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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주차장에서 육하경은 좀 미안한 듯이 도아린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도아린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맑고 깨끗한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난 그가 찾아왔으면 해요.”

육하경은 도아린의 단호한 눈빛을 보고 말을 멈칫했다.

“지난번에 말해주기로 한 건 이제 얘기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그는 진범준 부부가 도아린과 친자 확인을 하려 한다는 것을 예상하고 검사 결과까지 확인했지만, 혈액형조차 일치하지 않았다.

“말할 필요 없으면 안 하셔도 돼요. 천사 보육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도아린은 보육원 폐쇄의 진상에 더 관심이 있었다.

육민재에게 들은 바로는 영업정지 상태였고 보육원 리모델링은 잠정 중단되었지만 율이에 대한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어제 율이 보러 갔었는데 아린 씨를 보고 싶어 하더라고요.”

“저도 율이를 보러 갈 생각이었어요.”

“그럼 같이 가요. 이따가 다시 데려다줄게요.”

...

뮤직 서바이벌 프로그램 이후 손보미는 배건후를 만나지 못했다.

전화를 걸면 그는 비행기를 막 탔거나 보안 검색 중이었다.

배건후가 연성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 그녀는 율이가 그를 보고 싶어 한다는 핑계로 병실로 불렀다.

손보미는 율이의 나이에 맞지 않는 조립 모형을 사서 포장을 뜯고 탁자 위에 펼쳐 놓았다.

“너무 어려워요.”

율이는 두 개의 부품을 들고 쩔쩔맸다.

보육원에서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어른들 일까지 도와야 했기에 이런 조립식 장난감은 본 적도 없었다.

손보미는 설명서를 보는 척하며 율이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훈남 아저씨한테 도와달라고 해 봐. 아저씨는 모형 조립을 엄청 잘하셔. 대학교 때 전국 1등도 했어.”

율이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아저씨 정말 멋지다!”

“당연하지. 아저씨는 월반도 하고 특례 입학도 한 연성대학교 수재야.”

“보미 언니랑 훈남 아저씨는 대학교에서 만났어요?”

손보미는 자신의 학력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내세울 만한 것이 못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허영심에 가득 차서 말했다.

“난 외국에서 공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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