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유랑 무슨 사이야?”성대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방우진은 입가를 만지며 건들건들한 태도로 대답했다.“그러는 그쪽은 그 여자랑 무슨 사이인데?”“지유 오빠다.”“배건후?”“다른 오빠.”“이이고...”방우진은 배가 아파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성대호가 들고 있는 서류 봉투를 보자 작은 눈을 반짝였다.“이거 내 거지?”성대호는 손을 들어 그의 손길을 피했다.“먼저 설명부터 해.”배지유가 울며 애원하지 않았더라면 그도 굳이 직권을 이용해 장수현을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눈앞에 있는 이 청년은 영락없는 불량배였다.배지유가 어떻게 이런 사람을 알게 된 걸까.방우진은 여유롭게 말했다.“안 줘도 상관없어. 어차피 그 여자가 직접 나한테 줄 거니까.”...도아린은 문나연의 문자를 받았다.필요했던 실이 도착했으니 작업실에 와서 가져가면 된다는 내용이었다.주차할 자리가 없을 것 같아 도아린은 차를 두고 콜택시를 불렀다.그러다 문득 경찰서 앞에서 방우진과 성대호가 서로 마주 서서 얘기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육하경이 말하길 상대방은 전과가 있어서 최소 6개월은 구치소에 있을 거라 했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오다니.그렇다면 성대호는 저 사람을 그냥 아는 걸 넘어서 사이가 꽤 좋다는 얘기다.배지유가 자신의 가방에 몰래 USB를 넣었고 바로 이어서 누군가 그녀의 가방을 빼앗은 것을 생각해 보면 이 모든 일은 그녀의 짓이었다.그리고 성대호는 공범인 게 분명했다.이 일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아 도아린은 실 고르는 데 집중하지 못했다.“손보미가 또 너한테 시비 걸었어?”문나연은 옆에 앉아 함께 실을 골랐다.“아직은 없어.”도아린은 고른 실을 비닐봉지에 담았다.문나연은 주위를 둘러보며 목소리를 낮췄다.“라윤주가 다시 활동 시작한 거 알고 있어?”도아린은 깜짝 놀라 실을 떨어트릴 뻔했다.“누가 그래?”“내부 정보야.”문나연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그녀가 해남의 스카이 빌딩에 작업실을 연대. 이 일
“아린아, 건후의 재산이 수백조야. 넌 평생 먹고 살 걱정이 없는데 굳이 이 쥐꼬리만 한 재산에 집착할 이유가 있어?”“있죠.”도아린은 실을 들고 작업실을 나섰다.“도울 디저트는 원래 엄마가 혼수로 가져온 거잖아요.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나랑 지현이가 상속받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럼 유준은?”“걔는 아빠의 양아들이니 아빠 재산에서 나눠주면 되잖아요.”도아린이 엘리베이터를 나서자 다른 속도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들어보니 멀지 않은 곳에 도정국이 서 있었고 도유준은 점포 유리창에 붙어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아빠, 이 두 점포는 아직 인테리어도 안 했어요. 누나가 우릴 속인 건 아니겠죠!”“망할 계집년이 진짜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오해일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우리 에이트 맨션에 직접 찾아가서 물어봐요.”도유준은 그녀가 사는 호화로운 대저택에 가보고 싶었지만, 보안이 너무 엄격해서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가서 따져 보자고요. 아니면 거기 가서 살던가...”도유준의 말이 중단됐고 그의 표정도 기쁨에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변했다.“누나...”도정국이 뒤를 돌아보니 도아린이 서 있었다. 그는 굳어진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도아린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에이트 맨션에 살고 싶다고?”도유준의 눈에 질투의 빛이 스쳤다.그곳은 억대 차들이나 다니는 데라서 돈만 많다고 되는 게 아니고 지위도 있어야 집을 살 수 있었다. 도아린이 사는 집은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위치였다.자신이 거기서 며칠만 살아도 친구들은 분명 엄청 부러워할 것이다.“누나가 결혼한 후로 우린 한 번도 누나 집에 가본 적이 없잖아. 기회가 되면...”“기회는 없어.”도아린은 그를 한 번 쓱 쓸어보며 말했다.“우리 집은 남을 환영하지 않아.”“...”도유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도정국은 손을 내저으며 그에게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는 닫힌 점포 쪽으로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어느 쪽이 내 거야?”“어느 쪽도
