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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어르신이 하는 말을 들은 사람들 모두 통일된 동작으로 이토록 높은 고견이 있는 신수민에게 눈길이 닿았다.

신수민은 그저 미소를 지었다.

"아, 할머니 그건 백씨네 아가씨와 이태호가 사이가 좋으니까 우리한테 혹여 불통이 튈까 미리 통보를 해 준거에요."

어르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 거였구나, 백씨네와 우호한 관계를 맺는 건 아주 좋은 일이지."

이태호도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그냥 일반적인 우호 관계를 넘어서서 끈끈하기까지 한 걸요, 제 전화 한 통이면 백성주님이 한 걸음에 달려 올 수도 있어요."

"큰 소리 치긴!"

신민석은 이태호를 경멸스럽게 쳐다보며 말을 덧붙였다.

"칭찬 좀 받았다고 너무 기어오르는 거 아니야? 백씨 아가씨가 눈이 멀어 너한테 마음이 있다고 한 들 성주님이 뭐 허락할 것 같아? 신분과 지위의 차이가 퍽이나 큰데다 감옥도 갔다 온 너까짓게 백씨 아가씨와 어울릴 것 같아? 니 처지가 어떤 지나 보면서 큰 소리 쳐."

이태호는 썰렁하게 비웃고 있었다.

"아이고, 적어도 아가씨가 내가 좋다고 주동적으로 따라다니기라도 하지, 누구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는지 제갈네 아가씨가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데도 뒤꽁무늬로 쫓아 다니니 그게 더 쪽팔린 거 아닌가?"

"너, 무슨 헛소리야? 내가 언제?"

체면이 깎인 신민석은 변명에 나섰다.

이태호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말 그런 적 없어? 오늘 아침에 아가씨가 신민석이라는 사람이 잠에서 깨났냐는 둥, 잠에 들었냐는 둥, 밥을 사주겠다는 둥, 가방을 사주겠다는 둥 하면서 자꾸 질척거려가지고 짜증나 죽겠다고 막 푸념을 늘어 놓았거든, 이 장본인이 너 아니야?"

"너..."

신민석은 자신은 본체만체하면서 문자도 읽씹하던 아가씨가 이태호에게는 뭐든 다 털어 놓으니 너무 화가 나 이를 악물었다.

"그만들 해, 이씨네 집안일은 이쯤하면 끝났고 다음으로는 구씨네에서 벌어진 일이네."

어르신이 그들의 말다툼을 끊으며 말을 이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용의당 사람들이 어제 하인과 투항한 경호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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