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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작가: 온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05:55
도아린은 손가락을 오므리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건후도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며 두 사람은 마치 서로 영원히 말을 섞지 않을 사람들처럼 병실 앞에 도착했다.

배건후는 냉랭한 얼굴로 팔꿈치를 굽혔고 도아린은 자연스럽게 그의 팔짱을 끼었다.

“한 모금 마셔봐. 엄마가 방금 끓인 닭고기탕이야.”

황은숙은 떨리는 손으로 숟가락을 그의 입가에 가져갔다.

“엄마, 제가 할게요.”

육하경은 그릇을 받아들고 물었다.

“제 옷은 어디 있죠?”

병실 문이 열리며 낮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깨어났네.”

두 사람이 팔짱을 낀 모습을 보자 육하경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응.”

그는 다시 황은숙을 향해 물었다.

“엄마, 제 옷은요?”

“네 옷은 세탁하러 보냈어. 그런데 향낭이 찢어져서 네 아버지가 불길하다고 해서 버렸어.”

이 말에 육하경이 불쾌하다는 듯한 태도를 잠시 내비쳤다.

그는 잠시 침묵한 후 물었다.

“제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은요?”

“여기 있어.”

황은숙은 급히 침대 옆 서랍을 열어 핸드폰 두 개를 꺼냈다.

육하경은 몸을 돌려 그중 하나를 집어 들고 도아린을 바라보았다.

“이 핸드폰 아린 씨 것 맞아요?”

“맞아요. 내 거예요.”

도아린은 배건후의 팔을 놓고 다가가 핸드폰을 받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정말 찾았네요? 이 안에 중요한 게 많거든요.”

점차 눈빛이 밝아지더니 육하경은 그릇을 옆에 두고 담담하게 말했다.

“휴지통에서 주웠어요. 근데 내가 이미 닦아놔서 괜찮을 거예요.”

말을 마친 후 그는 문가에 서서 얼굴이 어두워진 배건후를 바라보았다.

“아린 씨가 감금되었던 휴게실 밖 휴지통에서요.”

배건후는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차분하게 물었다.

“그래서 네가 계단을 이용한 이유가 핸드폰 때문이였다는 거지?”

“응. 나를 때린 사람은...”

쾅!

갑자기 병실 문이 세게 열리더니 한 남자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왔다. 그의 눈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

도아린은 그를 무심하게 한 번 쳐다봤다.

“왜 그래?”

육하경이 비꼬듯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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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 대표님, 죄송합니다. 이쪽에 약간 문제가 생겨서요. 저녁에 직접 두 분께 설명하겠습니다.”육하경은 도아린을 바라보며 잠시 멍해지다가 이내 눈빛이 밝아졌다.“마침 여기에 있습니다...”곧 육하경은 핸드폰을 도아린에게 건네며 말했다.“사모님께서 아린 씨랑 얘기하고 싶다네요.”도아린은 의아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받아들었다.그러던 와중 그녀의 손이 육하경의 손을 무심코 스치자 육하경은 손가락을 살짝 오므렸다.“안녕하세요. 도아린입니다. 그냥 아린 씨라고 부르셔도 돼요... 네, 알겠습니다.”이내 도아린은 핸드폰을 돌려주며 무심하게 말했다.“저녁에 같이 가죠.”“은혜라도 갚으려는 건가? 그럼 내가 지유한테 전화할게요.”성대호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지만 육하경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사모님이 보고 싶어 하시는 사람은 아린 씨야.”그러자 성대호는 분노가 서려 있는 눈으로 도아린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린 씨... 설마 진 대표님께 뭐라고 말했어요?”도아린이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성대호는 그녀가 묵인하는 줄 알고 말했다.“지유는 아린 씨의 공을 가로채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아린 씨가 먼저 응급처치를 했다는 걸 알고는 바로 카드를 돌려줬어요. 그런데 지금 아린 씨는 지유의 노력을 전부 부정하네요?”“무슨 카드?”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배건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성대호는 잠시 멈칫하다가 비웃듯이 말했다.“진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구해준 지유에게 감사의 뜻으로 준 블랙 카드 말이야.”배건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진범준은 그들의 면전에서 도아린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었다.그러자 도아린은 잃어버린 딸을 끝까지 찾아달라고 요청했었다.배지유는 119에 전화를 한 것만으로도 모든 사람에게 자랑하며 자신의 선행을 알리려고 한 반면, 도아린은 조용하고 겸손했다.진범준이 의문을 품고 육하경이 증인이 되지 않았다면 배지유는 아마도 인정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제야 배건후는 자신의 곁에 있던 도아린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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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 번의 거절   제17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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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 번의 거절   제173화

