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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도아린은 화를 내지도 않고 소파에 앉은 채 도우미가 건네준 차를 받았다.

“너, 어머님한테 뭐 선물했어?”

“나...”

배지유는 눈을 피하며 말했다.

“난 엄마의 친딸이고 내 사랑이 가장 좋은 선물이야, 너랑 비교할 수 없지.”

도아린은 피식 웃더니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입을 열었다.

“그럼 난 너랑 비교할 수 없는데 보미 씨는 나랑 비교할 수 있다는 말이야?”

배지유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사실 배지유는 원래 주현정에게 선물하려고 했지만 주현정은 가족끼리 굳이 겉치레할 필요가 없다며 그저 엄마 말을 잘 듣는 게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했다.

배지유도 주현정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 가운데 자기가 준 게 없다는 걸 과연 누가 알까?

그런데 도아린이 그걸 콕 집어냈다.

배지유는 배석준에게 기대며 일부러 말했다.

“아빠, 아린 언니가 아빠가 귀국한 걸 몰라서 따로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고 하던데요.”

“그 애 선물은 필요 없다.”

주현정은 귤을 탁자 위에 던지며 약간 화가 난 듯했다.

배석준은 딸의 서운한 표정을 보더니 분위기를 풀려고 먼저 입을 열었다.

“그 애가 주겠다면 받으면 되지, 별로면 그냥 놔두면 되잖아. 그래도 우리 지유 친구인데 너무 각박하게 굴지 말자. 그 애 입장이 난처할 거야.”

“당신이 그 애 선물을 받으면 난 평생 당신이랑 해외 안 나갈 거야!”

주현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갔다.

“아빠...”

배지유는 입술을 삐죽이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배석준은 딸을 안심시키고 아내를 따라갔다.

주현정은 등을 돌리고 침대에 누워 있었다.

“누구 선물이든 무턱대고 다 받는 거야? 당신 오늘 연회에서 진씨 가문의 태도를 못 봤어?”

그 말을 듣자 배석준도 기분이 나빠졌다.

“아무리 진씨 가문이 해남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우리가 그들의 눈치까지 봐야 하냐고?”

주현정은 몸을 돌리더니 일어나 앉았다.

“당신이 정말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외국 문화에 물들어 버렸는지 모르겠는데, 진씨 가문이랑 정약결혼을 맺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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