점포 자리만 확보되면 그는 꼭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관계를 확실히 할 생각이었다.여자친구를 떠올리자 도유준의 눈이 반짝였다.“누나, 나 이제 막 졸업했으니 아직 사업 자금도 못 모았어. 나중에 능력이 생기면 아빠한테 꼭 더 나은 삶을 드릴 거야. 형부도 누나한테 항상 잘해주니 누나도 굳이 돈을 따로 모을 필요가 없잖아. 아빠가 누나를 이렇게 키워주신 걸 생각해서 그냥 효도하는 셈 치고 가게 좀 넘겨줘. 나중에 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다시 돌려받으면 되잖아.”도정국은 떨리는 손가락으로 도아린을 가리키며 말했다.“네가 이렇게 불효할 줄 알았더라면...진작에 널 없앴어야 하는 건데.”도아린은 냉소를 띄우며 대답했다.“애초에 내가 딸인 줄 알았다면 진작에 죽였어야 했다고 말씀하셔야죠.”“...”순간 도정국은 화가 나서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는 비틀거리며 거의 넘어질 뻔했다.“무슨 일이세요?”사람들이 갈라지며 성대호가 다가왔다.도아린을 보자 그의 얼굴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띠었다.“에헴. 이분은 도아린 씨 아버지세요?”그는 도아린의 곁으로 다가가며 물었다.“성 팀장님!”도유준은 여기에 여러 번 왔기 때문에 그를 알고 있었다.“이 가게 중 하나는 우리한테 주는 거 맞죠?”성대호는 도아린을 바라봤다.오늘 아침 병원에서 그녀를 노엽혔으니 지금은 반드시 그녀 편을 들어야 했다.“아니야.”도아린이 확실하게 말했다.도유준은 포기하지 않고 말했다.“성 팀장님, 누나는 아빠랑 잠깐 다툰 거예요. 아빠도 화가 나서 혈압이 오르셨다니까요. 그러니 그냥 사실대로 얘기해 주세요.”성대호의 표정도 심각해지면 무서웠다.“아버님의 혈압이 높으면 빨리 병원으로 가야지. 내가 무슨 혈압약이야?”“...”“점포 자리가 있다 해도 그건 도아린 씨 거야. 당신들 지금 뭘 하는 거야? 가스라이팅? 협박? 두 남자가 여자 하나 괴롭히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상가 관리자가 도아린의 편을 드니 아까는 누나가 가족을 위해 더 나은 삶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하던 사람들
곱슬머리 남자는 도아린을 보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눈 속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보스.”“댕댕아.”도아린은 빠르게 손을 들어 상대방의 가슴을 밀어내며 자신을 들어 올려 빙빙 돌리려는 그의 시도를 거부했다.“보스, 정말 보고 싶었어!”서대은은 도아린의 손을 잡더니 빠르게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난 네가 연성에 있으면서 가게를 차렸다는 건 알았지만 3년이 지나서야 날 만나줄 줄은 몰랐어!”서대은은 감정이 북받쳐 눈가가 촉촉해졌다.도아린이 아무리 피하려 해도, 그는 끝내 그녀와 함께 소파 의자에 바짝 붙어 앉았다.마치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가 드디어 인정을 받은 듯한 표정이었다.도아린은 서대은이 오뎅을 좋아하는 걸 기억하고 곱빼기로 시켜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라윤주가 스카이에서 작업실을 차린다는 소문이 어떻게 났는지 알아봐.”서대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꼬치를 하나 집어 들었다.“진짜로 그 진주를 손보미 그 년에게 줄 거야?”“자기 주제를 모르는데 내가 뭘 어쩌겠어.”도아린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서대은도 곧바로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따라 웃었다.한편 성대호는 차를 몰고 드레스 샵을 찾았다. 가게에 들어가려던 순간, 문득 주머니에 담배가 없다는 걸 발견하고 그는 급히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갔다.계산을 마칠 즈음, 어디선가 익숙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진열대 뒤의 휴식 공간에 익숙한 사람이 있었다.도아린?!그녀가 어떻게 남자와 바짝 붙어 앉아 있을 수 있지.성대호는 마음속으로 도아린에게 미안함을 느꼈지만, 친구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있는 걸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그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점원: “결제 도와드릴게요.”“잠깐만요.”성대호는 주머니에서 만원을 꺼내 계산대에 놓고는 두 개의 진열대 사이에 몰래 숨어 두 사람을 엿보기 시작했다.좁은 틈 사이로 나란히 앉은 모습을 찍은 후, 그는 사진을 배건후에게 보냈다.[배건후, 네 마누라가 왜 이혼하겠다고 하는지 알겠어. 어린
