군 묘지의 문을 열었어. 역대의 용맥이 사라진 뒤에 남아 있는 용맥의 기운을 찾아냈고, 완전히 융합시켜서 참신한 하나의 용맥으로 만들었어.”“성인의 도모로 천지의 조화를 얻는다는 건 정말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등불이 탄식하며 말했다.“성인에게 아부하지 마. 그 노인은 전혀 개의치 않아. 우리는 여전히 자신의 일을 잘 해야 해. 지금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으니 너와 내가 실행만 하면 이 천지는 회복될 수 있어!”등불은 감격에 겨워 온몸을 떨고 있었다.“너와 나는 반드시 유명 인사가 되어 천년만년 이름이 전해질 거야!”개천도 눈빛을 빛내면서 입술을 핥을 수밖에 없었다.“우리에게 이런 행운이 있게 된 건 모두 성인의 은혜 덕분이야!”“진천궁 폐허에 도착했어!”“용맥의 기운이 느껴지네.”대화를 나누면서, 두 사람은 이미 진천궁 폐허의 중심에 도착했다.그 분지는 이미 복원되었다.지면이 평탄했고 용맥의 공간으로 이어지던 구멍도 모두 사라졌다.그러나 이것이 그들을 난처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성국의 용맥 존재를 감지한 두 사람은 힘을 합쳐 파헤쳤다.이승천은 금속의 규칙을 배치해서 절세의 신병도 깨뜨리기 어렵게 지면을 난공불락으로 만들었다.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준비를 갖춘 두 사람은 각자 손에 금색의 삽을 들고 힘껏 삽질을 시작했다. 금속의 규칙으로 덮여 있는 이 견고한 지면도 일반적인 흙과 다를 바가 없었다.곧 두 사람은 땅속으로 들어갔다.꼬박 12시간이 걸렸다.찰칵!털썩!용맥의 공간에 떨어진 두 사람은 바닥에 엎드린 채 아주 낭패한 모습이었다.“피곤해 죽겠어. 이승천은 정말 무섭네. 너와 내가 성인이 하사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데도 결국 파 내는데 이렇게 오래 걸렸어!”“천년만 년 이름을 남기는 것에 비하면 이
우르릉- 온 세상이 진동했다.무릇 지구 위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무의식적으로 그 빛줄기가 반짝이는 곳을 바라보았다. 이때 모든 사람들은 먼 거리를 사이에 두고도 그 곳의 상황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크르릉- 저기 진천궁 폐허 전체를 에워싼 그 흰색 빛기둥 속에서는 순식간에 황금색 용이 솟아올랐고 미친 듯이 포효하기 시작했다. 순간 이 세계는 완전히 변화하고 있었다. 무언가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저게 뭐지?” 격렬하게 교전하던 4대 주재경 강자들도 모두 하나 둘 공격을 멈추었다. 그리고 멍하니 진천궁의 폐허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놀라움이 잔뜩 묻어났다.천지 간의 규칙을 사용했던 그들의 육감은 일반인들보다 많이 민감했는데 무언가를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이 천지 간에서 하나의 웅장한 힘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힘은 바로 규칙이었다. “무슨 일이야?” “저건 진천궁 폐허의 방향인데?” “뭔가 이상해!” 엄청난 기운이 사방에서 들끓었다. 팍- “나 돌파했어! 돌파했다고!” 이때 순식간에 경지를 돌파한 무자는 매우 많았는데 그들은 스스로 한없이 놀랐고 미친 듯이 들끓기 시작했다. 특히 경지에서 슬럼프가 왔던 사람들은 거의 수명이 한계에 다다른 이들이었다. 하지만 경지를 돌파하고 나면 다시 엄청난 생명의 기운이 그들의 몸에 주입된다. 곧 수명을 다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던 나무가 마치 달콤한 봄비를 맞고 살아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때 그들은 육안으로 보이는 속도로 머리카락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었고 거칠던 피부도 순식간에 탱탱해졌으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빠졌던 치아도 다시 자라난 것이었다. “돌파했어! 하하하, 내가 돌파했다고!” “하하하하, 난 계속 살 수 있어! 더 살 수 있게 됐단 말이야!” 이 순간, 성국은 물론이고 다른 곳과 나라에도 전부 기쁨의 환호가 넘쳤다. “천지가 소생했어!” 통령 교주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고 매우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
