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가 미녀 두 명을 대동하고 도착한 것을 본 제갈 용녀는 인사를 나누었다."세상에, 저 사람이 신씨 집안의 사위가 아니냐? 제갈 용녀가 인사를 했어. 여자한테 인기가 정말 많구나!"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는 부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제갈 용녀와 같은 차가운 미녀는 먼저 아는 체를 잘 하지 않으니까."우리가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나보다 더 일찍 왔네."이태호는 북새통이 된 앞을 보고는 씁쓸하게 웃었다."하하, 동생 왔어!" 용우진은 이태호가 도착한 것을 보고 웃으며 다가왔다.용지혜도 다가와서 웃으며 인사했다."이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더 멋있어진 것 같아요!"이태호는 인사치레했다."용지혜 아가씨도 더욱 예뻐졌고 성숙해졌어요!"이태호의 말을 들은 용지혜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이때 백지연이 이태호를 발견하고는 흥분되어 달려와서는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와, 태호 씨 왔어요. 헤헤, 오랜만이라서 보고 싶었는데!"이태호의 입가가 부자연스럽게 떨렸다. 이 계집애 어제 점심에 같이 술을 마셨고 취해서 헛소리까지 했는데. 그런데 조금 전 오랜만이라고 한다.그리고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친밀하게 포옹을 해왔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하지만 이 계집애는 포옹한 후 바로 떨어져서 할 말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많은 사람 앞에서 야단 낼 수도 없었다."그래, 우리 어제도 만났는데 뭐가 오랜만이야?"이수연은 생각도 안 하고 바로 말했다."어제같이 술 마신 거 까먹은 거야?"백지연이 말했다. "수연아 네가 뭘 몰라서 그러는 거야. 일각 여삼추라는 말이 있잖아. 오랜만이 맞잖아."옆에 서 있는 신수민은 이 말을 듣고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괴상한 표정을 지었다.제갈 용녀와 용지혜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백지은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 보자마자 포옹이라니 보는 눈이 두렵지도 않은 거야?"세상에 백 아가씨와 같은 미녀가 만나자마자 포옹을 한 거야? 그 사람 누구야? 젠장, 부럽다. 잘 생기면 다야? 젠장
"흥, 이 자식 운이 좋은 것뿐이야. 의술을 좀 안다고 여기저기 병을 치료하고 다니면서 아첨하는 거지!"서문옥은 냉소를 지으며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를 당장 찢어버리고 싶었다."그 하얀 치마 입은 여자가 신수민이라고?"서지강이 자세하게 관찰했다. 하얀 치마를 입은 여자가 부드럽고 단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전에 있던 생각들이 더욱 강해진 것만 같았다."맞아, 그 여자가 신수민이고 옆에 있는 여자는 신수연이야!"서문옥은 서지강이 가진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소개해 주었다."자매 둘이 다 이쁘게 생겼네. 다른 여자들도 이쁘고. 이 작은 태성시 안에 미녀가 이렇게 많이 있는 줄 몰랐네!"서지강이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서문옥은 기분이 나빠져서 화난 어조로 말했다."무슨 뜻이야? 약혼녀가 그 여자들보다 못하다는 뜻이야?"서지강이 바로 대답했다."아니야. 그들을 어떻게 너와 비교해? 내 마음속에는 네가 제일 이뻐!"서문옥은 인제야 웃었다."흥, 이래야지!"서지강은 이태호를 바라보며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서태호, 며칠만 더 득의양양해라, 내가 꼭 기회를 찾아서 네 아내를 가질 거야. 그때 가서 너의 표정을 꼭 한번 보고 싶구나. 나 서지강과 겨루다니 아직 멀었어!백지연이 포옹을 해 와서 이태호는 난처해졌다.백진수가 옆에서 보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태호는 백지연에게 말했다."백 아가씨, 너는 성주부의 아가씨야. 이런 말 하기 조심스러운데, 달려와서 껴안는 행동을 안 했으면 좋겠어. 너의 아버지도 안 좋아하실 거야!"이태호는 똑똑히 기억했다. 비록 그가 백진수의 목숨을 구해줬지만, 백진수는 감옥에서 나온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백지연을 세가의 도련님에게 시집보내고 싶어 했다.이렇게 입을 연 것도 백진수가 자신을 도와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백진수는 그저 옆에서 기분 좋게 웃더니 입을 열었다."허허, 무방하네. 내 딸은 원래 성격이 이 모양이야. 조금 과