    “난 먼저 갈게요. 저녁엔 혼자 병원에 갈 거예요.”도아린이 발걸음을 떼려 하자 배건후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멈춰 세웠다.“얼마를 원해?”“뭐라고요?”“점포, 원하는 보증금이 얼마냐고.”도아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당신 점포값이 얼마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굳이 알고 싶으면 마음대로 부를게요. 우선 20억만 줘 봐요.”배건후는 그녀의 손목을 꽉 쥐었다.“돈은 네 계좌로 보낼 테니까 아현 씨에게 드레스를 넘기라고 해.”이 말에 도아린은 미소를 지었다.“전 단지 일개 직원일 뿐이에요. 내가 어떻게 대표님한테 지시를 내려요?”“드레스 수선이 끝났다고 했잖아.”“그건 내가 건후 씨 속인 거예요. 문제를 만들어놓고 책임 회피하는 걸 누가 참아주겠어요?”배건후는 분노에 찬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도아린, 정말 역겹군!”그러자 도아린은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역겨우면서 왜 이렇게 꽉 잡아요?”배건후는 그녀를 거칠게 밀어내고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더니 깊게 한 모금 들이마셨다.하도 세게 잡은 탓에 빨갛게 자국이 남은 손목을 풀며 도아린은 병원으로 향하는 걸음을 재촉했다.당당하게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배건후는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얼마 뒤 택시에 타자마자 도아린은 20억이 입금되었다는 알림을 받았다.그녀는 냉소를 지었다.이 돈은 배건후가 보낸 것일 게 뻔했다.하지만 돈이 어디서 오든 이제는 그녀의 것이었다.배건후와 이혼할 때 재산을 분할받기는커녕 오히려 1000억 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 챙길 수 있을 때 챙기는 게 나았다.한편 손보미는 자신이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속이 쓰렸다.배건후가 도아린에게 압박을 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자신에게 보증금을 내라고 했기 때문이다.손보미는 배건후가 이를 보증금이라 했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그는 점포가 도아린 명의로 넘어가면 손보미에게 돈을 도로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손보미는 점포를 도아린에게 넘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이리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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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 번의 거절   제174화

