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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진범준은 배지유의 말뜻을 바로 알아차렸다.

도아린을 위해 해명하는 것 같아 보여도 사실 도아린이 상식이 없다고 비웃고 있었다. 윤명희의 생명 은인은 자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저희 아내를 살려주셨기 때문에 이 카드를 가지셔도 됩니다.”

배지유는 마음이 혹하긴 했지만 양심상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저희 오빠가 제가 새언니 공을 빼앗은 걸 알면 저를 욕할지도 몰라요.”

윤명희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오빠가 새언니한테 잘해줘요?”

“네. 새언니 어머님께서는 둘째를 낳는 도중에 돌아가셨고, 동생은 3살 되던 해 장애인이 되었고 10살 되던 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지금은 식물인간이 되어 병원에 누워계세요. 의료비는 저희 오빠가 계속 지원해 주고 있고요. 아저씨 디저트 가게도 오빠가 차려준 거예요.”

배지유는 말하면서 계속 테이블 위에 있는 블랙 카드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성대호의 말이 맞았다. 잘못을 인정하면 공을 빼앗았다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또 블랙 카드를 계속 가지고 있을 수도 있었다.

배지유를 통해 도아린에게는 부모님도, 남동생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로써 친딸일 확률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진범준은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배지유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배지유 씨, 이런 걸 알려줘서 고마워요. 블랙 카드는 저희 성의니까 받아주세요.”

배지유는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바로 블랙 카드를 챙겼다.

“감사합니다. 진 대표님, 내일 저희 새언니랑 쇼핑하러 가려고요. 평소에 별로 꾸미지 않거든요.”

배지유가 병실을 떠나려고 할때, 진범준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카드는 임시로 쓰는 카드에요. 해남으로 돌아가면 없애버릴 거니까 배지유 씨께서 원하시는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사세요.”

배지유는 멈칫하고 말았다.

임시 카드를 선물하는 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진씨 가문이 정말 통이 큰 줄 알았는데 이 정도로 야박할 줄 몰랐다.

배지유는 얼른 명품백 사러 가고 싶었다.

“감사합니다. 진 대표님, 사모님, 안녕히 주무세요.”

배지유는 나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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