"서 전왕님, 시간이 되시면 저희 집으로 가시죠. 이건 우리 집안의 방문장이니 꼭 받아주세요!"적지 않은 명문가는 순간 흥분하기 시작했다.서규산은 50살이 넘었지만 보기에는 여전히 위풍당당한 모습이었고 네모난 국자 모양의 얼굴은 생기로 흘러넘치고 기세가 매우 당당했다.그는 미소 지으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적지 않은 젊은 여자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연신 비명소리를 지르며 흥분을 금치 못했다.서규산은 이내 뭇사람들의 앞에 다가왔다."여러분은 그만 배웅하고 몇몇 사람들만 따라오면 되오. 나 서규산은 이리 많은 사람들의 보호가 필요 없소!"서규산은 무기를 들고 있는 특수 부대를 보고 절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의 중년 남자를 보고 말했다."알겠어요.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갈게요!"중년 남자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그제야 특수부대를 이끌고 자리를 떴다."백씨 집안사람은 어디 있소?"상대방이 떠나간 후 서규산은 소리 질렀다."여기요, 서전왕, 저는 태성시 성주부의 성주 백진수라 합니다!""여기는 내 동생 백진운이고요!"백진수는 백진운과 백지연을 비롯한 백씨 집안사람들을 이끌고 달려오더니 서전왕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는데 다들 감히 얼굴을 들지 못했다.백진운은 즉시 앞으로 다가와 서규산의 면전에 풀썩 무릎 꿇으며 말했다."서 전왕께서 제 아들딸들을 구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서전왕께서 분부하신 일이라면 저 백진운은 칼 산에 오르고 불 바다에 뛰어들지라도 눈썹 한번 찡그리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서규산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저 국외 세력들이 확실히 좀 날뛰기는 했소. 게다가 나도 부탁을 받아서 사람을 구하러 간 거니 응당해야 하는 일에 불과하오!"말을 마친 서규산은 저도 모르게 사람 무리들을 보며 기웃거렸다."오늘 내 어린 친구 이태호가 왔는지 모르겠군!"백진수는 속으로 감탄하며 과연 서전왕이 이태호랑 아는 사이니까 오자마자 이태호의 소식을 묻는구나라고 생각했다.그는 즉시 저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저기 두
"서전왕님, 이건 백씨 집안 방문장이오니 누여겨 봐주셨으면 합니다. 가능하시면 식사와 잠자리를 저희가 안배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시는 게 어떨까요?"백진수는 깍듯이 허리를 굽혀 방문장을 건넸다.태성에서 최고의 세력을 지닌 성주부의 주인으로써 서전왕이 방문장을 받아 들임과 동시에 단 한 번만이라도 식사를 함께 하거나 하룻밤을 백씨네에서 보내주면 그 또한 백씨의 위엄을 증명해 주는 자랑거리였다.그러나 서규산이 혹시나 본인이 건넨 방문장을 거절한 채 다른 집안 방문장을 받아 들이는 날엔 쪽팔리는 일이었으니 지금의 백진수는 몹시 긴장해하고 있었다.잠시 후 고민에 잠겨 있던 서규산이 넙쭉 방문장을 받아 왔다."그렇지 않아도 태성에서 며칠 묵어야 되는데, 그럼 이 기간 동안 성주부의 신세를 좀 져야 되겠네요,""저희가 더 영광입니다."백진수는 행복에 겨워 흥분한 나머지 말하는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었다.백지연도 흐뭇해졌다."다들 왜 아직도 무릎 꿇고 계세요? 어서 일어나세요."서규산을 껄껄 웃으며 백진수를 따라 앞으로 걸어가다 보니경호원들로 인해 가로막히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방문장을 쥔 손을 뻗고 있었다.수많은 방문장들을 받아 줄순 있지만 어느 집에 방문할 지는 아직 정하지 못한 서규산은 담담하게 웃으며백진수에게 조심스레 물었다."일류 명문 집안의 방문장들은 예의상 몇개 정도는 받아야 하니 가르켜 주시면 감사하겠네요."백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서규산은 일류 명문 집안인 용씨네, 제갈네, 방씨네를 비롯해 또 예외로 세 장을 받아 들였다.어쨌든 본인 집에 방문해서 식사를 하던, 담화를 나누던, 뭘 하든 영광스러운 일이었으니, 그럴 회망이 있게 됐단 것만으로도 서규산에게 방문장을 건네 준 사람들은 흥분하기 그지 없었다.그렇게 이태호가 있는 곳까지 걸어온 서규산은신씨네 집안과 함께 손을 뻗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 했지만그저 담담하게 웃으며 신수민 손에 있던 방문장을 넘겨 받고 백진수의 차에 올라탔다."여러분, 서전왕님께서 저희 백씨 집안 초
