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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도아린은 말을 마치고 다시 고개를 숙여 타자하기 시작했다.

배건후는 주머니에 넣은 손가락을 움켜쥔 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제 돌아가서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또?’

도아린은 메시지를 전송하고 나서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그녀의 표정은 덤덤하다 못해 거리가 느껴졌다.

도아린은 입꼬리를 살짝 휘어 올리며 말했다.

“이미 알고 있잖아.”

그녀에게 묻는다는 건 이미 답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

배건후는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차 안에서부터 화가 잔뜩 난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가 지유를 애지중지하시는 거 너도 알잖아? 며칠만 사이좋게 지내.”

“그건 네 가문의 일이야.”

배건후는 눈썹을 찌푸린 채 반박하려 했지만 남궁유민이 다가오더니 그를 데려갔다.

“개나 소나 감히 내 딸과 엮이려고 하다니! 지유야, 울지 마라. 네가 울면 아빠는 가슴이 아프단다. 남궁 변호사도 왔으니 곧 나갈 수 있을 거야. 아빠가 반드시 해결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하지만 오빠가...”

“감히 남의 편을 들었다간 아예 직책을 빼앗아버릴 거야.”

배건후는 들어서자마자 그 한마디를 들었다.

그는 분노로 이마에 핏대를 세운 채 눈가에 눈물이 고인 아버지를 지나 울면서 자신을 쳐다보지도 못하는 배지유에게 시선을 옮겼다.

남궁유민은 배건후에게 의자를 빼주었다.

“말해봐, 이번엔 또 무슨 짓을 저질렀는데?”

배건후가 자리에 앉았다.

“오빠...”

배지유는 순간 울음을 터뜨렸다.

배석준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 이게 무슨 태도냐, 지유가 무슨 짓을 했겠어? 우리 지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도아린이 마음대로 엮어대는 거야!”

배건후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손가락을 두드리며 울고 있는 배지유를 빤히 바라봤다.

배석준은 못 참겠다는 듯이 말했다.

“동생이 울고 있는데 오빠라는 게 그냥 보고만 있니?”

“방우진이 다시 체포되었습니다.”

남궁유민이 설명했다.

“살인 미수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순간 배건후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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