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이 잠깐 생각에 빠진 사이에 기황현은 이미 그들 앞에 서 있었다. 칼 같은 눈빛으로 그들을 한번 훑어보고 결국 신연주한테 멈췄다.“신연주, 너무 나대지 마. 지금 네가 가진 권력으로 이 죽일 놈을 구하려는 거야? ”“죽일 놈? 상왕께서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제 동생이 어딜 봐서 죽일 놈인가요? ”“흥! 완성에서 저지른 일들을 봐! 강씨 집안부터 서북후까지 살해한 사람인데, 죽일 놈이 아니라고? ”“서북후를 죽인 것만으로도 이도현은 수백 번 죽을 몫이야! ”“그리고 현장에 있는 이 시체들을 봐, 어느 하나 얘가 건드릴 수 있는 몸이야? ”기황현은 매의 눈으로 신연주를 쳐다보면서 말했다.신연주도 지지 않고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대답했다.“모든 결과에는 그에 따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거든, 이들을 왜 죽였는지 알고 싶지는 아는가 봐? ”“한 번 더 말하자면 이도현이 오늘 여기서 무슨 짓을 했던 너희 그 누구도 벌을 줄 수 없어. 너까지 포함이야, 기황현 알아들었어? ”신연주의 말에 말문이 막혀 현장에 있던 그 누구도 소리 내지 못했다. 어미 새처럼 새끼를 품어 안았다. 사왕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이 염나라에서 사왕이 벌을 줄 수 내리는 사람은 없다. 현장은 얼음장처럼 냉기가 흘러 긴장함이 더했다.“역시 장난 아니다. 이렇게까지 이도현을 감싸다니.”“부럽다. 나도 이런 누나가 있었으면 좋겠다.”“심지어 얼굴까지 이쁘다니.”“오늘 쉽게 끝나지 않겠구나. ”모든 사람의 눈길은 신연주와 사왕 기황현 몸에 있다. 오민아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창백했다. 너무 긴장되 속이 터질 것 같고 여러 상황에 정신도 못 차리는 거 같아서 그저 주저앉고 일어서질 못했다.주씨네 부자 눈에서는 무슨 꿍꿍이가 있는 듯 은밀한 미소를 띠며 기황현이 온 이후로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기황현은 갑자기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허허허, 이 염나라에서 죄 있는 사람한테 벌주는 게 내 몫인데, 그 누구 하나
사왕 기황현의 강대한 사자후공에 바로 직면한 신연주는 조금도 후퇴할 생각이 없었다.그러나 기황현의 사자후공은 그녀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주었다.이때 그녀의 얼굴은 이미 창백해졌다.차가운 눈빛으로 기황현을 죽일듯이 보며 차갑게 말했다."말했다. 누구도 내 후배를 건드릴 생각하지 말라고. 누구도 안 돼!"말하면서 신연주가 앞으로 나가며 사왕 기황현을 직시했다.이런 상황에서 이도현은 움직여야했다.그러나 이도현이 손을 쓰기전에 뒤에 있던 신영성존이 먼저 앞으로 달려갔다."이 이신영의 주인을 건드리고 싶다면 먼저 나 신영성존의 백만 대군이 응하는 지부터 묻거라!"신영성존의 말은 경매회장의 사람들이 다시 숨을 들이키게 했다.신영성존이 조금 크게 말한 것도 있다.비록 그도 전투부대의 통솔자이지만 그들은 같은 레벨이 아니었다.웅사 전투 부대는 어느 방면으로 비교하든 모두 그의 신영 전투 부대보다 강했다.전투 부대뿐만 아니라, 그들 본인으로 말해도 이신영은 비록 종사급 강자이나 사왕 기황현과 비하면 경지의 차이가 아니라 실력의 차이였다.경지로 말하면 그들은 모두 종사급 강자였지만 사왕 기황현의 실력으로 그를 상대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기황현은 이미 무도경지에 진입했기에 한번 기회만 있으면 그들은 이미 같은 레벨이 아닌 것이다.다른 사람들 눈에는 신영성존은 아마도 바보로 비춰질 것이다.그러나 이도현은 이미 감동했다.신연주는 원래부터 자기의 사람이었다.그러나 신영성존은 아니었다.그의 사생아가 자기한테 죽임을 당하고 그도 자기한테 때려 죽을뻔 했다.그가 강한 것을 보고 주인을 섬긴 것이었다.이제까지 그는 신영성존이 자기한테 굴복한 것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만약 신영성존이 자기한테 그저 굴복했을 뿐이라면 지금 이렇게 나설 필요가 없었다.그가 나선 것만으로도 이도현은 그 마음을 받았다.신영성존 그가 다른 마음을 품어서 나선거라고 해도 그는 그 마음을 받을 생각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이도
"주인님?"신영성존이 고개를 돌려 이도현을 보았다."바보야! 그만해!"이도현이 두 사람을 보고 웃고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상대할 수 있어요."그의 말은 들은 둘은 의심하지 않았다.잠시 있더니 신연주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이 선배는 앉아서 기다릴게."말을 끝마치고 아직도 갈등하는 신영성존에게 말을 건넸다."가자. 신영아. 우린 기다리면 돼!"그러고는 신영성존을 끌고 이도현의 뒤에 섰다.그러자 이도현은 사왕 기황현의 얼굴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이 일은 네가 참여 안 해도 돼. 지금 떠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쳐줄게.""오늘 내가 온 건, 동방명우를 찾아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 누가 감히 나한테 공격한다면, 누구든 대가를 치르게 하겠어!"