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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그가 말했다.

“하천우, 아리야, 그냥 장소를 바꾸는 건 어때?”

마음이 내키지 않은 신아리가 대답했다.

“아버님, 전 상관없지만 어제 청첩장을 다 돌렸는데 장소를 바꾸기 좀 그렇지 않을까요?”

하천우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그럼, 날짜를 바꾸는 건 어때? 장소를 바꾸면 안 좋긴 해. 어제 청첩장에 회의호텔이라고 썼는데 갑자기 장소를 바꾸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 돈도 없으면서 잘난척하려 했다고 할 거 아니야?”

그때 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천우 도련님 말이 맞아요. 장소를 바꾸는 건 좀 그러니 이렇게 해요. 두 분이 하루나 이틀 뒤로 미루고 직원의 실수로 날짜를 잘못 알았다고 해줘요.”

하웅걸은 쓴웃음을 지으며 장소를 바꾸는 것이 좋은 선택임을 인정하고 말했다.

“그래요. 그럼 우리 결혼식은 하루나 이틀 정도 뒤로 미루죠.”

이태호는 상대방이 동의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나서 호탕하게 말했다.

“하씨 가주님과 도련님께서 예약한 호텔을 양보해주셔서 감사해요. 감사의 뜻으로 호텔에서 드는 비용은 우리가 부담하도록 하죠.”

그 말을 들은 하웅걸이 손사래 쳤다.

“이태호 씨, 그건 안됩니다. 적은 금액도 아닌걸요.”

“그래요. 이태호 씨, 그러면 안 돼요.”

하천우도 마음속으로는 기뻤지만 아닌 척했다. 그러자 이태호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해요. 모두 몇 테이블이고 장소 비용이 얼마며 얼마나 필요한지 지연이 네가 전화해서 물어봐. 내가 좀 있다 이분들 대신 돈을 지급할게.”

백지연은 곧 이태호를 흘겨보고 나서 쑥스럽게 말했다.

“미워요, 우리 둘 사이에 네것 내것이 어디 있어요? 내가 무료로 제공하면 돼요. 우리 백씨 가문이 내는 거로 해요. 어차피 내가 내나 오빠가 내나 마찬가지예요.”

이태호는 순간 할 말을 잃고 백지연을 흘겨보았다.

“어서 전화나 해. 안 그러면 나랑 수민의 결혼식을 너희 호텔에서 안 할 거야.”

이태호가 정말 화가 난 것 같아 보이자 백지연이 입을 삐죽하더니 그제야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마친 백지연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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