신수민은 한참 멍하니 서 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태호를 쳐다보았다."진짜야, 언니, 이거 진짜야! 몇몇 안 되는 방문장에서 우리가 뽑힐 확율이 높아지는 거잖아!"이태호가 답하기도 전에 신수연은 격분해하고 있었다."너무 잘 된 일이잖아, 우리꺼를 가져 갔다니! 받았다는 것만으로 성대한 일이야."처음 이러한 인물과 접해 보는 신수민도 펄쩍펄쩍 날뛰고 있었다.서전왕 같은 영웅이 방문한다고 하면 백여개의 도시가 존재하는 남군에서 자그마하기 그지 없는 태성시의 사람들은 물론이고설령 남군 군주라도 깍듯이 모셔야 하는 인물인 것이다.이 모든 걸 보고도 이태호는 그저 평온한 웃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서전왕이 소전의 스승이 바로 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백가와 소령을 호송한다는 빌미로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서 찾아 왔다는 것과 소전도 몰래 자신을 찾아 뵈려고 왔다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본인이 태성에 없었으면 서전왕은 얼굴을 비치지 않았을 것이고 제자인 소전도 슬금슬금 따라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서전왕이 신씨네건 받으면서 우리건 안 받았다 이거지, 괘씸해 죽겠네."서전왕과 백씨네가 자리를 떠나자 서문옥은 화가 치밀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그러자 서지강이 입을 열었다."서전왕이 신수민의 얼굴에 반해서 받아 준거 아닐까? 제갈네와 용씨네 것도 제갈용녀와 용지혜 손에서 받아 왔잖아, 내가 볼땐 미녀를 좋아하는 남자의 심리는 다 똑같은 거야,"서지강이 얼떨결에 내뱉은 말에 서문옥은 얼굴색이 흐려졌다."그러니까 내가 못났다는 거야? 전에는 내가 쟤네들보다 훨씬 더 예쁘다며?""그럼, 자기가 저여자애들보다 훨씬 더 예쁘지!"말실수를 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서지강은 마음속으로는 사실 다른 명문 집안 아가씨들과 비교했을 때 서문옥은 말로 설명이 안 되는 묘한 느낌이 딸린다고 여기고 있었다.게다가 서문옥은 외모로는 훌륭하긴 하나 가슴이 평평하고 욱하면 화를 자주 내는 성질에 집안끼리 사업교류가 없었으면 진작에 다른 여자를 택했을 것이다.
"언니, 형부, 얼른 할머니한테 가서 이 뜻깊은 소식을 전해 주자, 엄청 좋아하실 거야."신수연은 이태호와 신수민에게 감정이 고조된 어조로 말을 하고 있었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곤 곧장 신씨네로 향했다.같은 시간 민속촌에 있던 서의당의 당주 전창민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전다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버지의 전화가 걸려 오자 전다민은 나씨 아줌마에게 물었다."어떡해요? 신전 주인님이 아버지한테 내가 납치된거라고 해라고 했었는데 그럼 전화를 받으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나씨 아줌마는 쓴웃음을 지었다."맞아, 신전 주인님의 명대로 해, 이따가 내가 전화할 테니까 너는 받지 않는 게 좋겠어, 오후에 심심하면 나가서 쇼핑하다가 저녁에 성문 앞에 가서 신전 주인님이 오기를 기다리면 돼, 당주님은 내가 모셔가도록 할 게."쇼핑해도 된다는 말에 전다민은 몹시 신났다."정말 나가 놀아도 돼? 태성에는 고대 건물이 많기로 유명하다는데 제대로 구경해 봐야지, 그럼 나 갈게."전다민은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부재중 음이 끝나자 나씨 아줌마는 전창민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아줌마, 어떻게 된 거야? 다민이가 전화를 안 받네? 휴대폰을 잊어버리기라도 한 거야?"전창민은 나씨 아줌마의 전화를 받고 나서 조급한 마음으로 딸의 안부를 묻고 있었다.나씨 아줌마는 담담하게 웃었다."당주님, 큰 일 났어요, 이태호 실력이 장난이 아니에요, 저보다도 훨씬 강해요, 어제 저를 죽이지 않고 중상만 입혀 놓았어요, 근데 불행한 소식은 다민이가 잡혀 갔어요.""뭐!"전창민은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아줌마 목숨을 살려 두면서 왜 내 딸을 납치해 간 건데?"그는 뭔가가 떠오른 듯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우리 딸이 젊고 예뻐서 나쁜 짓이라도 하려는 거 아니야? 틀림없이 여자를 밝히는 그런 쓰레기 일거야, 우리 딸 처녀몸도 잃고 인생이 끝나 버리게 됐잖아."별 상상을 다 하는 당주님의 말을 듣고 진땀이 나던 아줌마는과한 걱정을 덜어 주려고 이내 위로하고 있었다."