이도현의 담담한 말은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패기가 넘쳤다.이 천하에서 누가 웅사 사왕 기황현의 면전에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 어르신과 항우현같은 존재도 이도현이 나대는 것에 놀랐다.이도현의 말뜻은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쓰레기로 본다는 것이었다!"이 패기, 이 터프함이 바로 내 후배한테서 나오는 거지! 이 선배는 지지한다. 우리는 언제 한 번 일을 만든 적이 없지. 더욱이 일이 나는 걸 무서워하지도 않아!""삶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결과에 굴복하기 싫으면 바로 도전하는 거지! 누가 누굴 무서워하는데!"연진이가 격동되어 말했다."하... 진짜로 같은 스승님한테서 배운 거 맞네!""시발, 세상에 나보다 더 터프한 걸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 하. 쟤도 잘생긴 걸 좋아하나 보네. 심지어 저 사람 선배야. 그럼 더 쉽겠지. 난 아무 희망도 없어. 안돼... 난 상남자가 필요하다고!"얼빠녀가 비통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현장에서 제일 얼빠진 사람은 사왕 기황현이었다.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런 나대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고 이렇게 나대는 인간을 본 적이 없었다.정신이 돌아온 기황현이 갑자기 크게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그러나 이들의 관심에 이도현은 관심없다는 듯이 웃었다."허허! 호의는 고마워! 근데 난 아직도 그말이야. 관심없어!"사왕 기황현의 얼굴 근육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낯빛이 어두워지며 차갑게 말했다."확실해?""한 번 더 물어볼 필요가 있을가?""그래! 그래, 생각 못 했는데..."사왕 기황현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는 한 숨을 푹 쉬더니 아쉬운 표정이 살짝 비치더니 말했다.."이도현, 네가 이렇게 말하면 내 기분이 안 좋아. 기분이 엄청 안 좋다고, 알아?"이도현이 웃더니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당신이 기분이 안 좋고, 내키지 않는게 나랑 뭔 상관인데!""그래. 내가 인재가 아까워서 널 죽이지 않으려 했다만, 너를 죽이라고 네가 날 부추기는 구나. 굳이 이럴 필요는 없었잖아!"사왕 기황현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행동했다.이도현도 어이 없었다.이 사람은 왜 이렇게 나대는 거지?"하하! 당신 강하긴 하지. 근데! 날 죽일수 있겠어?"사왕 기황현이 그 말을 듣더니 차갑게 웃었다."내가 살면서 너처럼 나대는 젊은 놈들을 많이 봤어. 근데 걔네들은 나댄 것에 대가를 치뤘어. 너도 걔들처럼 되고 싶은거야?""당신이 말한 게 당신 자신 아니야?"이도현이 차갑게 맞받아쳤다."날뛰는 구나! 그럼 무엇이 진정한 강자인지 보여줄게!"사왕 기황현이 말을 끝마치더니 앞으로 달려나가더니 아무런 예고도 없이 손을 썼다!습격하다니, 이건 무덕을 지키는 것이 아니었다.사왕 기황현의 갑작스런 공격에 이도현은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았다.기황현이 그의 앞에 다가왔을 때, 그가 갑자기 움직였다.그의 몸은 괴이하게 땅에서 떨어졌다.반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가볍게 하늘에 떴다.이는 이미 상식을 벗어난 수준이었다."하... 누가 하늘을 나는 사람이 없다고 했어? 지금 내 눈앞에 있는데!""시발. 미쳤어! 누가 과학을 믿으라고 했어? 뉴턴! 뉴턴 무덤이 어딨어? 내가 파헤쳐서 만유인력법칙이 우리 여기서는 왜 안되는 지 해명하라고
말하는 사이, 이도현의 주먹이 사왕아 기황현한테로 날아갔다.기황현의 얼굴이 크게 변했다.그는 이 주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느낄 수 있었다.갑자기 그는 두려워하며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이런 느낌은 그를 부끄럽게 하였다.그는 당당한 웅사 사왕이다.두려움을 느낄 날이 오다니, 그는 이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마음의 변화를 느낀 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 분노는 그의 체내 힘을 급속도로 모이게 했다.그러면서 크게 소리치더니 이도현의 주먹을 맞받아쳤다.이 주먹은 기황현이 옴 힘을 다해 공격한 것이다.그의 주먹에서 희미하게나마 거대한 웅사 한마리가 신기하게 보였다.쿵! 퍽!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거대한 힘이 주위의 물건들을 날아가게 하며 깨졌다."아... 너..."웅사 사황 기황현이 힘에 밀려 뒤로 날아가면서 몇 번이고 힘을 써서 겨우 멈출 수 있었다."헙...""이게 가능하다고?""어떻게..."놀라는 소리가 경매회장에서 들려왔다.이도현은 개의치 않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은데! 내 공격을 한 번 더 막아봐!"