    창문에 몸을 기대고 있던 사람도 깜짝 놀라더니 입안에 있던 껌을 뱉고는 문 쪽으로 걸어 들어왔다.“여기서 가게 여시게요?”방우진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말했다.배지유는 이 점포를 자신을 위해 준비했다고 했다.그가 경찰에 잡힌 상태라 절차는 미뤄두고 대신 임대를 내주어 정기적으로 임대료를 주겠다고 했다.하지만 배지유가 자신을 속일까 봐 걱정되어 방우진은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확인하러 나왔다.도유준은 도정국을 부축하며 경계의 눈빛으로 상대를 쳐다보며 물었다.“그쪽은 누구시죠?”방우진은 가게 안을 한 바퀴 돌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엠파이어 빌딩의 점포는 매우 비싼 임대료를 자랑하며 기본적으로 몇백만부터 시작한다.이런 황금 위치에 점포가 생긴다면 이제 더 이상 위험을 무릅쓰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남에게 이용당할 필요가 없었다.“여기서 뭘 팔 건데요?”방우진이 물었다.도유준은 그가 근처 상인이라 생각하고 도정국과 눈을 마주치더니 대답했다.“디저트 가게요.”“디저트 가게? 그걸로 임대료를 벌 수 있겠어요?”도유준은 당당하게 말했다.“디저트 가게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 우리 가게는 연성에서 손꼽히는 곳이고 해남에도 몇 개 분점이 있어요!”도유준은 도정국의 가게를 마치 자기 것인 양 자랑했다.방우진은 장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무엇을 팔든 상관없고 정기적으로 임대료만 낸다면 문제 될 게 없었다. 내지 못하면 다른 임차인을 찾으면 될 일이었고 말이다.“그럼 사업이 번창하길 바랄게요.”도유준은 그가 적대적이지 않음을 깨닫고 안도하며 물었다.“무슨 일을 하시나요?”“저요?”그러자 방우진은 자랑스럽게 말했다.“저는 임대료를 받는 사람입니다.”이 말에 도유준은 그를 엠파이어 빌딩 관리인으로 착각하여 미소를 지었다.배건후가 마련해준 점포는 어떤 비용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었으니 마치 빈손으로 이득을 챙기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그래서 그는 새로운 가게를 직접 관리하고 싶었고 돈이 자신의 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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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 번의 거절   제17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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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분명 자신은 배지유를 위해서 한 말인데 배건후가 냉랭한 표정으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을 줄은 말이다.‘새언니와의 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이겠군. 새언니가 계속 오빠의 귀에 뭘 속삭이니까...’성대호는 병실을 나와 위층 VIP 병실로 빠르게 향했다.하지만 배지유는 병실에 없었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혹시라도 배지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되어 주현정이 충격을 받을 것을 염려하지 않고 성대호는 그녀의 병실로 직행했다.1층 병실에서는 윤명희가 도아린을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도아린은 윤명희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사모님, 이제 제가 왔으니 하고 싶은 말을 바로 하셔도 괜찮습니다.”“아린 씨... 아린 씨도 알다시피 나한테는 한 살 때 잃어버린 딸이 있어요.”눈가가 붉어진 채로 윤명희는 도아린의 손을 잡았다.“지난 세월 동안 자주 꿈에서 그 아이를 봤어요.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으로 말입니다...”윤명희의 목소리는 차츰 떨리기 시작했다.그러자 진범준은 혹여 또 그녀의 마음의 병이 도질까 걱정되어 부드럽게 등을 두드려주었다.“천천히 말씀하세요. 괜찮아요.”도아린도 함께 달래자 윤명희는 점차 마음을 진정시켰다.“미안해요. 내가 아린 씨에 대해 조사했어서는 안 됐는데...”이 말에 순간적으로 거부감이 생긴 도아린이 손을 뿌리치려 하자 윤명희는 다급히 손을 더 꽉 잡았다.“미안해요. 아린 씨의 허락을 먼저 받았어야 했는데 내가...”이런 도아린의 반응을 보며 육하경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자신도 그녀의 배경에 대해 조사하려다 그만둔 전적이 있으니 말이다.도아린은 누군가 자신의 사생활을 들추는 것을 분명히 불편해했다. 아무리 높은 지위를 가진 이가 찾아와도 도아린은 굽히지 않았다.“배지유 씨가 아린 씨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남동생이 심한 병에 걸렸고 아버지의 사업도 아린 씨의 지원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근데 배지유 씨의 인품을 신뢰할 수 없어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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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아린은 변슬기를 데리고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배지유가 자신을 일부러 모욕하려고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이곳에 유명 스타들이 모여 있다는 걸 알게 됐다.스크린에서만 보던 유명인들을 실제로 보니 변슬기는 입을 다물지 못했고 두 눈으로는 전부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였다.그녀는 다소 어색하게 셔츠를 만지작거렸다.아버지가 친구를 만나러 가니 단정하게 차려입으라고 당부했지만, 변슬기는 또 소개팅 자리일 거로 생각하며 일부러 평소 입던 옷을 입고 왔다.그녀는 상대가 아버지의 돈이 아니라 자신의 평범한 모습을 좋아하길 바랐다.그러나 여기에서 음료를 나르는 여직원들조차 자신보다 더 격식 있게 차려입은 것을 보고 당황했다.“도 선생님, 저 이러고 있으니까 너무 볼품없는 거 아니에요?”도아린은 그녀의 셔츠 뒷면에 약간의 땀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제가 여분의 드레스를 준비해 놨어요. 갈아입어도 좋아요.”변슬기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일단 아빠 친구를 만나고 나서 생각할게요.”멀리서 변우빈이 그녀를 보고 약간의 타박 섞인 눈빛을 보였지만, 곧 미안하다는 듯 설명했다.“우리 딸은 성격이 참 고집스러워.”그는 변슬기에게 손짓했고 딸이 곁에 앉자 말했다.“내가 단정하게 입고 오라고 했잖아. 그런데 일하는 옷을 입고 오면 어떡하니.”변슬기는 당황스러워 목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들었는데, 그 순간 주현정이 보이자 긴장한 표정으로 도아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큰일 났다!’문 앞에서 배지유와 다툰 것도 모자라 이번엔 배지유의 엄마까지 만나게 됐다.지난번처럼 자신에게 온화하게 대해줄 리가 없을 것이다.“...네 딸이구나?”주현정은 마치 이해했다는 듯 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지난번에 봤을 때 어쩐지 낯이 익다 했어.”변슬기는 몰래 아버지의 옷자락을 꽉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분 배지유 엄마예요.”변우빈은 그녀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웃으며 소개했다.“이분은 주현정

