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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하경이가 깨어났대.”

배건후가 냉정하게 말했다.

도아린이 계속해서 육민재를 잊지 못하는 것에 비해 이 뜨뜻미지근한 존재인 육하경이 배건후를 더 불쾌하게 만들었다.

“네.”

도아린은 무심하게 답했다.

“옷 갈아입어.”

배건후는 그녀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건후 씨 친구 보러 가는데에 내가 왜 가야 하죠?!”

하지만 배건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옷방으로 끌고 갔다.

“이혼하지 않는 한 너는 내 부인이야. 그리고 이건 정당한 사회 활동이야.”

“당신은 내가 사회생활 하는 거 싫어하잖아요.”

도아린은 소파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말했다.

“내가 무례하게 말해서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잖아요.”

옷 한 줄을 쓱 훑어보더니 배건후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스타일을 맞추라는 암시를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도아린은 피식 비웃으며 자기가 입을 옷을 집어 들고 나가버렸다.

전에는 속옷까지 배건후가 좋아하는 거로 입었지만 이제는 뭘 입든 신경도 쓰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더 이상 굴복할 마음은 없었다.

배건후는 냉랭한 표정으로 짙은 파란색 셔츠와 어두운 바지를 골랐다.

그가 옷방을 나섰을 때 도아린은 이미 옷을 갈아입고 긴 머리를 간단히 땋아 어깨에 살짝 걸쳐 놓고 있었다.

도아린은 그에게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고 먼저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손보미가 깜짝 놀란 듯 외쳤다.

“아!”

배건후가 도아린을 안고 침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질투로 미쳐가던 손보미는 음료수를 가져다주겠다는 핑계를 댔지만 최신형 주스 기계라 사용할 줄 몰라 결국 물을 두 잔 떠왔다.

“두 사람... 어디 외출해?”

손보미의 시선이 도아린에게서 배건후로 옮겨갔다.

두 사람은 커플룩처럼 입고 있었다.

“좋은 말로 할 때 비켜.”

도아린이 차갑게 말했다.

“...”

그러자 손보미는 애써 감정을 숨기며 배건후를 바라보았다.

“건후 씨, 우리 기사님이 볼일이 좀 있어서 그러는데 나 좀 같이 태워줄 수 있어?”

도아린은 배건후의 답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가 어떻게 말할지 뻔히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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