사왕 기황현이 화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오늘 그는 체면이 안 섰다.만약 오늘 체면을 되찾지 않는다면 그는 더 이상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다.이후에 어떻게 잘나든, 오늘 이 오점이 남는다면 다른 사람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분노에 들끓은 기황현이 말했다."죽어라."그는 최대한 힘을 모아 먼저 이도현을 향해 공격했다.만약 오늘 이도현을 죽이지 못한다면 그는 여생 동안 머리를 들고 다니기 힘들었다.결국은 처음부터 너무 나댄 원인이었다.아니면 이렇게까지 체면이 구겨지지 않았다.이번의 주먹은 전의 주먹보다 더 맹렬하고 강했다.주먹 한 방에 웅사의 소리와 함께 땅이 울리도록 공격해 왔다."쿵!"두 주먹이 또 한 번 부딪히며 천하를 멸할 수도 있는 힘을 냈다.그리고는 콰직하는 뼈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이 소리는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 낫다."허..."사왕 기황현이 소리를 내며
주 씨 어르신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슬픔에 잠긴 듯이 늙은 얼굴의 근육이 계속 경련을 일으키고 온몸을 떠는 모습은 마치 죽음을 맞이한 사람 같았다."이겼다! 주인님이 이겼다!"신영성존은 정신을 놓은 듯 말했다.그처럼 체면이 있는 큰 인물이 이 시각만큼은 몸이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너무 충격이었다."이거 변태 아니에요? 선배! 우리 스승님이 어떻게 이런 변태를 거둔 거에요? 이제 얼마나 됐다고 바로 괴물이 된 거에요? 8년이에요! 산에서 8년을 지냈다고요. 어떻게 수련했길래 이렇게 될 수 있는 거죠? 전 산에서 12년 동안 있었어요. 산에서 내려와 겨우 천급에 진입했다구요! 이거 완전 괴물 아니야!"연진이는 이도현의 강함에 놀랐다.그녀는 자기 후배가 얼마나 강한지 알았다.그러나 그녀는 이도현이 이 정도로 변태처럼 강한지 상상도 못 했다."하하! 확실히 괴물 같긴 해. 근데 이 선배가 알려주는데, 우리 후배는 실력이 이뿐만이 아니야. 전부가 아니라고."신연주가 이도현을 보며 미소 지었다."네? 이게 전부가 아니라 고요? 와! 이제 보니 스승님 11명 제자 중에 제가 제일 쓰레기네요. 저만 일반인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괴물이고 요물처럼 사람들이 아닌 거 아니에요?"연진이는 다른 선배들과 후배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사실 그녀의 재능은 보통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저 그녀의 재능은 무공 쪽에 있는 게 아니라, 인터넷 정보 쪽에 있었다.아니면 그녀가 어떻게 세계에서 유명한 분홍선자가 되었겠는가!모든 경매회장에 선배 두 사람이 소곤대는 소리만 있었다.그들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침묵하며 사왕 기황현을 보고 있었다.죽도록 고요한 이 회장에서 사왕 기황현의 손목에서 피가 떨어지는 소리와 모든 사람의 숨소리만 들렸다.기황현의 위엄있는 눈은 공격을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이도현을 노려보면서 한 번도 깜박이지 않았다.조금 있더니 그의 늙은 얼굴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이도현, 넌 지
기황현의 표정을 본 이도현이 담담히 말했다."나는 그저 맞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 그리고 내 이 두발이 이미 무도 경지에 진입했다는 것을 알려줄게. 그저 아직 조금만 차이가 있어."이도현이 말을 하고 기황현이 반응하기도 전에 뒷이어 말했다." 네가 물으려는 걸 답해줬어. 지금 너에게 기회를 주지. 떠나겠나, 아니면 죽겠나?!"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모두가 경악했지만,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전에 이도현이 이 말을 했을 때, 모두 그가 자만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그가 이 말을 했을 때, 이게 실력이라고 생각했고, 누구도 이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이도현이 강한 것을 모두가 똑똑히 지켜보았다.원래 사람들은 사왕 기황현이 두려워하고 걱정할 줄 알았다.그러나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것은 기황현이 이도현의 말을 듣고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크게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이도현, 나 기황현은 몇 년 동안 누굴 무서워한 적 없어. 네가 강하다만 진짜로 날 죽일 수 있을듯싶으냐?"사왕 기황현이 고개를 들어 크게 웃는데 그 기세가 갑자기 상승했다.이때의 기황현은 또다시 무수한 전투를 경험한 사왕으로 돌아왔다.이 기세는 보통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이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 무수한 전투를 경험하고 만군을 통솔하는 강자만이 가질 수 있는 기세였다."