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0화

손보미는 불안한 마음으로 배건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배건후가 도아린과 함께 다정하게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그녀는 놀라서 표정이 일그러졌다.

주현정의 생일이니 도아린이 오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배건후는 그녀의 신분을 인정한 적이 없었기에 아마 구석에서 일을 돕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배건후와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손보미는 기껏해야 배건후의 팔짱을 끼는 정도였지만 배건후는 도아린을 품에 안고 손님들에게 인사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듯했다.

상류층에는 남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까 손보미를 본 사람들은 그녀와 배건후의 관계를 궁금해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주현정이 성대한 생일 파티를 여는 이유가 두 사람의 결혼을 발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배건후는 다른 여자를 끌어안고 당당하게 등장했다.

사람들의 시선은 손보미와 도아린을 오가며 두 사람을 유심히 살폈다. 손보미는 긴장한 채 와인 잔을 움켜쥐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그녀가 배건후의 부인이 되면 잘 봐달라고 인사까지 했다. 그런데 이젠 그들을 어떻게 마주 한단 말인가.

바로 그때, 누군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배 대표님.”

그는 공손하게 악수를 청하며 도아린을 흘끗 쳐다보았다.

“이분은...”

배건후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주현정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도아린의 손을 잡았다.

주변 사람들이 다 궁금해하는 걸 보며 그녀는 큰 소리로 말했다.

“제 며느리 도아린이에요.”

시끌벅적하던 연회장은 순간 조용해졌고 멀리서 들려오는 바이올린 소리만이 우아하게 울려 퍼졌다.

사모님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배 대표님이 결혼하셨다고요?”

“초대장 받으셨어요? 저는 못 받았는데...”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져갔다. 손보미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 애썼지만, 날카로운 시선들이 그녀를 따갑게 찔렀다.

그녀는 오늘 몰래 이곳에 온 것을 후회했다.

주현정은 손을 들어 분위기를 진정시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