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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모두가 멍해졌다. 여관 안팎의 모든 사람들이 멍해졌고 조성문 문주 김등의 역겨운 말에 모두 멍해졌다.

아마도 김등의 본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의 조금 전 발언에 감동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의 본성을 아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속이 뒤집힐 정도로 구역질이 났다. 정말 너무 역겨웠다.

싸움에서 졌으면 졌다고 하면 될 것을 그런 역겨운 말을 하다니. 특히 천하 무사들을 위해서라는 그의 말은 모든 무사들을 말 그대로 구역질 나게 했다.

한순간, 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모든 사람들이 속으로 역겨움을 느끼는 동시에 극도로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방금 그 말이 정말 조성문 문주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의 기억 속에서 조성문 사람들은 적을 마주할 때 절대로 물러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강력한 파벌을 믿고 항상 교만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조성문 문주는 이도현을 상대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의 말은 겉으로 보기엔 의롭고 대의명분 있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는 지금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조성문 문주조차도 두려움을 느낀다는 건 그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도현이 단 한 발을 내디뎠을 뿐인데, 조성문 문주가 사실상 굴복하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건 정말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이도현은 김등을 보며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도현도 김등의 이런 이상한 행동에 어이가 없었다.

그는 산에서 내려온 이후로 무수히 많은 고수들과 싸워왔고 그중에는 죽인 사람도 많았지만 김등 같은 사람은 지금까지 단 세 명밖에 만나지 못했다.

첫 번째는 신영성존이였다. 그는 패배하면 패배를 인정하며 자신이 졌다고 말하고 무릎을 꿇어 부하로 받아달라고 했다.

두 번째는 문지해였다. 문지해는 비록 이도현에게 진 것을 직접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도현의 수련이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며 이도현이 도를 닦고 있다고 생각해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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