  • 또 한 번의 거절   제491화

    배지유가 휠체어를 돌리자마자 누군가와 부딪힐 뻔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 배지유?”“변슬기?” 배지유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너 여기서 아르바이트하는 거야? 이 시간에 오다니, 연회가 거의 끝나가잖아.”변슬기는 공유 자전거를 타고 와서 온몸에 땀범벅이었고 앞머리가 하얀 이마에 붙어 있었다.그녀는 손으로 머리를 정리하며 숨을 고르면서도 자신감 있게 말했다.“아니야, 난 사람을 찾으러 온 거야.”이어지는 장면이 바로 도아린이 목격한 것이다.배지유는 휠체어를 움직여 변슬기의 주위를 맴돌면서 눈에 비웃음이 가득했다.“너희 집은 이번 생은 물론이고, 전생에도 이런 호화로운 사람들을 본 적 없을걸? 여기를 시장으로 착각한 거야? 아무나 데려와서 ‘내 삼촌, 내 이모’라고 하면 통할 것 같아? 여기는 모두 톱스타들이야! 너 콘서트 한 번이라도 가본 적 있어?”배지유는 입을 가리며 더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생활비 벌려고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하는 주제에 무슨 돈으로 콘서트를 본다는 거야! 연예인을 만나고 싶어? 기숙사로 돌아가서 기다려. 누굴 보고 싶은지 댓글 남기면 내가 대신 사진 찍어줄게. 미리 말해두는데, 나는 돈을 안 받아. 대신 너는 우리 기숙사의 1년 치 청소를 맡고 내 빨래도 다 해야 해. 속옷과 양말도 손빨래로!”변슬기는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난 연예인 보러 온 게 아니야.”“올해 최고의 억지상은 바로 너네!” 배지유는 엄지를 세우며 비웃었다.“여긴 다 연예인들뿐이야. 네가 누굴 찾는다고 하면, 내가 직원한테 말해서 불러줄게.”변슬기는 그녀를 무시하고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러자 배지유의 눈빛이 갑자기 험악해지며 휠체어를 몰아 변슬기에게 돌진했다.거의 부딪힐 뻔한 순간, 휠체어가 갑자기 멈췄다.화가 난 배지유가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가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할 정도로 매혹적인 도아린의 아름다운 얼굴이 보였다.“네가 왜...” 도아린은 왜 자신과 똑같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 건가?

