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님들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제 인사를 받으십시오.”선물을 받은 후 이태호는 각 봉주에게 일일이 포권을 취하고 인사를 하였다.그는 자신이 단탑 제7층까지 올라가서 랭킹 1위를 하고 뛰어난 단도의 천부를 보여주었기에 봉주 같은 사람들이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너도나도 선물을 준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래도 선물을 모두 받았으니, 이태호도 자연스레 한쪽을 냉대하거나 우대하는 것이 없이 앞으로 모두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단탑의 문 앞, 광장 주변의 제자들은 이태호가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아 가는 것을 보고 대부분 샘이 나서 눈이 새빨갛게 되었다.“휴, 과연 인간과 인간의 차이가 인간과 개보다 더 크네!”“이게 바로 천교인가? 평소에 웃음기를 드러낸 적도 없는 봉주가 이태호 사형 앞에서 웃었어!”“완전 부럽다! 나도 태호 사형처럼 최상급 자질을 갖고 싶어!”“농담하냐? 이 태호 사형은 단도 천부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본인도 혼돈 신체, 그러니까 신체 랭킹에서 10위 내에 있는 신체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지난번에 이태호 사형에게 도전했던 허준과 허지아는 모두 실패했잖아. 이제 보니 단도에서 권민정도 그의 상대가 아닐 것 같아.”“아마 대능력자의 환생이라는 종문 내의 진전 제자에서 서열 1위인 고준서 사형만이 이태호 사형과 겨룰 수 있을 것 같군.”“...”여기저기서 웅성웅성하였다.이태호를 부러워하거나 감탄을 금치 못한 자가 있고 이태호와 고준서가 누가 더 강한가를 논한 자들이 더 많았다.이태호는 이런 논의들에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여러 봉주들의 선물을 받은 후, 하늘로 솟아올라서 빛으로 되어 요광섬으로 날아갔다.요광섬에 돌아온 이태호는 정원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대장로 등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바로 연공방에 들어가서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다.그는 방금 물려받은 단도의 전승에 대한 깨달음이 아직 남아있을 때 재빠르게 고급 6급 단약들을 정제하여 고급 6급 연단사로 진급할 생각이었다.이태호가 폐관한 동시에 요광섬
“이태호?”낯선 이름을 들은 기성우는 잠깐 멈칫했다.그가 1년 전부터 폐관 수련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종문에 이태호란 자가 없었고 여섯 번째 진전 제자라는 것도 없었다.그런데 1년 동안의 폐관 수련을 거쳐 성자로 돌파해서 나와보니 종문에 갑자기 진전 제자 하나가 더 늘었다.잠깐 멍해 있는 기성우를 보자 그 부하는 이태호의 정보들을 낱낱이 설명해 주었다. 이태호가 종문에 입문한 후부터 대결을 통해 허준을 이긴 과정, 후에 제6봉의 천재 허지아를 제치고 마지막에 단탑 제7봉에 오르는 등을 숨김없이 모두 말했다. 이태호의 정보를 얻은 기성우의 눈에는 이태호에 대한 호기심을 조금 드러냈다.“내공을 완성한 5급 존황에다 혼돈 신체를 가졌고 단도 천부가 권민정을 뛰어넘었다고?”그는 턱을 어루만지면서 사색에 잠겼다.“흥미로운데...”기성우는 구양보체를 각성했고 태양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강렬한 전투력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9급 존황 경지일 때 성자 경지의 수사와 대결에서 비긴 적이 있었다.원래 종문의 5대 진전 제자 중에서 여경구와 고준서만 그의 상대라고 할 수 있었다.지금 종문 내에 또 훌륭한 수련 자질이 있고 단도에서 권민정까지 추월하는 능력을 갖춘 다른 진전 제자가 나타났으니 어찌 기성우의 주의를 끌지 않을 수 있겠는가?곧 다가올 종문 겨루기 대회가 떠오르자, 기성우의 눈에서 투지가 활활 타올랐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이제 3개월이 지나면 종문 겨루기 대회야. 그때 이자의 실력은 어느 정도 될까?”이 종문 겨루기 대회는 앞으로 비경으로 가는 자격과 연관이 있기에 진전 제자들은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원래 진전 제자가 다섯 명밖에 없었는데 지금 또 다른 진전 제자가 나타났으니 큰 변고가 아닐 수 없다.물론 기성우는 이태호를 자신에게 인사하러 오라는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다.종주가 직접 선정한 여섯 번째 진전 제자이고 또 오늘 단탑 제7층까지 올라갔으니 틀림없이 보통 실력자는 아니었다.부하를 통해 이태호의