크르릉!갑자기 귀를 찌를 듯한 포효소리와 함께 천지가 흔들렸다. 한 산봉우리가 순간 파멸적인 힘에 의해 부서졌고 그 안에서 까무잡잡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높이가 천 미터는 되어 보였는데 코끼리를 닮은 엄청난 몸집의 흉수였다. 크르릉!또 한번 하늘을 뒤흔드는 듯한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이 흉수는 코끼리를 닮은 코에 원숭이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무서운 포효소리를 끊임없이 내뱉았다. 뿐만 아니라 이 광포한 야수의 기운에 주위의 모든 산들은 전부 산산이 부서졌고 하늘은 온통 먼지로 뒤덮였다. 이 광경은 마치 세계의 종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그 흉수가 한 발자국을 내딛을 때마다 땅에는 10미터 깊이의 구덩이가 파였다. “열천수가 살아난 거야!” 이건 바로 8급 흉수 중 하나인 열천수였다. 그런데 이때 하늘가에서는 갑자기 붉은 구름이 몰려왔다. 그 붉은 구름 속에는 두 날개가 달린 붉은색 호랑이가 횡포한 눈빛을 발사했다. “그래, 난 네가 나타나기 만을 기다렸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그 붉은 구름은 서서히 열천수를 뒤덮었다. 쿵쾅쿵쾅- 천지가 흔들리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흉수의 분노한 울부짖음이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오래도록 그치지 않았다. “미쳤어! 세상이 완전 미쳤어!” “세계가 멸망하려는 건가?” “도대체 무슨 일이지?” 전 세계 각지의 온갖 생명체들은 전부 겁에 질렸다. 이때 또 하나의 거대한 산봉우리가 부서졌는데 화산이 폭발하고 말았다. 그리고 엄청난 흉수가 그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전부 8급 흉수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적이 드는 깊은 산속에 여러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늙은이와 젊은이들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전부 주재경이었다.그리고 어떤 강자가 나타날 때는 그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반드시 8급 흉수가 함께 깨어나곤 했다. 그들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서로를 공격하곤 했다. 잠시 후 그들의 전투로 인해 부근의 모든 것들
이건 바로 멸망의 징조였다. 순간 절망에 잠긴 사람들은 모두 눈을 감고 죽음을 맞이하려 했다. 쿵- 그런데 이때 하늘에서 굉장한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무의식 중에 눈을 떠보니 삼족정 하나가 주위의 불꽃을 전부 흡수하고 있었다. 마치 블랙홀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도시 전체를 뒤덮었던 불길은 순식간에 조금도 남김없이 삼족정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것은 바로 천화문의 보물이었다. 맹렬하던 불길이 사라진 후 화염성의 망가진 모습이 서서히 사람들의 눈 앞에 드러났다. 화염성은 온통 새까맣게 타버렸다. 