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92화

‘괜히 물어봤네. 이미 물어본 걸 취소할 수도 없고.”

우정윤이 라이브 방송에서 산 얼룩 제거제를 가져오자 배건후는 이미 검은 얼굴 인형을 책상에 올려놨다.

그 인형은 도아린과 약간 비슷하게 생겼는데 노란색 후드와 검은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얼굴과 다리 색이 많이 차이 나는 것도 특징이었다.

우정윤은 사용법을 배건후에게 보여줬다.

배건후는 심각한 얼굴로 얼룩 제거제를 잡은 채 마치 억 단위의 계약서에 서명하려는 것처럼 진지했다.

인형 얼굴을 한참 바라본 끝에 드디어 한 방울 짜냈다. 순간 투명한 액체가 인형 얼굴 위로 떨어졌다.

배건후가 브러시를 들기도 전에 인형은 이미 그 액체를 흡수해버렸다.

“...”

“제가 해보겠습니다.”

우정윤이 다시 액체를 짜내고 배건후가 바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두 쌍의 눈이 빤히 테이블 위 인형을 주시했다.

인형 얼굴의 커피 얼룩은 지워졌지만 원래 피부색도 함께 벗겨져서 마치 백반증이 걸린 것마냥 얼룩덜룩해졌다.

“보너스 깎일 줄 알아.”

‘리뷰 남기고 항의해야지.’

회사를 나서던 배건후는 갑작스러운 두통을 느꼈다. 우정윤은 과로 때문일 거라며 며칠 휴가 내기를 권했다.

가던 중 배건후는 머리가 찌르는 듯한 통증에 병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각종 검사를 마친 뒤 두통은 가라앉았지만 아무런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의사는 신경성 두통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통증이 다시 찾아오면 바로 검사받으라고 권했다.

우정윤이 사모님한테 알리려고 하자 배건후는 거절했다.

그는 밤새 두통이 없었고 다음 날 오후, 회의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오라는 아버지의 연락을 받았다.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배석준과 남궁유민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자, 가면서 설명하마.”

두 사람은 배건후의 차에 올랐다.

배석준과 배지유가 함께 쇼핑하던 중 경찰이 배지유를 찾아와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딸이 걱정되는 마음에 함께 갔지만 경찰서에 들어서자마자 배지유는 다시 나올 수 없게 되었다.

배석준은 헛웃음을 지으며 눈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