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백호당의 노골적인 위협을 듣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대부분은 분노하면서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 “하하하하!”이 모습을 본 백호당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크게 웃어댔다. “하하하! 봤느냐, 동방씨 가문! 너희가 이런 날이 올 줄 몰랐겠지. 예전에는 우리 백호당을 무시했는데 이제는 개보다도 못한 신세구나! 우리가 이렇게 찾아온 것도 너희 동방씨 가문에 체면을 세워준 거다!”“탕!”계속 자리에 앉아 있던 동방우성은 결국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당장이라도 나가서 저 녀석들을 처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옆에 있던 동생이 그를 붙잡았다. “형님! 참으세요! 제발 참으세요. 어르신께서 신신당부하셨잖아요! 참으셔야 합니다!”동방우성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참으라고? 참으라니, 이 정도로 당하고도 참아야 하냐고! 우리 동방씨 가문이 겨우 백호당 따위에 겁을 먹는단 말이냐?”“형님! 이건 겁을 먹는 문제가 아니에요. 어르신께서 뭔가 계획이 있으시니 절대 충동적으로 행동하시면 안 됩니다. 우리 동방씨 가문이 백호당을 두려워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 우리 동방씨 가문은 예전의 동방씨 가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위해선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만 동방씨 가문의 미래를 위해선 생각해야 해요. 동방씨 가문은 더 이상 큰 혼란을 겪어선 안 됩니다. 안 그러면 진짜 몰락할지도 모릅니다! 형님! 깊이 생각해주세요!” 동방경천은 동방우성의 팔을 잡고 필사적으로 만류했다. “백호당! 언젠가 내가 직접 찾아가서 백호섭이 뭐가 그렇게 잘났는지 두 눈으로 확인해보겠다. 백호왕? 웃기고 있네, 그땐 그를 그냥 죽은 고양이로 만들어버릴 거야!” 동방우성은 이를 악물고 분노를 참았다. 동방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은 주먹을 꽉 쥐고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 백호당의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며 비웃으며 말했다. “동방우성! 불만이 있어 보이는데? 네가 아무리 강해봐야 어쩌겠냐. 강하면 뭐 하냐, 나를 어떻게 할 건데? 자! 어디 나를 죽여보시지.
충격적이었다! 그들은 공포에 질렸다! 방금 전까지 몹시 오만하던 백호 사법기관의 몇몇 제자들은 이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고 몸이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 로비로 걸어 들어오는 사람을 보며 그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이 순간 그들은 간절히 바랐다.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착각이라고, 모든 게 환상에 불과하길 바랐다. “이건...” “그가 왜 여기에...” “말도 안 돼! 그가 여기에 올 리가 없어! 이제 끝장이야!” “이 악마가 나타났으니 잠시 후 또다시 피바람이 불겠군!”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고 모든 시선은 그 사람이 걸어오는 곳으로 향해 더는 눈을 돌릴 수 없었다. 동방씨 가문 사람 중 한 명인 동방가요는 얼굴 가득한 흥분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 “이건... 이도현 신의야! 이도현 신의가 왔어!” 동방우성은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이 순식간에 기쁨으로 바뀌며 웃었다.“저 놈, 여기까지 다 오다니, 언제 이렇게 철이 들었지? 괜찮은데!” “이도현...” 동방경천은 일어나 이도현을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도현은 이미 몇몇 선배들과 함께 로비 안으로 걸어 들어오며 주먹을 가볍게 쥐고 웃으며 말했다. “아무 초대도 없이 찾아와 죄송합니다. 동방씨 가문의 여러분, 실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드리러 왔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복이 바다처럼 넓고 수명이 산보다 길기를 기원합니다!” 이도현의 몇 마디에 현장은 다시 한 번 숨죽인 채 정적에 빠졌다. 지금 염국에서 이도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도현은 염국은 물론 온 세상을 뒤흔든 사람이고 얼굴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를 알 것이다! 그는 혼자 힘으로 지국을 제압했고, 영강국 국왕을 거의 죽일 뻔 한 사건도 벌였다! 그 외에도 많은 엄청난 사건들을 일으켰는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나라가 해결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이도현은 다 해냈고 그 과정에서 아무런