화염성의 거의 대부분은 잿더미가 되어버렸고 허물진 담벼락만 남아있었는데 이건 방금 그 불길이 가져온 파멸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눈 앞의 상황에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그들의 눈빛은 이미 그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이때 그 삼족정 위에는 매우 왜소해 보이는 여인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방금 하늘을 누비던 그 불새에 비해 그 여인은 한없이 작아 보였다. 그러나 그 왜소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불새 못지 않았다. 이때 그 여인의 붉은 색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있었는데 눈에는 살기로 가득했다. “고작 불새 따위가 내 수라문을 파괴하다니!”서북의 목소리에는 사악한 기운이 가득했고 순간 이 기운을 느낀 불새는 약간 긴장한 듯싶었다. 그러나 이 불새는 곧이어 분노에 찬 듯 포효했다. 불새는 이제껏 잠들었다가 깨어난 지 얼마나 되지도 않는데 또 죽을 위기에 처한 지금 이 상황이 매우 불만이었던 것이다. 불새는 눈 앞의 왜소한 여인을 죽여버리려 했다. “난 비록 아직 완전히 힘을 모으지 못해 주재경에 들어서진 못했다. 하지만 이미 살육 규칙도 충분히 흡수했고 남은 건 누군가의 피를 흡수하는 것뿐이다. 그러니 넌 오늘 내가 주재경에 들어서는 걸 도울 마지막 물건이 되어 주어야겠다.”서북은 이 거대한 불새를 향해 미친 듯이 돌진했다. ... “빨리 피해! 빨리!” 용국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사악한 흉수가 산과 바다에서 깨어나 큰
“아...”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병 교대 중 무자군단과 수혼 무자군단의 사상자가 급증했다. 이능력자군단과 유전자 기계전사군단이 미친 듯이 공격했음에도 핏빛 흉수의 광포한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우르릉... 등장 등 강자들이 나섰다. 실력이 막강한 그들이 닥치는 대로 손을 휘두르자 위력이 대단해서 단번에 수천 명의 핏빛 흉수가 죽었다. 하지만 1초도 안 돼 뒤따라오는 흉수들이 빈자리를 메우고 흉악하게 울부짖으며 계속 돌진해 왔다. 당황한 등장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충분히 막강한 실력도 셀 수 없이 끝없는 흉수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 것 같았다. 옆구리에 날개가 생기며 하늘맹호로 변한 동원이 붉은 눈으로 소리쳤다. “각 기지에 명령한다. 원격파괴원자력무기를 배치하고, 목표물을 설정해 발사하라!” 거대한 긴 칼을 들고 미친 듯이 싸우고 있던 뇌창이 그 소리를 듣고 놀랐다. “뭐라고? 타격 범위가 너무 넓어서 그러다 우리 편까지 잘못 다칠 수 있어!” “어쩔 수 없어. 일단 방어선이 무너지면 이렇게 많은 흉수들이 국내로 몰려들어 뿔뿔이 흩어지게 될 거야. 그로 인한 사상자를 우리는 감당할 수 없어, 결국 나라가 망한다고.” “하지만...” “지금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야! 어서!” “아아아!” 뇌창은 하늘을 향해 미친 듯이 소리치며 긴 칼을 휘둘러 핏빛 흉수 무리를 무찌른 후 하늘로 치솟았다. 울부짖는 소리와 비명, 광란의 살육 소리, 도검이 살점에 파고드는 소리, 폭발 소리... 온갖 소리가 한데 모여 지금 죽음의 악장이 연주되고 있었다. 전국의 각 기지에는 가장 먼저 제작하고 복구된 원자력무기가 속속 가동되기 시작했다. 비밀번호를 하나하나 빠르게 입력하고 가동 시스템을 실행했다. 빨간 버튼 위에 떨리는 손가락을 가져가는 책임자들은 눈앞의 거대한 스크린에 펼쳐진 처절한 싸움 장면을 지켜보며 얼굴 가득 인상을 썼고 식은땀과 눈물이 함께 흘러내렸다. “뭘 더 망설여? 빨리 쏴!” 각 기지의 큰 스피커에서