  • 또 한 번의 거절   제490화

    주현정은 이혼 얘기를 꺼내지 않았기에 그저 화났다는 의미일 것이다.그러니 그녀의 기분만 풀어주면 도아린이 그 자리를 넘보는 건 불가능해질 것이다.“현정아, 사람은 성인이 아니니 누군들 실수하지 않겠어?” 배석준은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내가 증명해 보일게. 나와 지유야말로 네 뒤를 든든히 지켜줄 사람이라는 걸 말이야!”그는 배지유를 찾아 그녀를 데리고 주현정을 만나러 가려고 했다.세 식구가 언론 앞에 함께 나타나기만 하면 이혼 소문은 사라지게 될 것이고 도아린 같은 외부인은 배씨 가문의 재산에 끼어들 수 없게 될 것이다.하지만 그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배지유가 사라진 후였다.“엄마, 화내지 마세요.” 도아린이 다정하게 위로했다.“배 대표님은 함부로 결단을 내리지 못할 거예요.”“차라리 저 사람이 결단을 내렸으면 좋겠네.”주현정은 도아린과 함께 인파를 지나갔다.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는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는 다소 어색하게 무릎을 문지르며 이따금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다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주현정을 본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내가 방해되지는 않았어?”“그 말은 내가 해야 할 말인 것 같은데.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내 연회에 와줘서 고마워.”주현정은 도아린의 손을 잡고 다가갔다. 세 사람은 원형 소파에 앉았다.“이쪽은 내 딸 도아린이야. 이분은 변우빈이라고 하고 내 가장 친한 친구야. 아저씨라고 불러.”“아저씨, 안녕하세요.” 도아린은 무심코 상대방을 살펴봤다.변우빈은 이목구비가 단정하고 배석준와 비슷한 체격이었지만 조금 말랐다. 그의 얼굴과 손에는 노동으로 살아온 사람이 가진 강인함이 배어 있었다.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 변우빈은 계속 주현정의 눈을 바라봤고 주현정의 미소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진심이 담겨있었다.“네 딸도 데리고 온다고 하지 않았어?”주현정이 뒤를 돌아보며 묻

  • 또 한 번의 거절   제489화

    석 대표는 멈칫하더니 그제야 앞에 휠체어 하나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거기에 요란하게 치장한 여자가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이분은...”그는 주현정이 이혼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고 첫 반응은 배석준이 다른 여자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배석준의 새로운 연인은 주현정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석 대표님, 짓궂으십니다. 방금까지도 저희 딸을 카메오로 요청한다고 하셨으면서...”배석준은 말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그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배지유를 보고 있었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비교하는 사람도 있었다.배지유는 엄청 민감해서 의식적으로 치마를 잡았는데 그들이 자신의 얼굴만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제야 천천히 손을 떼었다.“배 대표님 따님이 몇 명이세요?”석 대표가 물었다.“... 한 명입니다.”석 대표는 웃어 보이고는 볼 일이 있다면서 자리를 떴고 그가 떠나자 다른 사람들도 흩어졌다.“아빠! 저 사람들 무슨 뜻이에요?”“...”배석준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영문을 알게 되었다.배지유는 휠체어에 앉아있어 시선이 막혔지만, 배석준은 멀지 않은 곳에서 도아린을 데리고 인사를 나누는 주현정을 보았다.그들이 칭찬하는 사람은 배지유가 아니라 도아린이었다.“지유야, 여기서 아빠를 기대려. 아빠가 가서 엄마를 찾아볼게.”그는 배지유가 충격을 받을까 봐 그 자리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하고는 빠르게 걸어갔다.“주현정! 당신 지금 지유는 병원에 내버려 두고 도아린을 데리고 연회에 참가하고 있어? 당신 같은 엄마가 어디 있어?”손님들은 배석준의 표정이 안 좋은 것을 보고 자리를 피했고 주현정의 얼굴에 있던 웃음도 점차 사라졌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고 대답했다.“지유는 당신 같은 아빠만 있으면 돼요.”배석준은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앞서 당신은 외부인 하나 때문에 나랑 이혼하려고 했고 이제는 이혼 얘기를 하지 않으니 각종 방법으로 우리를 치욕스럽게 하고 있어. 당신이 다시 JS 픽처스를 운영하게 되었는데도 나한테 얘기