“이거...” 이도현은 입을 삐죽거리며 동방우성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늙은이, 너무 날뛰지 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스승님을 두고 이런 말을 하다니, 내 체면도 좀 세워줘!” “흥...” 동방우성은 콧방귀를 뀌었지만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는 않았다. 이도현은 서둘러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어르신은 어디 계셔?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인데 왜 나오지 않아?” 동방씨 가문 어르신 이야기가 나오자 동방씨 가문의 사람들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동방경천이 앞으로 나서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도현 도련님에게 숨길 건 아니지만 저희 아버님께서는 병상에 누운 지 오래되셨습니다.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십니다. 오늘은 백세 생신임에도 불구하고... 하... 이도현 도련님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합니다. 도련님과 여러 아가씨들, 어서 앉으세요...” 동방경천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중병이시라니요? 제가 어르신을 뵙고 진찰해도 될까요? 저도 나름 의술에 좀 소질이 있습니다.” 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 이때 동방우성이 입을 열었다. “이 녀석, 그만둬라! 우리 아버님의 병은 고칠 수 없어! 지난 수년간, 우리 동방씨 가문은 얼마나 많은 신의를 모셔왔는지 모른다. 그들이 너의 스승님만큼 뛰어난 건 아니지만 거의 차이가 없었지. 그런데도 그들의 결론은 모두 같았어. 불치병, 신선이 와도 구하지 못한다는 거야! 그러니 그만두는 게 좋다. 우리 아버님도 이미 백세를 넘기셨는데 더 이상 희망을 주고 또다시 절망을 안겨 드리지는 말자.”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더는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스승님 생각에 한 마디 더 덧붙였다. “다른 사람들은 방법이 없을지 몰라도 어쩌면 나에게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병을 치료하는 데는 때때로 의술뿐만 아니라 인연도 중요해, 인연이 닿으면 작은 좁쌀 하나로도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법이야.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런 일에 대해선 다들 잘 알지 않나? 혹시라도 어
“남궁의 제자! 들여보내라!” 방 안에서 매우 약하고 늙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속엔 흥분이 담겨 있었다. 어르신의 허락을 받자 동방우성과 동방경천은 이도현을 방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방 안에 들어서자 이도현은 침대에 누워 있는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삶이 끝나가는 상태였고 그 모습은 인생의 슬픔을 느끼게 했다. 무사든 평범한 사람이든, 혹은 왕후장상일지라도 결국은 흙으로 돌아가는 운명을 피할 수 없는 법이었다. 무사들은 보통 사람보다 훨씬 긴 수명을 누릴 수 있지만 세월의 흔적은 누구에게나 남기 마련이다. 아무리 강력한 무사라 해도 언젠가는 땅에 묻히고 말 것이다. “동방씨 가문 어르신께 인사드립니다! 동방씨 가문 어르신께서 복이 바다처럼 크고 수명이 산처럼 길기를 기원합니다!” 이도현은 몸을 숙여 예를 표했다. 침대에 누워 있던 동방씨 가문 어르신은 힘겹게 얼굴을 옆으로 돌려 이도현을 바라보았고 오랫동안 이도현을 응시한 후 비로소 말했다. “경천, 이 아이를 일으켜 세워라!” “너는 이도현이라 했지? 남궁우현의 제자냐?” 어르신이 이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어르신! 저는 이도현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스승님을 대신해 동방씨 가문어르신의 장수를 기원하러 왔습니다!” 이도현은 매우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이 사람은 스승님의 장인, 즉 그의 장인어른이니 당연히 존경해야 했다. 이건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잘 왔다!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서야 나는 남궁의 사람을 다시 보게 되었구나. 대단하다! 집안사람들은 남궁우현이 동방씨 가문을 망쳤다고 말하지만 그도 이런 일이 일어나길 바랐겠느냐! 남궁 가문이 망한 건 그가 가장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모든 책임을 그에게 지울 수는 없다. 남궁은 그저 자신의 사명을 수행한 것일 뿐이니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모든 죄를 그에게 돌릴 필요는 없다. 진씨 가문의 그 아가씨도 훌륭한 여자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여자가 그녀처럼 행동할 수 있었겠느냐
“동방씨 가문 어르신! 제가 어르신 맥을 좀 짚어봐도 될까요? 저도 몇 년 동안 의술을 배웠으니 한번 진찰해볼 수 있게 해주세요!” 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오래된 병이야!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이제 백세가 되었으니 갈 때가 된 거지. 이건 병이 아니야! 그저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동방씨 가문 어르신은 이미 모든 걸 체념한 듯 한 목소리였다.“맞습니다, 어르신! 말씀이 맞긴 하지만 그래도 제가 한번 살펴보는 건 괜찮잖아요? 어르신께서는 저 같은 제자의 의술 실력을 검증해주신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네요!” 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콜록콜록...” 동방씨 가문 어르신은 이도현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고 웃음이 격해지자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좋다! 좋아! 그럼 한번 봐라! 어차피 나도 오래 살지 못할 테니 이렇게 죽기 전에 너를 볼 수 있어서 나는 만족한다!”“어르신! 이제 말씀 그만하시고 제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도현이 말하며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뼈만 남은 듯 한 팔을 들어 맥을 짚기 시작했다.그는 빠르게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문제를 알아냈다. 