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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아주머니가 믿어주시니까 말씀해보세요.”

성대호는 도아린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 서류는 대체 어떻게 된 거죠?”

도아린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유 씨가 이 서류는 건후 씨가 여기에 두고 간 거라면서 나보고 대신 회사에 갖다 주라고 했어요.”

“그런 거 아니야!”

배지유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아린 씨가 이게 오빠 서류인 걸 알고 일부러 회사에 가져가서 자기 위치를 과시하려고 한 거야!”

“...”

배지유를 바라보는 도아린의 눈빛에 섬뜩한 기운이 스쳤다.

‘아침부터 날 불러서, 결국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거였구나.’

서류를 가져다주며 자기 위치를 과시하려는 건 아내로서 당연한 일인데 그녀는 왜 이렇게 겁을 내는 걸까?

배지유는 감히 도아린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드리우고 떨고 있었다.

성대호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안쓰러워서 부드럽게 말했다

“도아린 씨가 가져다주겠다면 그냥 주면 되지 그걸로 뭐하러 다퉈.”

그는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배지유를 달래며 동시에 손을 뒤로 뻗어 서류를 도아린에게 내밀었다.

몇 초 후 성대호는 뒤돌아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서류를 가져다주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

“지유 씨가 자꾸 나한테 보내 달라고 한 거예요. 난 거절했어요.”

도아린의 말에 배지유의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성대호를 힐끔 쳐다보았다.

성대호는 그녀에게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내며 미소를 지었다.

“알았어. 그럼 내가 서류를 갖다 줄게.”

그는 말하며 침대 머리맡에 있는 깎아놓은 사과를 배지유에게 건넸다.

“과일 좀 먹어, 입술이 다 말랐잖아.”

배지유는 그릇을 들고 있었지만,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아린한테 사과하라니까 이렇게 한 거야?”

주현정의 목소리는 꾸짖는 듯했지만, 눈빛만은 딸의 상처를 걱정하는 듯 따뜻했다.

“스스로 넘어져서 아픈 것이니 쌤통이야.”

배지유는 입을 꾹 다물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도아린은 주현정에게 의자를 끌어다 주며 말했다.

“어머니, 전 볼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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