이도현, 무도의 경지가 도대체 무엇인지 오늘 나한테 한번 보여줘 봐."사왕 기황현이 말하면서 몸의 기를 모두 열었다.그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더 많은 기를 내보냈다.이 기세에 모두가 사왕 기황현이 다시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했다."후..."사왕 기황현의 소리와 함께 그의 주먹은 마치 한 마리의 용사처럼 위엄있고 패기가 넘쳤다.그러나 모두가 생사를 건 결투가 시작된다고 생각할 때, 갑자기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모두 멈춰라!""씨! 또 뭔데! 이번에는 또 누구야!""누가 이렇게 간이 커! 감히 지금 말하고, 지랄이야!"이 전투를 감상하려고 기다리던 사
아무 권력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염국의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니, 오민아는 이해가 안 됐다.그러나 오민아는 주 씨 어르신과 사왕 기황현의 태도로 다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사왕 기황현이 말했다."조 선생님. 염경에 있지 않고, 어찌 황도에 오셨습니까? 오셨으면 말씀하시지. 그럼, 마중이라도 갔을 텐데요!""아닙니다. 사왕님. 전 그저 황도에 와서 일 보러 왔을 뿐입니다. 어찌 감히 사왕님 더러 마중을 나오라 하겠습니까? 여기에 온 것은 명을 받고 말을 전하러 왔을 뿐입니다.""사왕님. 만약 다른 일이 없으시다면 빨리 본 근거지로 돌아가시지요. 계속 여기에 모여 있다가 큰일이 나면 안 좋을 것 같네요!"조 선생이 말했다.그는 무해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의 말을 들은 사왕 기황현의 낯이 창백해졌다.옆에 있던 주 씨 어르신의 몸도 떨리더니 두려운 눈빛으로 조 선생을 바라보았다.이제까지 조 선생은 계속 미소 짓고 있었다.주계상은 눈치 있게 바로 흔들리는 아버지를 부축하며 걱정스레 말했다."아버지?"주계상이 어르신을 부축하니 어르신이 무서움에 몸을 심각하게 떨자, 그도 덩달아 놀랬던 것이다.이때 낯빛이 창백한 사왕 기황현이 말했다."알겠습니다!"이 말로 사왕 기황현은 이도현을 보더니 바로 자기 사람들을 데리러 재빨리 현장을 떠났다.사왕 기황현이 떠나자 조 선생은 이도현을 바라보았다.마침 이도현도 이 신통한 조 선생을 관찰하던 참이었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조금 어색했다.이도현이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말했다."뭘 봐?"조 선생이 잠시 벙찌더니 다시 웃으며 말했다."아닙니다. 이 선생님께서 하던 거 계속하시죠!"말을 끝마치자, 조 선생은 더 이상 누구도 건드리지 않고 몸을 돌려 나갔다.조 선생의 행동은 또 모두를 벙찌게 했다.이건 무슨 뜻인가?이도현이 사왕 기황현을 죽일까 봐 두려운 것인가?그래서 기황현을 떠나라고 한 것인가?그리고 이도현 하던 걸 계속하라니, 죽든 살든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건가?아니면 사왕 기황현
두 사람은 여인들이 놀라 피하는 와중에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 앞에 도착했다.결계 바깥에는 거대한 석문이 서 있었고 문 앞에는 몇 채의 집이 늘어서 있었다. 집 안에서는 강대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 기운의 위압감에 사내는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얼굴이 새파래져 있었다.“아버지... 여기... 여기가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입니다! 이 집 안에 있는 강자들은 모두 성역의 주요 세력에서 파견된 수호자들입니다. 그들은 성역에 들어가려는 자들을 막는 자들이죠!”“말하자면 정말 흉악한 놈들이라니까요. 성역이 뭐 자기들 집 마당도 아닌데, 왜 우리를 못 들어가게 하죠? 정말 열 받아!”“수백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여기까지 왔다가 막혔는지 몰라요. 처음에는 그냥 돌아가라고 권고만 하지만 만약 듣지 않고 억지로 들어가려고 한다면... 저들은 가차 없이 처리해 버립니다!”“그래서 많은 고수가 성역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 관문에서 목숨을 잃었죠!”“그러다 보니 점차 성역에 가려는 사람들도 줄어들었고요. 모두 들어가고 싶어 하지만 목숨을 내놓을 용기가 없는 거죠!”사내는 설명을 마치며 석문 양옆의 집들을 경계하는 눈치로 조심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아버지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버지는 대진제국과 현천문에서 초대한 귀빈이시니 그들이 감히 막을 수 없을 거예요!”“아버지,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가서 말씀드리고 오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부자가 바로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사내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더니 아첨하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버지 라느니 우리 부자라느니 참으로 효성스러운 호칭이었지만, 이를 들은 이도현은 어이가 없어 치가 떨렸다.갑자기 자기보다 나이가 더 많은 아들이 생기다니... 그 누구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멘붕이 올 게 뻔했다.그는 문지해가 최고로 뻔뻔한 줄 알았는데 이제야 세상에는 더한 놈들이 널렸다는 걸 깨달았다.하지만 이 아들은... 정말 인정할 수가 없었다!“그만 하라니까요!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다시 ‘아버지’라고