어르신의 병세는 심각해 보였지만, 사실 이 모든 문제를 일으킨 원인은 그렇게 큰 병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다른 사람들은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다.이런 상태는 그가 지국 왕조 보물창고에서 얻은 의서에서 읽은 한 문구를 바탕으로 연구해서 알아낸 것이었다. 이 원인만 알면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병은 정말 큰 병이 아니었다.만에 하나 실수를 막기 위해 이도현은 다시 한 번 어르신의 상태를 점검했다.동방우성과 동방경천 형제는 이 순간,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긴장하며 이도현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더 이상 큰 기대를 걸고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만약 이도현이 정말로 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 있다면 동방씨 가문은 더 이상 남들에게 얕잡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제국급 강자가 있는 가문은 그 위치가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어
이도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여섯 개의 선학신침을 꺼냈다. 그중 세 개는 불타는 듯 한 붉은 색, 나머지 세 개는 검은 색이었다. 세 개는 양침, 나머지 세 개는 음침이었다. 그는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병세를 보고 선학신침에 포함된 음양삼재침이라는 침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도현은 빠른 손놀림으로 여섯 개의 침을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몸에 꽂았다.“음!”그 순간, 동방씨 가문 어르신은 자신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침이 꽂힌 자리에서 두 가지 다른 기운이 느껴졌는데 하나는 서늘하고 차가운 기운이었고 다른 하나는 뜨겁고 강한 기운이었다.이 두 기운이 그의 혈자리를 통해 흘러나오며 서서히 몸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그 기운들은 그의 경맥에 모여 단전에서 시작해 심경을 따라 흘렀으며 다시 심장을 지나 경맥을 거쳐 단전으로 돌아왔다.이 기운이 경맥을 따라 흐르자 동방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막혀 있던 경맥이 뚫리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 즉시 힘이 솟아나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몸속의 내력이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내력이 경맥을 가득 채우는 순간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몸에서 강력하고 두려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기운에 동방우성과 동방경천 형제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두 사람은 동시에 놀라며 말했다. “정말 나았다고? 이게...”이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지 않고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몸에 꽂힌 침을 거두었다. 그 후 그는 옷 속에서 종이와 붓을 꺼내어 처방전을 적은 뒤, 동방우성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 처방전대로 약을 지어 하루 세 번씩 7일 동안 복용해. 그러면 어르신의 병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기초 체력이 회복될 거야. 한동안 회복기에 있으면 예전 상태로 돌아오실 수 있을 거야.”“정말이야?” 동방우성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표정으로 굳어버렸다.그는 정말로 이 모든 것이 사실일지 믿기 어려웠다. 수많은 신의들이 진단했으나 치료할 수 없다고 했던 병, 오직 하늘의 뜻에 맡기라고 했던 병이
“저의 스승님도 어쩔 수 없이 내려가지 못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어르신을 치료하는 일은 제가 아닌 제 스승님이 했을 겁니다!” 이도현은 이때도 스승을 위해 몇 마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동방씨 가문 집을 나설 때쯤 이미 오후가 되었고 이도현이 동방씨 가문 집 근처 산 밖으로 나왔을 때 그는 전에 자신이 쫓아낸 백호 사법기관의 몇 사람이 여전히 그곳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도현이 나오는 모습을 본 그들은 살금살금 숨었다. 그들의 모습만 봐도 이도현은 알 수 있었다. 이 놈들은 분명히 자신이 나간 후 동방씨 가문에 가서 복수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것을 놓칠 리 없는 이도현은 몸을 날려 그 몇 사람 앞에 나타났다.“떠나고 싶지 않다면 그냥 떠나지 말라!”말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은 뺨을 내리쳤다.펑!백호 사법기관의 한 사람이 이도현의 뺨에 의해 몸이 박살나며 부서져서 조각난 살점 덩어리가 되었다.“아...”다른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즉시 땅에 무릎을 꿇었고 두려움에 떨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꺼져! 다음에 다시 나타나면, 후회할 줄 알아! 흥...”말을 끝내고 이도현은 손을 휘저으며 떠났다. 백호 사법기관의 몇 사람은 멍한 상태로 앞에 있는 피와 살점 덩어리를 바라보았다....곧 동방씨 가문에서 일어난 사건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도현이 동방씨 가문에 가서 생신을 축하드렸고 동방씨 가문의 형제들을 삼촌이라고 불렀다는 소식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많은 사람들이 이제야 동방씨 가문과 태허산과의 관계를 떠올렸다.“이도현이 정말로 동방씨 가문에 갔어! 게다가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병까지 치료했대?”“단순히 축하만 하러 간 게 아니야, 그는 동방씨 가문 어르신의 병까지 치료했어. 우리는 모두 동방씨 가문 어르신이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 있었고 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 그런데 그날 동방씨 가문에 갔던 사람들은 동방씨 가문 어르신이 스스로 걸어 나오고 얼굴에도 홍조를 띠며 당당하게 걸어