모두 수백 개의 현재 용국이 보유하고 있는 파과적인 무기이다! 이런 원자력무기들은 아예 지면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늘을 가린 핏빛 날짐승에게 모두 내리쳤다. 순식간에... 콰콰쾅! 쾅쾅쾅! 귀청을 찢는 듯한 폭발음이 온 세상을 거의 뒤덮었다. 버섯구름들이 곳곳에 피어올랐다. 파괴적인 힘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끝없는 수로 하늘을 가리며 핏빛 하늘을 형성하고 있던 흉수가 원자력무기에 공격당해 마치 붉은 천 조각이 타듯이 구멍이 몇 개 뚫렸다. 화염이 사방팔방으로 퍼지더니 붉은 천 조각 같은 하늘의 흉수들이 모두 타버렸다. 그리고 비가 한바탕 내렸다. 바로 잿더미 같은 비다. 용국을 포함하여 모든 동방을 전복시키기에 충분한 핏빛 날짐승인 흉수가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타격을 당했다. 하늘을 가리던 날짐승들 덕분에 용국 4대 군단 장병들은 원자력무기의 폭격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저울은 여전히 용국 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날짐승이 없어졌어도 길짐승과 바다짐승은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무서운 수의 흉수들이다. 남은 사람들이 최후까지 싸우더라도 여전히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절망, 비관, 고통... 갖가지 부정적인 감정이 모든 사람들을 뒤덮었다. 이 파멸적인 재난은 너무 흉흉했고 갑작스러우며 공포스럽다. 용국은 절대 막을 수 없다 “남제!” 갑자기 뇌창이 소리쳤다. “남제대인! 어디 계신가요? 용국에 대인이 필요해요!” “남제대인” “남제대인...” “남제대인!” “사부님... 어디세요? 용국에 사부님이 필요해요. 저희들만으로 이곳을 지킬 수 없어요.” 절망 속에서, 모든 사람들은 마지막 기대를 품으며 소리쳤다. 그들은 모두 현우를 불렀다. 용국 곳곳에서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평민, 고위 관료, 부자 할거 없이 실력의 고하를 막론하고 절망 가운데 소리쳤다. 천우성, 임진, 왕가연도 마찬가지였다. ... 모든 이들이 높이 솟아있는 현우의 조각상을 향해
쾅!방금 벌어진 틈으로 돌진해 들어오던 핏빛 흉수가 조각상에 의해 진압되었다. 순간 수만 명의 흉수가 참사당했다. “남제의 조각상?” 사람들이 너무 놀라 멍해졌다. 그러더니 미친 듯이 환호했다. “남제께서 돌아오신 건가?” “남제께서 돌아오신 것이 틀림없어!” 콰쾅! 조각상 하나가 떨어져 흉수를 진압했다. 현우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불규칙하게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던 조각상들이 한 줄기 밝은 흰 빛으로 서로 연결되었다. 등장은 잠시 후 하늘에서 이 모습을 내려다보고 놀라 동공이 수축되었다. ‘이건 진법이야!’ 동해 방어선 전체를 포괄하는 거대한 진법. 진법을 구축하는 힘은 깊고 웅장했지만 매우 낯설었다. “남제대인께서는?” “남제대인은 안 돌아오셨단 말인가?” “남제대인의 이 조각상들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건 무슨 힘이지? 이렇게 순수하고 강대하다니!” 징! 빛의 선이 모두 이어졌을 때였다. 빽빽하게 흉수들이 돌진해 왔다. 그러나 진법에 들어가는 순간 흉수의 몸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마치 꿈처럼 눈앞의 모습이 사라졌다. “무서운 힘이야. 이게 대체 뭐지?” 공가연 같은 강자들도 두려워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이 같은 힘을 접해 본 적이 없었다. 현우의 혈악의 힘과는 전혀 다른 종류이다. ‘이 힘은 대체 어디에서 온 거야? “하하하! 지켜냈어!” “역시 남제대인! 진작에 이런 재난이 있을 줄 알고 용국을 보호할 수단을 남기셨어!” “용국을 보호해 주신 남제대인 고맙습니다. 저희를 지켜주셨어요.” 천남해북 각 기지의 모든 사람들이 광역전송을 통해 동해 방어선의 이 장면을 보았다. 그들은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동해 방향으로 절을 했다. “이제 알겠어!” 등장은 끊임없이 흉수가 돌진해 와 사라지고, 다시 돌진해 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궁금해진 공가연이 물었다. “뭘 알았다는 거야?” 등장은 공가연을 보고 웃었다. “사조, 모든 사람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