“말해봐요...”이도현은 거의 울부짖듯이 내뱉었다.‘저놈이 결계를 열어줄 유일한 희망이 아니었으면, 당장 한 대 후려쳐서 저 자식을 골로 보냈을 텐데!’‘역겨워도 너무너무 역겨워!’“동생, 진정하게! 말할게, 이제 쑥스러움이고 뭐고 다 버리고 말할게! 사실은... 성역에 갈 때 나도 데려가 줄 수 있나?”“제발! 부탁하네! 난 평생 성역에 가보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결계를 지키는 고수들을 이길 수 없어서 들어갈 수가 없어”“동생이 초대로 받고 간다고 했으니 나를 데리고 가주게! 그렇게만 한다면 이제 내가 자네를 형님으로... 아니, 아버지로 모시겠네!”사내는 감동에 젖은 듯 눈물을 글썽이며 무릎까지 꿇을 기세였다.“그게 다 인가요...”이도현의 떨리는 입으로 물었다.“네! 이게 다입니다. 아버지! 부디 데려가 주십시오.”사내는 정말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이제 아예 ‘아버지’ 라고 부르고 있었다.“이 정도로 그냥 말을 하면 될걸. 뭘 사내가 처녀처럼 수줍어할 것까지 있나요? 아휴, 진짜!”“그리고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요! 당신 같은 자식을 두었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였을 테니까요! 사내가 되어서 쑥스러워하기나 하고. 나 참.”이도현은 정말 화가 날 대로 났다. 평생 남자한테 이렇게까지 열받아 보는 건 처음이었다.“알겠습니다, 아버지...”“닥치라고요! 한 번만 더 그렇게 부르면 내 주먹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이도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알겠네. 알겠네. 아버지라 부르지 않을 테니 화내지 마시오.”덩치 큰 사내는 아첨하듯 웃으며 그 표정은 효자라도 부끄러울 정도로 아부를 떨고 있었다.“됐어요! 나와 함께 성역에 가려면 지금 당장 결계로 길을 안내해요. 한마디만 더 하면 진짜 죽여버릴 거니까…”이도현은 미리 경고했다. 이 자식이 또 같은 짓을 반복할까 봐 걱정이었다. 그때는 진짜로 참지 않을 생각이었다.“네, 아버지... 당장 모시고 가겠습니다... 이쪽으로, 아버지...”결국 이도현이 ‘아버지’가 된 것은 기정
사내는 이도현의 말을 듣고 싸늘하던 눈빛이 다시 한번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이전보다 더욱 뜨거워졌다.그 눈빛은 이도현이 옷을 벗은 연진이 선배를 바라볼 때보다도 더욱더 열정적이었고, 노골적인 소유욕이 담긴 시선은 이도현의 마음을 다시 한번 두렵게 만들었다.“형님.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이도현은 진심으로 걱정이 되었다.“아니, 동생! 자네 진짜 대진제국과 현천문에서 초대한 귀빈이야?”사내는 이도현을 안아줄 듯이 다가왔다.“형님, 침착하세요! 이상한 짓 하지 마시고요. 저 무술 할 줄 알아요...”이도현이 경고하며 말했다“이상한 짓이라니, 절대 아니야! 내가 동생한테 그럴 리가 있겠어? 대진제국과 현천문의 귀빈인데!”사내가 말했다.“정말 그런 거예요?”이도현은 사기를 당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그럼, 그렇고말고! 동생, 자네 진짜 대진제국의 귀빈이 맞아?”사내가 다시 확인했다.“그만 물어보시고, 성역으로 들어가는 결계를 아시는지 말씀해 주세요!”이도현은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이렇게 큰 덩치의 사내가 어째서 이렇게 답답하게 구는지... 여자처럼 우물쭈물하기만 하고 전혀 시원스럽지 않았다.“알아! 내가 아니까 내가 데려다줄게!”사내는 극진한 친절함을 보였다.“그럼 정말 감사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이도현이 깊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헤헤! 뭘 이 정도 가지고. 부탁이라고 할 것도 없어. 동생을 도와줄 수 있다면 내 영광이지!”사내는 아부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이도현은 그의 표정을 보자마자 분명히 속으로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라고 직감했다.“그런데... 말이야 내 부탁 하나를 들어줬으면 해! 동생이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 제발이야!”사내의 얼굴에는 더욱 아양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무슨 부탁인데요?”이도현은 입을 비쭉거렸다. 역시나 이런 전개가 나올 줄 알았다.“그... 그게... 말하기가 좀 쑥스럽네?”사내는 의외로 수줍어하기 시작했다.“아... 진짜...”사내가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자 이도현은 정말
