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7화

진범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배지유를 향해 말했다.

“제 아내가 방금 깨어났으니 두 분은 이쪽에서 잠시 쉬세요. 제가 배지유 씨를 데리고 아내에게 가겠습니다.”

진범준은 배지유에게 안쪽 방으로 가자는 신호를 보내고 도우미에게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라고 지시했다.

배건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성대호는 다소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구해준 사람의 오빠도 병문안 못 하게 하다니... 대체 누굴 경계하는 거야?”

그러자 차를 내오던 도우미가 웃으며 설명했다.

“저희 대표님께서는 사모님을 매우 아끼십니다. 사모님께서 방금 깨어나셔서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이 정돈되지 않았을까 봐 두 분이 보시고 놀라실까 봐요.”

즉, 아내가 집에서의 편안한 모습이 외부 남자들에게 보여지기엔 부적절하다는 의미였다. 이건 확실한 보호욕이자 소유욕이었다.

배건후는 성대호를 한 번 쓱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너 나한테 뭔가 숨기고 있지.”

“아니야!”

성대호는 심장이 순간적으로 철렁했다.

“내내 지유를 감싸고 있었잖아. 또 무슨 사고 친 거 아니야?”

성대호는 깨달았다. 배건후는 차 안에서 아무것도 듣지 않은 게 아니라 그들의 대화를 일부러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야. 배지유는 아린 씨가 연회에 안 간 게 자기 때문이라고 네가 오해할까 봐 걱정한 거야. 사실은...”

하지만 배건후가 피식 콧방귀를 뀌었고 성대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병실 안.

윤명희는 멍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듯한 표정이었다.

발소리가 병상 옆에서 멈추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여보, 배지유 씨가 당신 보러 왔어.”

진범준은 부드러운 말투로 윤명희의 침대 머리를 높여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그들 부부의 다정한 모습을 보며 배지유는 더욱 자부심이 느껴졌다.

자신이 우연히 윤명희를 구한 덕분에 배건후의 큰 사업을 성사시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모님.”

배지유는 침대 옆으로 다가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

“배지유라고 불러주세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