엠파이어 빌딩의 점포 계약서라니.쳇, 또 시작이군.협박 말고 또 뭐가 있겠어.도아린은 서대은에게 먼저 먹으라고 하고는 답장을 보냈다.[일 보느라 폰 못 봤어요. 무슨 일이죠?][제대로 된 선물 보내. 너무 짜게 굴지 말고.]도아린은 누군가 자기를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선물은 받는 사람 취향에 맞춰야죠.]서대은이 좋아하는 건 오뎅인데 그게 뭐 어때서.도아린은 문득 생각나서 물었다.[배 대표님은 오뎅 드셔보셨어요?][안 먹어봤어. 하나 가져와 봐.]도아린: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배건후는 진지한 듯 또 한 마디 덧붙였다.[나 회의 가야 하니까 두 시간 뒤에 와.]성대호는 오래 쭈그려 있던 탓에 다리가 저렸다.마누라가 다른 남자랑 데이트하고 있는데 배건후는 왜 아무 반응도 없는 거지?설마 정말 손보미랑 다시 시작하려는 건가? 그래서 마누라가 딴 남자랑 어울려도 상관없다는 건가?아니면 주현정의 허락을 받으려고 이미 손보미랑 그 이상 관계로 발전해서 아이를 만드는 중이란 말가!성대호는 머릿속에서 이미 몇 편의 막장 드라마를 그려냈다.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 어깨를 툭 쳤다.“손님, 죄송한데 비켜주시겠어요. 물건을 채워 넣어야 해서요.”어디로 비킨단 말인가. 여기 말고는 딱히 숨을 곳이 없는데.성대호는 나가기 싫었지만, 직원의 목소리에 도아린이 오면 더 난처해질 것 같아 허리를 굽힌 채 편의점을 빠져나갔다....도아린은 처음으로 모건 그룹 빌딩에 왔다.안내 데스크의 남자 직원은 그녀를 처음 봤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예약하셨나요?”“배 대표님이 부르셨는데, 전화해보세요.”남자 직원은 확인해보더니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많은 사람이 대표를 만나려 허황된 핑계를 대거나 심지어 대표 부인인 척하는 경우도 있었다.눈앞의 여자는 외모도 눈에 띄고 태도도 좋았다. 그래서 직원도 그녀에게 공손하게 대했다.“대표님을 아신다면 직접 연락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도아린은 어쩔 수 없이 배건후에게 전화를
그녀를 로비에서 20분이나 기다리게 한 게 누구였지?바로 백구 너잖아!도아린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아시잖아요. 바다 진주 때문이라는 걸. 두 시간 동안 설득했더니 그제야 생각해 보겠다고 하더라고요.”배건후의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말이 많아.”그는 사무실로 돌아섰다. 분위기가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그러다 몇 걸음 가다가 갑자기 뒤돌아봤다.안내 데스크 직원은 깜짝 놀라 엘리베이터 문을 닫으려 했다.“저기, 잠깐만.”도아린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멈추고는 손에 든 오뎅을 그에게 건네주었다.“이거 받으세요, 별거 아니니까.”“아니에요, 근무 중에 이런 건 받을 수 없어요.”직원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비싼 것도 아니에요. 500원짜리이니 뒷거래라고 할 것도 없잖아요.”안내 데스크 직원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대표님 마누라는 지금 그를 꼬시고 있는 거야?대표님이 해고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좋은 날은 없을 것 같았다.도아린은 뒤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운 시선을 감지했다.“안 가고 뭐 해?”개자식 독촉은 왜 해.그가 답장도 안 하고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했던 건 잊은 건가?도아린은 억지로 직원 손에 꼬치를 쥐여주고 친절하게 엘리베이터 문을 닫아줬다.우정윤의 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건 마치 저승사자 앞에서 춤추는 기분이었다.대표 사무실.도아린은 오뎅의 재료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이건 어묵이고, 이건 어묵 볼, 이건 유부예요. 이건 살짝 매콤한 치킨 볼인데, 아주 맵진 않아요. 제일 맛있는 건, 이 국물이에요...”설명을 끝내고 난 뒤, 도아린은 종이컵을 앞으로 밀면서 말했다.“대표님, 드셔보세요.”“...”배건후는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만 했다.이런 길거리 음식을 그는 평소에 전혀 먹지 않았다.그가 반응이 없자, 도아린은 주동적으로 젓가락을 쪼개서 그의 앞에 내밀었다.배건후가 무심히 물었다.“대학 때부터 아르바이트했어?”“...무슨 말씀이죠?”도아린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