전창민은 화가 치밀어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그 놈 감히 내 딸을 납치하는 것도 모잘라 나를 협박하다니 간댕이가 많이 부은 모양이구나, 그래, 사람들 데려가서 본때를 보여주도록 하지."비록 위풍당당한 말을 남기긴 했지만 여전히 걱정이 앞섰다."근데 나더러 구출하라고 했으니까 목숨이야 살려 두겠지만, 외모도 특출난 내 딸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잖아."이런 망측한 말을 신전 주인이 듣기라도 했으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아줌마는 어이가 없었다. 신전 주인님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 거야?어젯 밤 한 번밖에 뵙진 못했지만 주인님은 그런 늑대와는 거리가 먼 정의로운 사람이었다."아줌마, 실력이 어느 정도야? 삼급 기사인 아줌마도 상대가 안 되는 거면 대체 몇급정도인거야?"전창민은 재차 묻고 있었다.그러자 아줌마가 답했다."어제의 결전으로 봤을 땐 저보다 조금 강한 사급 기사나 오급 기사의 실력 정도였어요, 분명 저를 단번에 죽일 기회도 있었는데 일부러 도망가게 해 놓고 얼마든지 사람들 불러서 들이 닥치라고까지 했었어요, 자꾸만 찔끔찔끔 와 가지고 성가시게 귀찮으니까 한꺼번에 다 몰려 와 덤비라면서 당주님한테 꼭 전해 주라고 했었어요."전창민은 얼굴에 그늘이 졌다."혈인당의 죽이라는 강요만 아니었어도 박력이 넘치는 그 녀석과 잘 지내고 싶군, 아무튼 내 딸 몸에만 손을 안 대면 목숨도 살려 줄수 있어, 어차피 실력이 너무 강해서 놓쳤다고 뻥치면 혈인당에겐 적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되는 거기도 하니 우리한테는 이득이지."아줌마가 답했다."당주님 말씀이 옳아요, 다만 지금 하시는 말씀은 누구도 들어서는 안 돼요, 혹여 못된 심보를 가진 놈의 귀에 들어가 혈인당에게로 전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요."전창민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지금은 내 방안에서 통화를 하는 거고 옆에 누구도 없어, 걱정 안 해도 돼, 상대가 사급기사나 오급기사 정도이니까 내가 몇몇 장로들을 이끌고 가도록 할 게, 내 딸 몸에 손을 안 댔으면 호락호락하게 넘어 가
전창민이 고수들 모시러 혈인당으로 향하던 그때 이태호는 신수민과 신수연을 데리고 신씨네로 가고 있었다.같은 시각 정원에서 왔다갔다 서성거리는 어르신과 신씨네 가족들은 하나같이 덤덤해 보이지만사실상 서전왕이 방문장을 받긴 했는지가 궁금해 다들 조마조마해하며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돌아왔구나!"이태호가 돌아오자 신씨네 가족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르르 몰려왔다.소지민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어떻게 된 거야? 방문장을 건네 줬어?"신민석은 옆에서 찬물을 끼얹었다."오늘 방문장을 주러 간 사람들만도 백여명은 되는데 그 중에서 기껏해야 열 장이나 받았을라나? 우리 방문장을 받을 겨를이 있기나 하겠어? 뭐가 기대된다고 그렇게 들떠 있는 거야?"그러자 신수연이 히죽히죽 웃으며 답했다."히힛,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다른 거 아닐까? 눈부시게 아름다운 나하고 언니가 직접 나섰는데 기대하는 건 당연하거지.""설마 성공한 거야?"그녀의 말에 눈이 번쩍 뜨인 어르신은 흥분한 어조로 물었다.신수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가 운이 좋았는지 마지막으로 내 손에 쥐어진 방문장을 받아 갔어요.""대박이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소지민은 마음이 한없이 설레었고어르신도 한결 들떠 있었다."너희들 수고가 많았다, 축하 기념으로다 집사한테 시켜서 수민이하고 수연이 너희 둘한테 한 사람당 이억원의 소비돈을 입금해주마.""정말이에요! 나도 주는 거예요? 우와 사랑해요 할머니, 할머니가 짱이에요."돈에 몹시 민감하신 할머니가 본인에게까지 용돈을 허락하자 신수연은 뜻밖의 횡재를 얻은 것마냥 흥분해서 펄쩍펄쩍 뛰고 있었다.신민석은 시큰동하게 말을 껴얹었다."할머니도 참, 신수민의 방문장을 받아 간거지, 신수연은 한 것도 없어 보이는 구만 돈을 왜 주는거예요? 그냥 한 명한테만 주면 되잖아요."어르신이 야단치고 있었다."알긴 뭘 알아? 둘이서 함께 언성 높여 소리를 지르지 않았으면 서전왕의 귀에 들리지도 않았을 거야, 더욱이 예쁜 여자 둘이 떡하니 서 있으니 더
이태호는 적의를 드러낸 육성훈을 보면서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쪽도 만만치 않네. 역시 명성이 자자한 천교답네.”육성훈의 내공은 성자 3급 중기 경지에 이르러서 현장에 있는 모든 천교 중에서 일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명실상부 신소문의 보배 제자이고 천남 3대 천교 중의 하나였다.그러나 이태호의 눈에는 그저 그랬다.육성훈의 내공은 현장에 있는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높지만 내공이 높다고 해서 전투력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모두 최상급 보체나 신체를 가진 천교로서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도 있었다.육성훈은 이태호의 무심한 태도를 보자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면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태호가 그의 사제인 신소문의 천재 제자 심운을 죽여서 신소문의 장로들은 이 원한을 늘 마음에 두었다.