매우 짜증이 나 있던 사내는 금기어라도 들은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도현에게 물었다.“성역으로 가는 결계요.”이도현이 어리둥절한 채 말했다.‘성역이 뭐 금지구역도 아니고. 물어보면 어때서... 왜 이렇게 호들갑이지?’이도현이 속으로 투덜대고 있을 때, 그 사내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이도현의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상하좌우로 그를 샅샅이 살폈다.마치 신기한 동물을 보듯 눈빛에는 신기함, 놀라움과 불가사의가 가득했다.이도현은 사내의 시선에 말문이 막히고 당황스러웠다.‘젠장. 남자를 뭘 그렇게 신기하게 훑어보는지. 설령 여자였다 해도 이렇게 쳐다보면 안 되지. 설마 변태인 거 아냐?’이도현은 머릿속에 역겨운 장면들이 떠올라 점점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가까스로 참았다.“동생, 실례지만 한 가지 묻겠네. 자네는 성역의 어느 문파에서 선택받은 제자인가?”사내는 아주 열정적인 눈빛으로 이도현에게 물었다.특히 동생이라는 호칭을 아주 부드럽게 얘기했다.하지만 180cm의 건장한 체격에 근육이 가득한 사내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다른 남자를 동생이라고 부르는 것은 참말로 소름 돋는 일이었다.소심한 남자였다면 이미 이 말에 등골이 오싹했을 것이다.“아니에요.”이도현은 본능적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그 사내와 거리를 두었다.그도 무서웠다.눈앞의 사내가 갑자기 안길까 봐 몹시 두려웠고 뽀뽀라도 당하면 이도현은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그는 상상만 해도 역겨웠다.“아니라고? 그럼... 어느 왕조에서 부른 사람인가?”사내는 여전히 열정 가득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게다가 말하면서 계속 몸을 이도현 쪽으로 기울였다. 이도현은 마음속으로 움찔했다.“그것도 아니에요.”이도현이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그것도 아니라고? 그럼 혹시 성역에 있는 어느 강자의 제자인가?”사내는 체념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아니에요.”“그것도 아니야? 어느 큰 문파의 제자도 아니고, 어느 왕조에서 부른 사람도 아니고, 어느 강자의 제자도 아닌데
무도성은 오대준이 말한 대로 아주 오래된 성이었다. 누가 지은 것이고 언제 지어졌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마치 늘 이곳에 있은 듯했다.무도성은 대부분이 성역의 큰 세력에 의해 나누어져 있었고 동서남북 방향마다 강대한 세력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들은 무도성 안에 거대한 상업 타운을 만들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모두 이곳에서 등가의 물건으로 거래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것들은 이도현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성역에만 관심을 가졌다. 만약 무도성 사람들이 그를 성역으로 무사히 들여보내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도현은 검을 뽑아서라도 들어갈 생각이었다.그는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표묘신공을 써서 앞으로 나아갔다.세속계에서 표묘신공을 사용하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고무계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무계에는 무사들만 있고 심지어 하늘을 짧게나마 날 수 있는 강자도 있었다. 단지 이도현처럼 강한 사람이 없을 뿐이었다.약 두 시간 후, 이도현은 거대한 성벽 앞에 도착했다. 성벽은 수십 미터에 달할 정도로 웅장했고, 성문의 위쪽 중앙에는 ‘무도성'이라는 세 글자가 철화은구체로 쓰여 있었다.이 세 글자만으로도 사람에게 아주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 필체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흘러나왔으며 이는 확실히 높은 경지에 이른 고수가 남긴 흔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이게 바로 무도성인가 본데 역시 남다르군. 성문마저 심상찮은 분위기를 풍기다니. 이 세 글자의 필체를 보아하니... 회도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저 정도의 수준이 나올 수 없어.’이도현은 혼자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성문 쪽으로 걸어갔다.성문 앞에는 보초가 없었고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중 평범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무도성 안으로 들어가자 눈앞에는 온갖 상점들이 줄지어 있었고, 길 양쪽의 점포들도 매우 북적거렸다.만약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강한 내공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면, 이도현은 자신이 세속계의 번화한 거리에 들어선 줄 알았