  • 또 한 번의 거절   제488화

    JS 픽처스의 고위인사는 배석준을 알고 있었기에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앞으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배 대표님, 또 해외로 가신 줄 알았습니다.”“현정이의 몸이 나아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좀 더 머물다가 가려고 합니다.”배석준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평소에 연회에 거의 참가하지 않는 연예인들이 참석한 것을 보고 주현정이 JS 픽처스에서 지위가 여전히 굳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들은 각종 이유를 찾아 함께 공식 석상에 나타나기를 거부했지만, 약속이나 한 듯 카메라 앞에서는 활짝 웃었다. 그들은 모두 주현정 덕분에 잘 되었기에 체면은 반드시 살려주어야 했다.“크흠.”배지유는 배석준에게 자신을 소개하라고 헛기침을 했다.“아, 우리 딸이 마침 해남대학교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서 데리고 왔습니다.”배석준을 둘러싼 고위인사들의 표정이 이상해졌다.주현정은 배지유가 연예계의 나쁜 물을 먹을까 봐 현역일 적에 절대 배지유를 데리고 활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위인사들도 그저 주현정에게 딸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본 적은 없었다.반응이 빠른 누군가가 술잔을 들며 공손하게 말했다.“따님은 주 대표님과 배 대표님의 우수한 점을 다 닮으셔서 단정하고 청초하십니다. 우리가 올해 새로 영입한 신인보다 예쁘신 것 같습니다.”“맞아요. 해남대학교의 대학원을 다닌다고 하시니 예쁘시고 학식도 많으시네요. 지금 업계에서는 이렇게 완벽한 인재를 제일 좋아합니다!”배지유는 칭찬을 듣고 얼굴이 발그레해졌고 그녀는 두 손으로 팔걸이를 잡고 살짝 몸을 앞으로 했다.“죄송합니다. 제가 발을 삐끗해서 일어서서 인사를 올리지 못하겠네요.”“별말씀을요. 발을 삐끗하면 잘 치료해야 해요. 젊고 예쁘신데 후유증을 남기면 안 되죠.”좋은 마음으로 한 말이지만 배지유의 마음속에서는 저주로 들렸다.그녀는 발 한쪽을 다친 게 아니라 다리 하나를 잃었다. 나머지 생은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배석준은 배지유의 성격을 알기에 그녀가 난리를 피울까 봐 얼른 다른 곳으로

  • 또 한 번의 거절   제487화

    주현정은 말투가 가라앉았고 표정이 엄숙했다.“남자의 내연녀로 이십몇 년을 있다가 아이까지 낳았는데도 결혼을 하지 못했으니 어른이 화병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가 있나. 도아린의 양아버지는 양어머니의 혼수를 가로챈 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위협했어. 이런 쓰레기 같은 놈은 딸의 효도를 받을 자격 없어!”현장에는 여자 연예인들도 많았다.같은 딸의 마음으로 이렇게 심란한 일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효도를 할 수 있겠는가?그들은 도아린이 매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도아린이 양어머니를 위해 복수를 했다고 여겼다.강홍련은 주위 사람들이 모두 도아린의 편을 드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것은 견딜 수 있지만 방금 자신의 말이 강씨 가문에게 영향을 줄까 봐 두려웠다.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도아린은 단호한 눈빛으로 목소리를 높였다.“강씨 어르신은 사적인 감정으로 공적인 자리에서 복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강씨 어르신께서 좋은 마음으로 당신을 받아주었는데 당신은 밖에서 어르신의 명성이나 흐리고 다니면 안 되죠. 농부와 뱀의 이야기를 재희 씨도 들어봤을 거로 생각해요.”도아린은 강씨 어르신의 편에 섰는데 강재희는 반박할 수 없었다.여론에서 아버지의 대회에 흑막이 있다는 일로 들끓던 것이 금방 사그라들었는데 강홍련 저 멍청이 때문에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주현정은 도아린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조금도 용납할 수 없었다.“도아린은 제 딸이고 JS 픽처스의 후계자예요. 강씨 가문에서 이렇게 제 딸을 치욕스럽게 하다니, 저희 협력은 앞으로 계속하지 않을 생각입니까?”강재희는 눈썹을 꿈틀했다. 그녀는 도아린이 연회에 참가한 것은 단지 주현정과 예전에 시어머니와 며느리 정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주현정이 도아린을 딸로 삼고 JS 픽처스의 후계자로 생각한다는 것은 예상치 못했다.만약 도아린과 모순이 격화된다면 앞으로의 협력에는 장애가 생길 것이다.“강홍련 씨, 사과해요!”강홍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강재희는 지금 자신을

