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9화

육하경은 전화를 받고 먼저 갔다. 디저트는 갓 만들어져 이제 막 나온 것이었다.

엄마는 훌륭한 제빵사였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도아린은 거의 디저트를 먹지 않았다.

이 카페의 디저트는 어린 시절 먹던 맛과 조금 닮아 있었다.

“네가 한 약속 잊지 마.”

남자가 차가운 목소리로 상기시켰다.

“건후 씨, 옷 수선은 섬세한 작업이니 한 번에 되는 게 아니에요.”

도아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말했잖아요. 진짜로 손보미를 도와주고 싶으면 그 집 드레스를 사라니까요.”

배건후는 코웃음 쳤다.

“다른 사람이 입었던 건 필요 없어.”

도아린은 의아해하며 대꾸했다.

“그게 뭐 어때서요? 건후 씨도 내가 썼던 거잖아요.”

“도아린!”

남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죽고 싶어?”

그녀는 아직 젊었고 죽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말없이 침묵했고 분위기는 묘하게 변했다.

철컥. 배건후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두 모금 피웠다.

“어젯밤 밤새 회의를 했어.”

이건 어젯밤 방에 돌아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건가?

며칠 전만 해도 도아린은 그의 이런 태도에 신이 나서 좋아했을 테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은 잔잔했다.

“네.”

그녀는 그저 조용히 대답했다.

배건후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도아린은 항상 그를 중심으로 모든 걸 맞춰왔고 크고 작은 일 모두 그를 위주로 움직였다. 그런데 지금의 차갑고 거리감 있는 태도는 배건후를 짜증 나게 했다.

“하루 줄게. 바다 진주를 못 가져오면 점포는 다른 사람한테 넘길 줄 알아.”

“건후 씨, 이거 너무한 거 아니에요?”

“너무하면 또 어쩔 건데?”

도아린은 작은 포크로 디저트를 푹 찌르며 이를 악물었다.

...

배지유는 주현정과 점심을 먹던 중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그녀의 표정은 금세 변했다.

“엄마, 친구가 할 말이 있대요.”

배지유는 전화를 가리고 구석으로 가서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난 USB를 정말 그 여자 가방에 넣었어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서 실패했어요.”

“그년은 나를 경찰에 넘겼어. 빨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