“주인님! 저는 요시코입니다. 제가 조사한 결과, 선학신침과 주인님이 찾고 계신 그 여자의 소식을 알아냈습니다!”전화는 야노 요시코가 걸어온 것이었고 전화를 받자마자 이도현에게 엄청난 소식을 전했다.“어디에 있지?” 이도현의 숨이 가빠질 정도로 감격스러운 상태였다.선학신침 때문만은 아니었다. 선학신침을 찾는다면 당연히 기쁘겠지만 그 정도로 흥분할 일은 아니었다. 그가 흥분한 이유는 야노 요시코가 한 후반부의 말 때문이었다.야노 요시코가 언급한 그 여자란 바로 그의 스승의 딸이었다!스승의 딸이 아직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그는 야노 요시코, 조혜영, 신영성존에게 모두 찾아보라고 지시했었다. 예상치 못하게, 첫 번째로 소식을 가져온 사람은 야노 요시코였다.야노 요시코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조성지에 있습니다!”“조성지? 그게 어떤 곳이지?” 이도현은 바로 혼란에 빠졌고 이름만 들어도 꽤 특별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때때로 그는 산에서 보낸 8년 동안 세상과 심각하게 단절된 것처럼 느꼈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야노 요시코는 설명했다. “조성지는 염국 무사들의 마음속 성지입니다. 오랜 옛날, 한 전설에 따르면 조성지는 무사가 도를 깨닫고 바로 승천한 장소라고 전해집니다. 이런 전설이 있어서 조성지는 무사들에게는 마치 선왕의 장소와 같게 여겨졌죠. 조성지는 염국 남쪽 바다에 있는 한 섬에 있습니다. 그곳은 무사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데 정부의 관할을 받지 않는 무사들의 거주지입니다. 그곳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도시 같으며 수많은 파벌과 가문이 거주하고 있죠. 마치 세계 각국의 무사들이 모인 하나의 융합 나라 같습니다. 강자들이 가득한 곳이죠.”“그곳은 사실 고대의 세계와 비슷합니다. 그곳 사람들은 모두 무술을 배우며 마치 고대의 강호처럼 무기 제작자, 담약을 만드는 사람, 정의를 지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현재의 사회와는 전혀 다릅니다! 그곳에는 법이 없고 오직 실력이 곧 법입니다. 누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
이도현은 냉랭하게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섯 명의 노자는 이도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논의했다.하여 이도현은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노자들은 그를 무시하다 못해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며 심지어 돌아가면서 가지고 놀겠다고 했다.한 사람이 다 놀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식으로 말이다.이도현은 그들의 대화에서 큰 모욕감을 느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함께 덤벼라.”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꺼내자마자 이도현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노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한 의논에 응답해버린 것이었다.참으로 멍청한 짓이었다.“이 늙은이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도현은 고함을 지르며 곧바로 달려들었다.참 기막힌 하루였다. 조금 전에는 여자처럼 칭얼대는 사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렇게 오만하고 멍청한 노자들을 만났으니 말이다.안 그래도 그 사내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노자 여섯 명까지 만나니 이도현은 더 이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가까스로 억누르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이도현은 으르렁거리며 제자리에서 사라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노자 앞에 나타났다.“이 녀석, 죽으려고...”노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그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도현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노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주먹을 날려 노자의 가슴을 쳤다.쾅.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먹이 노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고, 이도현의 주먹에서 푸른 용의 허영이 튀어나와 노자의 가슴을 관통했다.펑.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노자의 몸이 피안개로 되어 사람들 무리에서 퍼져 없어졌다.한 방. 겨우 한 방으로 조금 전까지 누가 먼저 이도현을 상대할 것인지 논의하던 노자가 시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이도현의 이 한 방에 오만하던 다른 노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그제야 이