선우정혁이 없었다면 육무겸은 진작에 태일종에 쳐들어가서 이태호의 죄를 추궁했을 것이다.천남 4대 종문에 윗세대는 젊은 제자 간의 싸움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육성훈은 신소문의 소주이고 육무겸의 아들로서 태어날 때보다 신체 자질을 가졌고 타고난 기운(氣運)을 지녔으며 여덟 살에 이미 신소문의 지보(至寶) 뇌못에서 자소신뢰를 수련해서 같은 세대의 수사들을 뛰어넘었다.이번에 그의 목적은 성공 전장에서 자신의 기연을 찾는 것 외에도 심운을 위해 이태호를 죽여서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육성훈은 물끄러미 이태호를 쳐다보았다. 그의 몸에서 내뿜은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은 지면의 황사를 휘날리고 칼날처럼 예리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자네가 성공 전장에 들어가서도 이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는지 볼 거야.”육성훈의 기선 제압에 이태호는 냉소를 흘렸다.그가 손을 휘젓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공포스러운 칼날과 같은 바람이 그의 앞에서 산들바람으로 되어 얼굴을 스쳐 지났다.이태호가 자기의 기세를 쉽게 막아낸 것을 보자 육성훈의 눈에서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 자가 바로 이태호가 몇 달 전에 창망산맥에서 만난 적이 있는 안재남이었다.안내남은 몇 달 만에 1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것을 보자 이태호가 다소 의아해했다.역시 청허파의 천교는 약자일 리가 없었다.그리고 안재남의 옆에 서 있는 긴 얼굴의 청년은 검은색 장포를 입었고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몸에서 내뿜은 팽배한 기운은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멀찌감치 떨어져 있어도 이태호는 그 검은 장포를 입은 청년에게서 날카로운 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가 호기심으로 세 사람을 훑어보고 있을 때 귓가에 선우정혁의 목소리가 들렸다.“청허파 문주 맹호식과 안재남은 알고 있겠지? 뒤에 있는 아이는 청허파의 진정한 천교 소기철이야. 소문에 따르면 천생 검골(劍骨)을 가졌다고 하더군.”천생 검골?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 천생 검골은 신체(神體)에 비해 약하지 않는 자질이었다. 그리고 천부적 재능이 검도와 관련이 있기에 천생 검골을 가진 자는 검도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검의를 쉽게 깨달을 수 있다.이런 사람은 일반인보다 더 빨리 검도를 수련할 수 있지만 이런 자질은 검도에만 국한되어 있었다.이태호가 소기철을 몇 번 훑어본 후 이내 흥미를 잃고 눈길을 돌렸다.이 자는 가까스로 자기의 상대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했다. 왜냐하면 천남의 진정한 천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잠시 후에 동남쪽과 서북쪽의 하늘에서 갑자기 허공 틈새가 생기면서 여러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소문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나왔다. 이번에 신소문에서 앞장선 자는 육무겸이었다.육무겸의 뒤를 따라서 나온 자는 스무 살 남짓한 소년인데 청색 장삼을 걸쳤고 부잣집 공자처럼 차려입었지만 웅장한 기운을 내뿜었다.이 기운을 느낀 이태호는 이 소년이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아챘다.이와 동시에 다른 공간 틈새에서 나온 것은 묘음문의 수사들인데 이들도 일행이 세 명이었다.묘음문의 문주 송현아가 앞장을 섰고 뒤에는 두 소녀가 뒤따라 나왔
귓가에 울려 퍼진 소리와 함께 이태호는 주변에 공포스러운 공간 난류(亂流)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수많은 지수풍화(地水風火)는 혼돈으로 변했고 또 공간 난류에 의해 가루로 변했다.다행히 성왕급 대능력자 선우정혁의 보호가 있어서 주변의 공간 난류는 이태호 등의 몸속에 침입하지 못했다.허공의 난류에서 잠깐 비행하고 나서 드디어 앞에 밝은 빛이 나타났다.선우정혁이 비검을 거느리고 공간 통로에서 나오자 주변의 환경이 순식간에 크게 변하였고 낯선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이들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산봉우리에 이르렀는데 날카로운 검처럼 대지에서 솟아올라서 높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산중턱부터 짙은 흰 안개로 덮여 있었다.산봉우리가 험준하고 절벽이 가파로우며 만장 높은 산꼭대기에 공간 소용돌이가 나타났는데 곧 열릴 것처럼 보였다.이태호의 눈에서 드러낸 호기심을 눈치챈 듯 선우정혁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담담하게 설명하였다.“이곳이 바로 천남에서 성공 전장에 들어가는 입구야.”성공 전장은 어떻게 보면 창란 세계 13주의 한 지역이지만 실제로 황폐한 금지 구역에 가까웠다.이 금지 구역은 상고 시대의 진선(眞仙)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사방은 공간 난류로 가득 차서 성공 전장의 위치가 허공의 깊숙한 곳에 빠져들게 하였고 위치도 늘 바꾸었다.성공 전장이 열릴 때, 전체 창란 세계의 기타 주요 주들에도 상응한 공간 입구가 열릴 것이다.이 입구는 성공 전장이 닫힐 때 같이 사라지게 된다.성공 전장에 대해 설명한 후 선우정혁은 웃음을 머금었다.“기타 문파의 사람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눈을 감고 정신을 다듬고 있어.”이태호는 미리 정제한 7급 파경단 두 병을 꺼내서 선우정혁에게 건넸다.선우정혁이 신식으로 쭉 훑어본 후 파경단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 7급 파경단을 이렇게 빨리 정제해 냈어?”며칠 전에 그는 상급 영보인 청광순과 극빙염으로 이태호와 파경단과 교환하였는데 이틀만에 두 병을 만들어냈으니 효율이 정말 너무
