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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도아린에게 사과를 시킨 건, 사실 성대호가 죄책감을 느껴 먼저 사실을 고백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그녀에게 준 경고이기도 했다. 잘못한 게 있으면 용감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잘못은... 인정할 수 없었다.

일단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그녀의 인생은 끝장이었다.

“어머님, 전 좀 바빠서 이만 가봐야겠어요.”

주현정에 대한 도아린의 감정은 마치 꽁꽁 얼었던 얼음이 따뜻한 물에 녹아들듯 서서히 풀려 차갑던 마음이 사라지고 따뜻함이 스며들었다.

“들었지?”

주현정이 배지유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얼른 사과해. 새언니는 바빠서 너랑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배지유는 고개를 숙인 채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요.”

“안 들려.”

배지유의 눈물이 이불 위로 떨어지며 번졌다.

“미안해요!”

주현정은 도아린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만족했는지 묻고 있는 것이었다.

주현정은 그녀의 체면을 지켜주려 했고 동시에 배지유의 명예도 지키려 했다. 그녀가 눈치가 있다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맞았다. 배지유가 크게 잘못한 게 아니니 이번 한 번은 넘어가 주라는 뜻이었다.

도아린이 고개를 끄덕이자 주현정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가서 일 봐.”

도아린이 막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성대호가 그녀를 쫓아왔다.

“도아린 씨!”

그는 차 문을 막으며 말했다.

“도아린 씨의 아버지가 엠파이어의 점포를 가진다면 인테리어부터 운영까지 전부 저한테 맡기세요. 제가 사업을 번창하게 해드릴게요.”

“뭘 하려는 거죠?”

도아린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보상이라고 생각하세요.”

“받을 생각 없어요.”

성대호는 그녀가 이렇게 빠르게 거절할 줄은 몰랐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큰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도아린이 그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 게 죄책감이 더 컸다.

“지유는 어릴 때부터 장난꾸러기였고 당신에게 악의는 없었어요.”

성대호는 변명하려 했다.

“지유는 금방 졸업했는데 어머니를 실망시킨다면 모건에서 일하기 어려워질 거예요. 하지만 도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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