의자 위에 단정하게 앉아 있는 여경구는 부하의 보고를 들은 후 두 눈에서는 무서운 빛을 뿜어냈다.그도 기성우처럼 9급 존황에서 성자의 경지로 돌파하기 위해 1년 전에 폐관 수련을 시작하였다. 지금 성자 경지로 돌파했지만, 불쑥 나타난 한 사람 때문에 상대가 5대 진전에서 6대 진전으로 되었다.여경구는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다행히도 태일종의 진전 제자인 그는 천재의 대명사로서 곧바로 제정신을 되찾았다.온몸의 기혈이 용과 같고 뜨거운 태양처럼 끓어 넘치며 근육이 건장한 여경구는 부하들을 향해 손사래를 쳤다.“됐으니 내려가게.”최근 명성이 자자한 이태호에 대해 여경구는 놀랐지만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지금의 그는 이미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으니 어찌 고작 5급 존황 경지인 수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는가?상대방이 자신과 같은 진전 제자일지라도 그냥 약간의 흥미를 끌어내는 정도였다.모두 똑같은 진전 제자이니 천교가 아닌 자가 있느냐?그러나 천교일지라도 격차가 있다.여경구는 권민정처럼 만목지체와 최고의 단도 천부 덕분에 진전 제자로 된 자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기존 5대 진전 제자 중에서 여경구뿐만 아니라, 서열 4위인 한용운, 혹은 서열 3위인 기성우, 이 중에서 최정상 보체를 가지지 않는 자가 있는가?그는 여전히 고대 대능력자의 환생이라는 고준서를 진정한 상대로 삼았다.이제 5급 존황의 내공만 가진 이태호는 아직 보잘것없는 상대이다.여경구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나서 더 이상 이태호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진전 제자 몇몇은 이태호를 상대로 여기지 않았지만, 이번에 이태호가 단탑 제7층에 올라가서 단탑 랭킹에서 권민정을 제치고 1위로 되어 태일종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아홉 개 산봉우리의 어디를 가든 이태호 세 글자를 들을 수 있었다....이와 동시에.요광섬의 연공방에서 이태호는 가부좌 자세로 제8봉 봉주 진남구가 준 오도방석에 앉아있다. 차가운 기가 허벅지에서 솟아오르면서 온몸의 경맥을 따라서 흘러서 이태호는 자
영기가 몰려오자 이태호의 몸속에 있는 단전은 바다로 된 것처럼 황금색의 영액이 물보라를 일으켰고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광경을 보고 나서 즉시 단전에 있는 영기를 조종하여 경맥을 따라 흐르게 하였고 아직 다 개척하지 못한 혈자리를 향해 돌진하였다.인간은 365개 혈자리가 있는데 존황 경지의 수사가 이것들을 모두 뚫어야 일치하게 제련하여 천지지교를 감지해서 성자의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이태호는 여태까지 200개 혈자리를 뚫었고 진작에 혈자리를 뚫는 요령을 터득했다.대량의 온화한 영력이 이태호 온몸의 경맥을 관통할 때 그의 신식은 이 영력들을 조종해서 혈자리를 향해 돌진했다.201번째 혈자리가 순조롭게 뚫렸다.이 혈자리가 뚫린 순간에 그의 단전 내에 있는 황금색 수면 위에 원래 200개 별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한 개가 더 늘어났다.곧이어 많은 천지의 기운이 그 어두운 별에 들어가서 별이 점점 밝게 빛나게 하였다.이것을 본 이태호는 속으로 크게 기뻐했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혈자리를 계속 열심히 뚫었다.202번째!203번째!며칠 후.이태호가 혈자리를 240개 뚫었을 때 그의 단전에 있는 별들이 한데 이어져서 영액의 수면 위에 걸려있는 별하늘을 이루었다.그의 머릿속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체내의 어떤 족쇄가 풀린 것처럼 단전 내에서 혈자리가 변한 별들이 총총 박혀 있는 하늘에서 갑자기 황금색 빛이 터져 나왔다.이태호는 종래로 없었던 강대한 힘이 온몸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을 느꼈다.같은 시각에 연공방 밖에서.이태호가 6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했을 때 주변 수백 리의 천지의 기운은 마치 명령이라도 들은 듯 요광섬 사방에서 끊임없이 몰려왔다.곧이어, 이태호는 짙은 영기로 겹겹이 둘러싸였고 주변은 영기가 전화한 흰 안개로 뒤덮였다.그 영기의 중심에 있는 이태호는 오랫동안 굶주린 야수처럼 주변의 많은 영기들을 게걸스럽게 흡수하였다.많은 천지의 기운이 모두 요광섬 쪽으로 몰려들어서 주변에 있는 산봉우