이태호는 네 아내들을 일일이 위로한 후 하늘로 솟아올라서 곧바로 제1봉으로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제1봉 종문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그가 대전 입구에 도착하자 9대 봉주와 고준서, 여경구가 이미 대전 내에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여경구는 지난 겨루기 대회 후에 내공이 많이 증가되었는데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고준서도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 이는 그가 이미 혼돈의 검영에 의해 다친 상처를 회복했고 다시 절정 상태로 회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태호가 도착한 것을 보자 고준서의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까만 눈동자에서 섬뜩한 빛이 번쩍거렸다.그는 지난번에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에게 맞아서 기절한 일을 여태까지 기억하고 있었다.만약 그때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중주에 갈 수 있는 사람은 자기로 될 것이고 지금은 이미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만약’은 없다.이태호가 대전에 들어서자 의자에 앉아 있던 선우정혁은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그는 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3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느끼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그러고 나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쭉 훑어본 후 정중한 말투로 말했다.“오늘 성공 전장이 열렸어. 자네 세 명이 어떤 기연을 얻을 지 각자 능력에 달려 있네.”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는 사색하다가 돌연간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자네 셋에게 경고하겠네. 성공 전장에 들어간 후 동문끼리 상부상조하고 힘을 합쳐서 적과 싸우는 것이 좋을 거야.”태일종에서 성공 전장에 들어간 세 사람 중에서 이태호의 내공이 가장 높지만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다.중주 성지의 천교에 비하면 실력이 조금 뒤처져 있다. 그가 아는 바에 따르면 중주 각 성지의 서열에 올라선 천교는 적어도 5급 성자 경지 이상이었다.성자(聖子)라면 내공은 반드시 8급이나 9급 성자 경지에 이르러야 했다.이태호를 비롯한 세 명이 단결해야 이 천교들과 기연을 다툴 수 있기에 선우정혁이 미리 경고하는
하늘에서 갑자기 만 장이나 높은 자주색 기운이 발산되었고 온 세상을 뒤덮을 것처럼 만 리까지 퍼졌으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때로는 하늘에서 꽃이 떨어졌고 땅에서 금련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허공에 나타나서 주변의 별들이 일제히 눈부신 빛을 발하게 하면서 떨어지게 하였다.이런 별빛 중에서 마치 살아있는 듯한 세계가 존재하는데 이 세계에는 곳곳에 잔해와 무너진 담벽이 있고 끝없는 허공의 난류와 보물, 신약들로 가득 찼다.이 시각에 창란 세계의 어디에 있든 모든 생령들은 고개를 들고 하늘에 나타난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천남 지역에 있는 태일종, 신소문, 청허파, 묘음문 등 4대 종문의 성왕급 대능력자들은 하늘에 나타난 황폐한 전장의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모든 사람의 눈에는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이 외에도 중주, 동황, 서역, 북해, 나주, 건주 등 창란 세계 13주의 생령은 모두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이태호는 담담하게 바라본 후 시선을 거두고 급히 정원으로 갔다.정원에서 신수민 등 아내들과 만났는데 그의 영패가 진동하였다.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와서 집합하라는 소식을 전한 것이었다.이태호는 소식을 받은 후 정제한 7급 파경단 한 병을 신수민에게 건넨 후 빠르게 말했다.“수민아, 이건 당신들을 위해 준비한 7급 파경단이야. 내가 돌아올 때 당신들이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으면 좋겠어.”이에 신수민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헤어지기 아쉬운 말투로 말했다.“태호, 꼭 조심해야 해…”신수민이 이렇게 말하자 옆에 있는 남유하도 미간을 찌푸리면서 이태호를 보내기 싫은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태호 씨, 절대로 오기를 부리지 마세요. 나와 수민 언니는 종문 내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남유하는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가는 것이 매우 아쉬워하지만 자기의 내공이 고작 6급 존황 경지에 불과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이태호가 다치지 않고 무사히