누가 문주가 됐든 다 형편없을 것이었다.“주인님, 분부하십시오. 제가 꼭 잘해내겠습니다.”오대준은 시름 놓고 재빨리 대답했다.“나는 성역으로 가려고 한다. 그곳이 어디 있는지, 어떻게 가는지, 그리고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인지 아느냐?”이도현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성역이요? 주인님, 성역에 가십니까?”오대준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라. 성역으로 가는 길을 아느냐? 모르냐? 내가 왜 성역에 가려는지는 묻지 말고.”이도현의 차가운 말투에 오대준은 깜짝 놀라 바로 대답했다.“죄송합니다. 주인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성역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그는 서둘러 아는 정보를 털어놓기 시작했다.“성역은 고무계와 독립된 공간입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곳의 크기는 고무계 전체보다도 크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전혀 다른 세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성역 안에는 영기가 차고 넘치며, 수련 자원도 풍부한 데다가 안에서 나온 사람은 하나같이 엄청난 실력을 지녔고 심지어 무도의 경지를 넘어선 자도 있다고 합니다.”“고금동서, 고무계의 모든 무사가 성역에 들어가려 애썼지만 성공한 자가 극히 드뭅니다. 오직 성역의 강자에게 선택당한 천재들, 혹은 특정 종파의 눈에 들어 제자가 된 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내공이 어느 정도에 도달해 무도성을 통과하여 성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오대준은 숨 쉴 틈조차 없이 말을 이어갔다. 사실 이도현은 단순히 성역의 위치만 물었을 뿐인데, 오대준은 성역의 특성과 입성 조건을 설명하기 시작했다.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짜증이 치솟아 오대현을 죽이고 싶었다.“무도성이 어디에 있는지나 말해. 성역에 들어가려면 꼭 무도성을 통과해야 하는 거냐?”이도현이 화를 억누르며 물었다.“네.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가 무도성에만 있습니다.”오대준이 단호하게 대답했다.“그럼 무도성은 어디에 있는데?”“성역 동남쪽에 큰 성이
“사람을 죽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너에게 이렇게 오랜 시간을 줬건만 아직 귀령문도 통합하지 못한 거야? 그러고도 귀령문의 문주가 되겠다고? 참 우습구나. 네가 쓸모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지금 보니 아무 소용이 없구나.”오대준이 사람을 데리고 말 안 듣는 제자들을 처리하려고 할 때 귀령문 밖에서 경멸에 찬 목소리가 전해졌다.“누구냐? 어디 감히?”오대준이 분노하며 소리쳤다.하지만 들어오는 사람을 본 순간 그는 완전히 굳어버렸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급히 일어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들어온 사람은 그에게 있어서 악마이자 악몽이었다. 그는 이 사람만 생각하면 깊은 두려움에 떨었고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이 사람에 대한 악몽을 꾸며 공포에 떨다가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그 사람은 바로 악마 같은 존재, 이도현이었다.그리고 지금은 그의 주인이자 그를 누르는 사람이기도 했다.“주... 주인님... 어... 어떻게 오셨습니까?”오대준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왜? 내가 오면 안 돼? 전에 너를 살려뒀던 건 네가 어느 정도 쓸모 있을 줄 알아서였어. 그런데 참 쓸모없는 놈이구나.”이도현이 경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주... 주인님... 아닙니다... 저는 큰 노력을 들였고... 이미 귀령문의 절반 이상을 통합했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 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모두 전임 문주의 측근입니다. 이 사람들의 내공이 괜찮아서 아직 죽이지 않고 설득해서 주인님께 효력하고 싶었습니다. 저의 깊은 뜻을 헤아려 주십시오. 주인님.”오대준은 변명하면서 땅에 계속 머리를 부딪쳤다. 그야말로 겁쟁이가 따로 없었다.“흥. 그게 무능한 거지. 변명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 이 정도 일도 못 하면서 귀령문의 문주가 되겠다고 하기는.”이도현이 비아냥거렸다.하지만 그는 단지 경멸할 뿐 귀령문의 일에 조금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아... 아닙니다, 주인님. 제가... 제가 귀령문을 잘 다스릴 수 있습니다. 기회를 한 번만 더 주
