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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너 여기 얼마나 있었어? 언제 들어온 거야?”

등자월이 이도현을 한번 쳐다보며 대답했다.

“저는 이도현 도련님이 어젯밤 방에 들어오신 지 얼마 안 돼서 아가씨들이 모두 잠든 후 방을 정리하고 들어와 도련님을 모셨습니다. 그때 도련님은 이미 잠들어 계셨습니다.”

“그래서 네가 내 침대 밑에 있었던 거야?”

이도현은 죽고 싶은 표정을 지었다.

“네!”

등자월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나...”

이도현은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방금 전까지 사람은 잠을 자야 한다고 깊이 자야 한다고 말했는데 바로 현실이 그에게 뼈아픈 교훈을 안겨준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잠들어 있는 동안 한 여자가 그의 방에서 밤새도록 있었는데 그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만약 그 여자가 나쁜 의도로 자신을 해치려 했다면 지금쯤 그는 아마 온전한 시신조차 남지 않았을 것이다.

“잠을 자면 안 되겠어! 이건 정말로 생생한 교훈이야!”

이도현은 다리가 저릴 수도 있는 등자월을 보았다가 다시 삼각팬티만 입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더니 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 빨리 나가봐. 이건 적절하지 않아...”

“도련님... 저... 저를 버리시는 건가요?”

등자월은 갑자기 당황했다.

“이도현 도련님! 절 내쫓지 마세요. 만약 이도현 도련님까지 저를 버리신다면 전 정말로 갈 곳이 없어요! 제가 잘못한 게 있나요? 잘못했다면 때리시든 벌을 주시든 다 감수하겠습니다! 제발 절 내쫓지 마세요. 도련님께서 절 버리신다면 저는 죽을 수밖에 없어요!”

등자월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지금 그녀는 정말로 갈 곳이 없었다. 부모님이 살해당하고 자신도 오랫동안 쫓기며 겨우 목숨을 건진 후 비로소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곳을 찾았던 것이다. 만약 쫓겨난다면 그녀는 정말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것이다.

게다가! 당시 인무쌍이 그녀에게 말하기를, 만약 이도현이 원한다면 복수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등자월은 계속해서 이도현 곁에 머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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