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하늘로 솟아올라서 별똥별처럼 단당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아내들에게 인사한 후 곧바로 연공방의 밀실에 들어갔다.“이틀이라면 종문에 빚진 7급 파경단을 만들기에 충분해.”밀실에 들어간 후 이태호는 바로 연천로를 꺼내고 단전 내에 있는 삼색 영화를 손에 넣은 후 연단할 준비를 하였다.이태호는 이미 중급 7급 연단사이기에 파경단의 성공률을 7할 정도 보장할 수 있었다. 지금 그의 내공이 증가했고 청련 신통을 수련했으며 체내에 세 가지 영화가 있어서 이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구유이화는 유명의 기운이 짙은 곳에서 성장하고 수사의 원신을 불태울 수 있는 특성이 있으며 단약을 정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그리고 극빙염도 단약을 정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지금 그가 수련한 청련 신통이 형성한 삼색 영화 중에서 두 가지 영화는 모두 단약을 정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대로 말하면 지금 이태호의 7급 파경단의 성공률이 9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러한 성공률은 오래된 7급 연단사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삼색 영화가 연천로를 달구면서 이태호가 손을 들고 만근이나 되는 뚜껑을 열고 여러 가지 영약을 차례대로 연천로에 집어넣었다. 고온 하에 영약들은 점차 단약의 향기를 풍기는 액체로 변했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밀실 내에 있는 이태호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지금 그의 앞에 있는 연천로 내에 있던 영약의 액체는 응집해서 모양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알약 형태로 되어 허공에 둥둥 떠 있게 되었다.“응집하라!”이태호가 큰 소리를 치자 손에 있는 천지의 힘이 불시에 솟아 나오면서 단약이 순식간에 반짝반짝 눈부신 빛을 발하였다.9알의 단약이 곧바로 연공방에서 나와서 곧 다가올 천지의 뇌겁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콰르릉!”여러 가닥의 천지의 뇌겁이 지나가자 9알의 7급 파경단이 다시 연천로의 앞에 돌아왔다.이태호는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연천로를 열고 단약
이태호는 윤하영의 말을 듣자 포권을 취하면서 겸허하게 말하였다.“윤 봉주님, 과찬입니다. 제가 이번에 돌파할 수 있는 건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그가 이번에 돌파할 수 있는 건 청련 신통을 수련한 덕분이었다. 그의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법력이 더욱 강해졌기에 7급 파경단 몇 알을 복용해서 강제로 돌파할 수 있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이태호는 무리하게 돌파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고 실패로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성자 경지는 이미 신혼이 천지와 융합하고 천지의 힘을 장악하는 경지이기에 작은 경지를 돌파하려면 기연과 계기가 있어야 하며 강제로 경계 장벽을 돌파할 수 없다.이태호의 무덤덤한 표정을 보자 의자에 앉은 윤하영은 마음이 언짢았다.사실 그녀는 이미 속으로 이태호를 질투하기 시작했다.정말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재능이 아닌가?!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이태호는 천교로만 볼 수 없다. 그는 완전히 천도의 총아라고 할 수 있었다.어느 천교가 짧디짧은 1년 만에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는가?게다가 이태호가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두세 달밖에 안 된 상태였다.성자 경지에 존재한다던 장벽은 어디에 있는가?윤하영이 보기엔 이태호는 훗날에 반드시 성황 경지의 대능력자로 될 것이고 심지어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도 있었다.수행길에서 수사들의 공통된 목적은 무엇인가?바로 신선으로 비승하는 것이 아닌가?윤하영은 자기가 일찍이 이태호를 지지해서 중주로 갈 수 있는 자격을 얻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이태호의 곁에 있다면 훗날에 꼭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고 담보할 수 없지만 성황 경지로 돌파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윤하영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이 도우는 꼭 신소문을 조심해야 할 것이야.”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고 정중한 표정으로 말했다.“신소문의 천교 육성훈은 육무겸의 아들인데 너처럼 신체를 각성했고 대단한 기운(氣運)을 가졌다는 소문이 있어. 작년에 성자