오대준은 원래 종파를 통합해 귀령문을 다시 강대하게 만든 후 이도현의 통제에서 벗어나 제일 강력한 문주가 되길 바랐다.하지만 제자들이 그의 뜻에 전혀 따르지 않았다. 만약 그가 당시 이도현 앞에서 그렇게 비굴하게 굴지 않았더라면, 무릎을 꿇고 싹싹 빌지 않았다면, 제자들이 지금 그와 함께 귀령문을 재건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때 오대준의 행동은 제자들을 너무 실망시켰다. 그는 살기 위해 개같이 구걸했고 귀령문의 존엄을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이는 귀령문 모든 사람의 존엄을 짓밟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하여 그 뒤로부터 귀령문 사람들은 오대준을 마음속 깊이 경멸했다.그들은 비겁하고 나약한 오대준을 문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문주 될 자격이 없었다.그들이 보기에는, 설령 귀령문이 이도현의 손에 의해 멸망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당당히 맞서 싸웠다면 조상들을 볼 면목 정도는 있었다.이렇게 비참하게 살아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귀령문이 멸망하는 게 나았다.현재 귀령문의 대리 문주인 오대준은 문주의 자리에 앉아 얼굴을 찌푸린 채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이 사람들도 오대준과 같은 부류였다. 다들 죽는 것보다 비참하게 사는 게 낫고, 무엇보다 목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그들은 살아있어야 희망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었다. 죽으면 아무리 좋은 것도 자기와 상관없기에 늘 존엄과 체면보다 목숨이 더 중요했다.오대준은 얼굴을 찌푸리며 아래쪽 사람들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저놈들이 아직도 말을 듣지 않는가?”“네, 문주님. 태도가 여전합니다. 뜻을 따르려 하지도 않고 문주님을 인정하지도 않습니다...”한 제자가 말했다.“흥. 주제넘은 놈들. 내가 정말 저들을 죽이지 못할 것 같아? 이 정도 봐줬으면 감사한 줄 알아야지. 만약 계속 말을 듣지 않는다면 저들을 지옥으로 보내고 말 거야.”오대준은 잔뜩 화난 얼굴로 이를 갈며 말했다.“문주님, 제 생각에는 진작에 저들을 처리했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잘난 척하는 놈들입니
“뭐하시는 거예요? 선배들... 갑자기 왜 이러세요? 어서 일어나요...”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이도현은 재빨리 옆으로 비켜서며 말했다.“장문님, 잘 다녀오십시오.”윤선아 등 네 명이 동시에 말했다.“어...”이도현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선배들, 왜 이러세요? 제가 이런 거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요. 저는 언제나 선배들의 막내 후배예요. 자꾸 이러시면 앞으로 선배들의 얼굴을 못 보겠어요.”이도현은 이렇게 격식 갖추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는 선배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심지어 그중 두 명이 그의 마누라였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앞에 무릎을 꿇으니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후배, 지켜야 할 예법은 그래도 지켜야 해. 저 세 사람은 오늘 너에게 처음으로 절하는 거야. 이번 한 번만은 받아줘. 앞으로는 예전처럼 편하게 대할게. 우리 태허산은 원래 예법을 크게 차리지 않지만 그래도 지켜야 할 건 지켜야 하는 거야. 이번 한 번만 하고 다시는 이러지 않을게.”윤선아가 말했다.“알겠어요. 어서 일어나요. 딱 이번 한 번만이에요. 다시는 이러지 마세요. 전 이런 예법이 너무 싫고 선배들이 저에게 무릎 꿇는 건 더더욱 싫어요. 어서 일어나요, 선배들.”이도현은 앞으로 나서서 선배들을 일일이 부축했다.그러고는 선배들의 아쉬운 눈빛을 받으며 그 자리를 떠났다.기화영은 진작에 비행기를 준비해 두었고 이도현을 태허산 근처까지 데려다주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이도현은 태허산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고무계로 통하는 결계로 향했다.그는 능수능란하게 결계를 통과하여 고무계로 들어갔다.고무계도 낯설지 않았다. 지금 이도현이 위치한 곳이 바로 공작제국의 땅이었다. 지난번 자미각에서 다들 무사히 빠져나와 별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넷째 황자인 진정이 여섯째 선배를 잡아갈 줄이야.그리고 현천문의 젊은 문주를 죽이니 그 대가로 그의 여자를 잡아갔다. 큰 문벌에서 이런 치사하고 비열한 행동을 하다니, 정말 꼴불견이었다.제대로 된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니까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