연기 속에서 이도현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잘난 체하던 어전 호위무사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전 호위무사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앞쪽의 먼지가 서서히 걷히더니 이도현의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이도현은 한 올의 상처도 없이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던 땅도 무사했다. 마치 어전 호위무사의 방금 한 방이 이도현이 서 있던 곳만 교묘하게 피해간 것처럼 보였다.“너... 왜... 멀쩡해? 말도 안 돼...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금 그 검기는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도 감히 버티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어전 호위무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실력도 없으면서 말이 참 많아. 넌 이미 날 두 번이나 공격했으니 이제 내 차례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하며 순식간에 어전 호위무사 앞에 나타나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을 날렸다.쿵.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어전 호위무사는 비명을 지르며 날려 나가더니 그들이 지키던 커다란 돌문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펑.튼튼한 몸이 땅에 거세게 떨어져 먼지를 일으켰다.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져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대단한 녀석이네. 역시 제법 실력이 있군. 하지만 이렇게 쉽게 저 친구를 쓰러뜨리다니, 우리를 너무 얕잡아본 게 아니냐?”목소리와 함께 양쪽의 방에서 대여섯 명의 노자가 나타나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녀석, 정말 오만하구나.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온 것도 모자라 대진제국의 수호자까지 다치게 하다니.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우스워졌잖아. 그러니 널 죽여야겠다. 알겠냐?”한 노자가 거만하게 말했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냥 죽이고 얼른 저 녀석을 구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어요.”“맞아요. 윗사람들이
어전 호위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도현이 그의 직업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모욕이었다.그는 어전 호위무사 중에서도 대진제국 황제 앞에서 검을 차고 서 있는 호위무사였다.그런데 그의 그 검, 4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이 이도현에 의해 맨손으로 부수어졌으니 호위무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맨손이 아니라 주먹으로 부수었더라도 호위무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그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그의 직업까지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잔뜩 화가 난 어전 호위무사는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신의 힘을 검에 주입하고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죽어라...”거대한 검기는 이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했고 수십 미터 길이의 검기는 하늘과 땅을 갈라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졌다.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검기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천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영급 경지의 어전 호위무사는 현재의 이도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이도현은 나중에 찾은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기 전에도 이미 음양탑의 힘으로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를 거뜬히 죽일 수 있었다.그리고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고, 담약의 효과에 이어 용주과의 500년 원력까지 얻었으니, 지금의 이도현은 전에 천사국에서 만났던 고수 족제비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영급 경지의 무사 따위, 지금의 이도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이도현은 전보다 더욱 지나치게 행동했다. 전에는 적어도 손을 들어 검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어전 호위무사가 내려친 거대한 검을 보고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겁에 질려 멍하니 서서 검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꽝.굉음이 들리더니 이도현이 서 있던 곳은 거대한 검기에 의해 사방으로 갈라졌고, 지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긴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은 이도현의 뒤로 수백 미터 밖까지 이어졌다.삽시에 현장은 모래바람이 날려 아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