...이튿날 아침, 이태호는 상쾌한 기분으로 신수민의 방에서 나왔다.그가 정원에 도착한 후 먼저 우물에서 시원한 물을 퍼서 정신을 차렸다.세수까지 다 마친 후 이태호는 고개를 들고 햇빛이 드러난 하늘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계산하였다.“아직 이틀 남았군...”이태호는 이번 성공 전장에서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떠나기 전에 신수민 등 아내들에게 단약들을 만들어 주려고 하였다. 그가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내공이 빠르게 늘었지만 아내들의 내공은 느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그녀들이 6급 존황 경지로 돌파한 지 한참 되었고 그중에서 수련 속도가 가장 빠른 신수민도 6급 경지 후기에 불과해서 다음 경지로 돌파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대장로 등은 6급 벽천단 덕분에 뒤에서 천천히 쫓아왔다. 지금은 모두 5급 존황 경지로 돌파하였으나 신수민 등에 비하면 아직 뒤처져 있었다.자질이 다른 것도 격차가 생기게 된 이유 중의 하나이다.신수민 등 네 여인, 대장로와 남두식은 모두 보체(寶體)를 각성하였다. 이런 자질은 종문 내에서 신체(神體)를 각성한 이태호와 고준서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상위권에 속했다.그러나 나장로 등은 이들과의 격차가 컸다. 여태까지 이태호가 준 단약으로 겨우 4급이나 5급 존황 경지로 돌파할 수 있었다.이태호는 수행계에서 천재는 흔하지 않고 나장로 같은 수사야말로 정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아내들이 자기와의 격차가 점점 커져서 자기가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해서 중주로 갔을 때쯤, 그녀들이 잘해야 8급이나 9급 존황 경지까지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시선을 거두고 대청으로 갔다. 그는 잠시 후에 단당에 가서 7급 영단을 정제할 약재들을 가져올 작정이었다.이태호는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곧바로 단당으로 갔다. 그가 단당 입구에 도착하자 귓가에 윤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도우, 어서 들어오게.”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단당 내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흰색 장포를 입고 곱게
정원에서 신수민 등 여인들과 대장로 등은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하였고 마치 그들이 돌파한 것처럼 얼굴에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이들은 이태호의 천부적 자질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어쨌든 이번에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였다. 이것은 무황이나 존왕처럼 단약을 충분히 먹으면 돌파할 수 있는 것과 달랐다.성자 경지의 돌파 장벽이 높아서 종문 내에 수십 년 동안 한 경지에 정체된 장로들도 많았다.경지가 높을수록 함부로 돌파할 수 없고 기연이나 계기가 있어야 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이런 인식을 타파했고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두세 달 만에 이미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물론 사람들은 이태호가 공포스러운 천부적 자질을 가졌기에 수련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돌파는 여전히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입이 떡 벌어지게 하였다.이태호가 문을 열고 나온 것을 보자 이들은 모여들었다.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태호야, 네 천부적 재능이 정말 부럽구나.”이에 남두식도 맞장구를 쳤다.“남들은 경지의 장벽에 갇혀서 수십 년 동안 정체되었는데 너는 무슨 수련을 식은 죽을 먹는 것처럼 쉽게 하냐? 지금 종문 내에 엄청 많은 사람이 몰래 널 질투하고 부러워하고 있을 거야.”신수민 등 여인들도 별처럼 반짝이고 존경심과 사랑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들이 일부러 자기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알아챈 이태호는 멋쩍어서 코를 만지면서 말했다.“그렇게 대단하지 않아요. 창란 세계에 얼마나 많은 천교가 있는데요. 천부적 재능이 저보다 좋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지금 이 실력으로 자기를 겨우 지킬 수 있는 수준이에요.”이태호는 이번에 운 좋게 돌파한 것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평소처럼 무덤덤하였다.그는 이렇게 큰 창란 세계에는 필연코 자기의 천부적 재능보다 더 훌륭하고 더 괴물 같으며 더 행운스러운 자가 있다고 생각했다.자신의 이런 보잘것없는 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