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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도아린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병상에 누워 있는 도지현을 바라보았다.

도지현은 그녀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렇다,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아린은 손을 뻗어 그의 눈앞에서 몇 번 흔들자 도지현의 눈동자도 그녀의 손을 따라 움직였다.

마침내 도지현은 입꼬리를 휘어 올리며 다시 한번 그녀를 불렀다.

“누나.”

도아린은 눈물이 예고 없이 쏟아졌다.

그녀는 입을 막으며 웃다가 울다가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사람처럼 굳어버렸다.

조이서는 의사를 불러 그녀를 옆으로 데려갔고 도아린은 마치 인형처럼 끌리는 대로 가만히 서 있었다.

“축하해요, 동생이 드디어 깨어났네요.”

주치의는 감격해서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축하를 건넸다.

“내일 백 교수님께서 근무인데 분명 기뻐할 거예요.”

“백 교수님, 너무 대단하신 거 아니에요? 3년 동안 고치지 못한 병을 일주일 만에 치료하다니?!”

의사는 주의 사항을 간단히 설명하고 떠났다.

도아린은 다시 병상 옆에 앉아 도지현의 손을 잡은 채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았지만 애써 삼켜버렸다.

도지현은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누나, 고마워.”

“바보야, 누나한테 뭘.”

도아린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옆에 있던 조이서도 함께 눈물을 훔쳤다.

3년 동안, 도지현은 영양제로 연명하며 피부 역시 창백하다 못해 혈색이라고 찾아볼 수 없었고 뼈만 남은 듯했다.

그는 조금 배가 고팠지만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조이서는 안혜진에게 전화를 걸어 죽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도아린은 지난 3년 동안 도씨 가문과 자신의 상황을 도지현에게 간략히 설명했다. 특히 도정국이 건물을 도유준에게 주려 한다고 말했을 때 도지현은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지현아, 그때 어떻게 계단에서 떨어지게 된 거야?”

“누나, 나 믿어?”

도아린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믿지.”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말은 믿어?”

도아린은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절대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정말로 자신이 동생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줘서 그렇게 된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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