  • 또 한 번의 거절   제486화

    도아린의 표정은 아주 평온했다.진열대에 있는 다이아몬드의 빛이 꺾이어 그녀의 눈동자를 비춰 유독 눈부셨다.강홍련은 그녀의 앞으로 가서 섰다.강홍련은 도아린보다 머리 하나쯤 작아서 고개를 들어 도아린을 바라보았는데 도도한 척하는 모습이 광대 같았다.“네가 JS 픽처스에게 ‘봉황의 시대’를 광고하도록 넘겼는데 강씨 가문의 고급 주얼리들은 모두 JS 픽처스의 연예인들이 광고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했어. ‘봉황의 시대’와 JS 픽처스의 연예인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사람들은 당연하게 ‘봉황의 시대’가 강씨 가문의 것으로 생각하게 될 테지.”이게 바로 연예인을 찾아 광고하는 이유였다.예를 들어 어떤 톱스타가 운동화의 모델이 되었다면 그가 나타났을 때 팬들은 어떤 브랜드의 신발을 신었는지 알게 된다. 따로 브랜드를 찾아볼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도아린은 도덕과 재능을 겸비한다는 말로 강씨 가문에게 치욕을 안겨주었지만 결국은 강씨 가문이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강씨 가문에서 이득을 보는 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도아린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나는 강씨 가문의 사촌이야!”강홍련은 불쑥 얘기했다.“강씨 가문에서 손보미를 밀어준다면 배건후와 결혼할 수 있어. 강씨 가문에서 안씨 가문을 지지한다면 내 아들은 안씨 가문의 딸과 결혼할 수 있는 거야!”“그래서요.”강홍련은 도아린이 모른 척할 줄 몰랐고 그녀의 코에 대고 얘기했다.“그래서 나한테 잘하라고. 그러면 강씨 가문에서는 네가 해남에서 살아나갈 기회라도 줄 수 있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의 대회 성적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 너를 디자인 업계에서 쫓아내는 것도 일이 아니지. 내 삼촌 강태식은 이 바닥을 꽉 잡고 있어. 내 삼촌이 뭐라고 하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거야. 너의 ‘봉황의 시대’도 잘난 척할 거 없어. 언론에서 만들어준 것뿐이야. 만약 삼촌의 학생들이 다 그게 별로라고 얘기한다면 너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질 거야!”많은 손님이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다가 강홍련의 지나친 말에 시선을 두

