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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도아린의 왕관은 심플하면서도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반면, 손보미의 왕관은 자잘한 다이아몬드가 빽빽하게 박혀 답답하고 옹졸해 보였다.

보석의 가치만 비교해도 손보미는 도아린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도아린은 백옥 같은 피부와 차가운 아우라로 마치 타고난 여왕처럼 왕관을 완벽하게 소화했지만 창백한 안색에 병약해 보이는 손보미는 마치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에 오른 첩실처럼 어색하기만 했다.

“어라?”

주변의 수군거림을 들은 도아린은 코웃음을 쳤다.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남자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무슨 뜻이야?”

“헤어핀이 같네요.”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우아하게 인사를 건넸다. 배건후는 그 말에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완전 다른데.”

사람들의 시선과 대화가 견디기 힘들었던 손보미는 결국 드레스 자락을 쥐어 잡으며 다가왔다.

“건후 씨... 아린 씨.”

배건후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은 마치 남보다도 못한 낯선 사람을 대하듯 차가웠다.

도아린은 비웃음을 머금고 그를 흘깃 보았다.

오스카상이라도 줘야 할 연기력이었다.

그의 연기는 오히려 손보미보다 잘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둘이 아는 사이가 아닌 줄 알 것이다.

그녀는 쓰레기 같은 남자와 여자에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곧 손보미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아린 씨, 여기 예비 장신구 세트가 있는데, 오늘 그쪽 드레스에 잘 어울릴 것 같아... 이걸로 바꿔 착용해 줄래?”

손보미는 장신구 상자를 도아린에게 건네며 말했다.

“내 작은 성의야. 전에 오해해서 미안했던 것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받아줘.”

그녀는 말하는 동안 시선을 도아린의 머리에 고정했다.

의도가 너무나 분명했다.

도아린은 가식적인 미소조차 짓지 않고 말했다.

“싫어.”

억울하다는 듯 눈썹을 찡그리는 손보미는 보는 사람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아린 씨, 오늘은 아린 씨가 주인공이니, 내가 손님인 걸 생각해서 조금 양보해 주면 안 될까...”

“보미 씨, 요구가 너무 지나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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