우정윤이 조심스레 물었다.“대표님, 다음 미팅은 뒤로 미룰까요?”“밥이 금방 돼. 괜찮아.”“그럼 부서별로 정시에 회의하라고 전달하겠습니다.”우정윤이 문을 나서려는데 배건후가 불렀다.“SNS 쓸 줄 알지?”“네, 할 줄 압니다.”“그럼 도아린을 차단해.”“...”우정윤은 휴대폰을 받아들었다.배건후가 찍은 건 넥타이를 포장한 상태로 한 장, 책상에 올려놓고 한 장 이렇게 두 장의 사진이었다.설정을 마친 후, 우정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나섰다.대표님이 평소에는 SNS 같은 걸 안 하는데, 오늘은 왜 이러지?갓 임명된 육하경: [정말 멋진데, 너한테 딱이야.]업무 중인 육민재: [스타일이 바뀌었네, 그래도 여전히 고급스럽다.]방금 드레스 샵을 나선 성대호는 핸드폰을 훑어보며 숨을 흡 들이켰다.그는 아래로 스크롤을 내렸지만, 도아린의 댓글이나 '좋아요'를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녀를 차단한 건가?어쩐지 배건후가 도아린의 외도에 관심이 없더라니. 이미 손보미와 불타오르고 있었구나. 이 넥타이도 그녀가 선물한 거겠지.성대호 댓글: [이젠 완전히 대놓고 자랑하냐.]배건후가 답글을 남겼다.[나는 있으니까 하는 거지. 너도 있으면 해봐.]성대호는 이가 갈렸다.넥타이 없고 여자 없는 놈 어디 있어.성대호는 차 안에서 연락처를 뒤져 자신에게 진심이라고 생각되는 여자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하린아, 곧 내 생일이야.”“이제야 내가 생각난 거야...흐엉흐엉.”상대는 울먹이며 말했다.“자기 생일에 우리 관계를 공개하려고 전화 한 거지?”“...”성대호는 어이가 없었다.“자기가 나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걸 알아. 지난 일은 다 잊을게. 엄마가 말하길, 혼수는 최소 2억이고 연성에 70평짜리 집도 있어야 한대. 차는 브랜드는 상관없고 2억 이상이면 돼. 자기야...”“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신호가 끊겼네.”성대호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조수석에 던졌다.그와 함께한 여자들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았지만,
아쉽게도 공식적인 답변은 오지 않았고 대신 ‘윤주별’이라는 라윤주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손보미가 여기까지 온 건 남자친구가 돈 써서 띄워준 덕이잖아?][기쁨, 분노, 슬픔 다 한 표정으로 금화상 후보까지 올랐으니 라윤주 선생님이 아니라 네 금주한테 고마워해야지.][연기나 제대로 해. 괜히 갖다 붙이지 말고!]그러자 뜻밖에도 손보미가 직접 댓글을 남겼다.[윤주별 님들. 그렇게 말하면 라윤주 선생님이 슬퍼하실걸요.]헐. 도아린은 화가 치밀었다.진짜 아무나 다 이용하려고 하는구나.라윤주는 3년째 소식이 끊겼고 외부에는 그녀에 대한 전설만 남아 있을 뿐 아무도 라윤주의 상황을 몰랐다.손보미는 바로 그 점을 이용하고 있었다. 누가 자신이 라윤주를 모른다고 증명할 수 있겠는가?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이용하는 것이었다.어쨌든 라윤주는 행운의 상징이니까 누구든 그녀와 엮이면 다 성공할 수 있으니까.그녀가 이 글을 올린 뒤, 정말로 브랜드에서 그녀에게 광고 모델을 제안했다.라윤주는 과연 행운의 상징이었다.도아린은 페이지를 넘기고 서대은에게 문자를 보냈다.[손보미가 아부하는 꼴, 진짜 역겹다.]서대은은 디자인 도면에서 고개를 들며 차갑게 웃었다.[아부하는 사람을 보면 결국 남는 게 없어.]도아린은 앞으로 벌어질 일을 생각하며 예쁜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성대호는 병원에 도착하자 깊이 숨을 들이쉬고 배지유의 병실로 들어갔다.“지유야, 너 바다 진주 갖고 싶다 하지 않았어?”그는 주머니에서 상자를 꺼내 그녀 앞에 놓았다.“6억 주고 사 왔어.”배지유는 눈물을 머금은 채 그 상자를 들어 문밖으로 던져버렸다.“싫다고 했잖아!”“...”성대호는 그 모습을 보고 눈썹을 찡그렸다.서대은의 비서가 상대방이 팔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그는 좋은 말로 설득해 겨우 바다 진주 한 쌍을 살 수 있었다.하지만 배지유는 쳐다보지도 않고 밖으로 던지며 그의 호의를 무시했다.그녀는 입을 가리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성대호는 한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