  • 또 한 번의 거절   제485화

    “아빠가 방법을 대서 가볼게. 너는 오지 마.”배석준은 배지유가 걱정되었다. 지난번에 배지유가 밖으로 나갔다 왔을 때도 돌아와서 다리가 아파 잠이 들지 못했다.배지유는 붉어진 눈으로 애원했다.“제 친구들은 제가 아직 안에 갇혀있는 줄 알아요! 아빠랑 제가 함께 엄마의 연회에 간다면 매체에서는 저희 세 식구의 화목한 모습을 찍게 될 것이고 소문들은 자연스레 사그라질 거예요!”배석준은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딸의 명성은 도아린 때문에 엉망이 되었다.돌이킬 방법을 계속 찾지 않는다면 배지유가 해남대학교로 돌아갔을 때 반드시 동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조롱당할 것이다.“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메이크업과 코디를 해줄게.”배석준이 데리고 온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김지민이었다.김지민은 연예계를 잘 아는 사람이라 참석하는 연예인들이 무슨 브랜드를 입었는지 알아냈다. 배지유는 똑같은 옷을 입으면 안 됐고 다리의 흉터를 가릴 수 있으면서 예쁘고 매력적이어야 했다.이 부분에서 김지민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배지유는 만족스럽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그녀의 치마를 들지 않는 이상 그녀가 다리 하나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물어보면 발을 삐끗해서 휠체어를 탔다고 하면 될 것이다.이런 장소에 김지민은 절대 나타나서는 안 되므로 부녀가 떠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연회장의 중심에는 도아린이 검은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고 잘록한 허리에 긴 다리는 현장에 있는 연예인들의 시선을 끌었다.이 여자의 아름다움이 너무 지나쳤다.연예계의 스타들은 자주 레드카펫을 밟고 시상식에 참가하므로 어떻게 분위기를 휘어잡는지를 잘 알고 자신이 어느 각도에서 가장 예쁘게 찍히는지도 알고 있었다.도아린은 처음 보는 얼굴이고 업계에 대해 영향력이 큰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다 자신감이 넘쳤다.그녀가 스크린 앞으로 가서 사인할 때 스크린에는 ‘봉황의 시대’의

  • 또 한 번의 거절   제484화

    도아린은 가슴이 철렁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그녀의 덤덤한 눈빛은 ‘라윤주’의 이름을 듣고 초점을 잃었다.“뭐라고요?”“...”육하경은 입술을 깨물었다. 두 사람은 잠시 침묵하다가 육하경이 말을 이었다.“향 주머니로 화를 면한 것은 우연이에요. 정말 저를 도왔던 것은 세인트존스 호텔의 책임자가 되게 만들었던 것이죠.”육하경은 입꼬리를 올려 조롱하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어르신들을 3일이나 괴롭혀서야 알아냈어요. LY에서 저를 후임자로 추천했다고 하더라고요.”육하경의 학업은 각 부분에서 다 뛰어났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육씨 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실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빽빽이 필요했다.육민재를 예로 들어보면 능력은 가장 뛰어나지 않을지는 몰라도 맏아들의 장손 혈통을 이어받아 어렸을 때부터 최고로 좋은 자원과 경험을 쌓을 기회들을 누리고 있었다. 이변이 없다면 그는 육씨 가문의 후계자일 것이다.다른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내려면 모든 게 알맞게 부합되어야 한다.육하경은 모든 것을 통찰하고 있었고 육씨 가문의 산업에 기대를 두지 않아 오랜 시간 밖에서 떠돌며 공부를 했고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었다.세인트존스 호텔의 관리 권한이 그의 손에 들어갔을 때, 그는 기쁘기도 놀랍기도 했다.놀란 마음으로 육하경은 전임자를 찾아갔고 온갖 방법을 다 써서야 LY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육씨 가문 뿐만 아니라 많은 명문가가 LY와 관계가 있었고 그들은 인재를 추천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들을 도와주었기에 자연스레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육하경은 그때 손에 향 주머니를 들고 있었는데 전임자가 이상해하며 무늬를 찍어서 물어보았는데 그것은 ‘추천서’라고 하는 것이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하경 씨가 말하는 그 이야기에도 관심 없습니다.”도아린은 책을 육하경에게 돌려주고는 차 문을 열었다.“도아린 씨!”육하경은 그녀를 잡고 싶었지만, 손을 허공에 멈추고 결국 그녀에게 닿지 않았다.육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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