이태호는 자신의 내공을 보면서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그가 입문한 지 어느덧 7개월이 되었다. 1급 존황에서 6급 존황까지 돌파하는 수련 속도는 매우 빠르다고 할 수 있다.무엇보다 이번에 내공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단도에 대해 더욱 깊은 깨달음을 얻게 하였다.그는 자신이 곧 7급 연단사로 진급할 것이라고 믿었다.내공이 6급 존황 경지로 돌파한 후 이태호는 계속 수련하지 않았다. 수련도 휴식과 병행해야 한다.그래서 이튿날에 내공을 공고히 다진 후 폐관 수련을 그만했다.그가 연공방 밖으로 나가자, 신수민 등 여인들은 바로 달려왔다. 그가 돌파할 때 생성한 이상 현상은 감추기 어렵기 때문이다.사방 백 리에서 흡수해 온 천지의 기운은 아직 요광섬 전체를 뒤덮여 있어서 흩어지지 않았다.정원에서 이태호가 나온 것을 본 남두식은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태호야, 축하해. 또 돌파했군.”남두식은 사위가 수련을 식은 죽 먹는 것처럼 쉽게 하는 것 같아서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모른다.지난번에 돌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돌파했다니.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장로 등은 이태호를 보자 잇달아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훌륭하군. 이미 6급 존황으로 되었으니 이제 몇 달 후에 태호는 성자 경지로 돌파하겠어.”“역시 신체 소유자답군. 난 이제 겨우 3급 존황 경지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이아.”“...”몇몇 장로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그들은 천청종에서 이태호가 여기까지 성장한 모습을 쭉 지켜봤으니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겠는가?감탄을 금치 못한 대장로 등을 보자 이태호는 당황해서 입을 열었다.“장로님, 과찬이세요. 장로님은 지금 내공을 완성한 3급 존황이신데 이미 일반 정예 제자들보다 훨씬 빠르세요.”이태호가 폐관하고 있을 때 남두식과 대장로 등도 열심히 수련했다.그가 남겨준 6급 단약 덕분에 지금 이들 중에서 내공이 가장 높은 사람은 내공을 완성한 3급 존황인 남두식과 대장로이다.신수민과 남유하 등 여인 네 명도 이태호가 지난번에 폐관
사실 남두식과 대장로 두 사람의 자질은 괜찮다고 할 수 있지만 나장로, 다장로, 라장로 등의 자질은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이태호가 준 단약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제 막 2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을지도 모른다. 어찌 이렇게 빨리 수련할 수 있겠는가?이태호가 아버지와 옥신각신 ‘입씨름’하는 것을 본 남유하는 눈을 흘기면서 웃었다.“그만 하세요. 서로 칭찬하는 것이 유치해 보여요.”그러고 나서 그녀는 언짢은 내색을 하면서 말했다.“오늘 태호 씨가 돌파했고 다들 모처럼 모였으니 서로 칭찬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옆에 있는 신수민은 미소를 머금으면서 말했다.“맞아요. 오늘 밤에 모여서 즐겁게 보내요.”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백지연도 반달 눈이 될 정도로 활짝 웃었다.“수민 언니 말이 맞아요!”백정연과 손을 잡고 있는 신은재는 동그란 얼굴을 들고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재잘거렸다.“아버지, 돌파하신 것을 축하합니다!”기특한 딸아이를 보니 이태호는 웃음이 절로 나왔고 아이의 통통한 볼살을 집고 나서 다정하게 말했다.“은재야, 요새 어머니랑 열심히 수련했어?”신은재는 싸움에서 이긴 병아리처럼 도도하게 머리를 쳐들었다.“당연하죠. 은재는 곧 존황으로 돌파할 거예요.”이 말을 듣자, 이태호는 신은재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이 내공을 완성한 9급 존왕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지난번보다 존황 경지에 더욱 가까워졌다. 여덟 살의 9급 존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종문 내의 많은 제자는 창피해서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다.딸의 내공이 성장한 것을 본 이태호도 기뻐했다. 그는 웃으면서 신은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격려했다.“은재, 정말 대단하구나. 좀 있으면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잡겠네.”딸을 한바탕 칭찬한 후 이태호는 다 같이 모여서 회식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저녁 무렵이 되자 모두 달빛 아래 모여서 불고기를 먹으면서 영주를 마셨다.회식은 밤늦게 지속되어서야 마무리했다.얼큰하게 취한 이태호는 곧장 남유하의 방에 들어갔다. 오늘 남유하는 흰색 긴
진룡로 앞.이태호는 정중하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보름 남짓이 쉬고 나서 그는 고급 6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오늘 드디어 7급 연단사로 도전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이태호가 선택한 단약은 초급 7급 단약인 회원단(回元丹)이다.회원단은 이름 그대로 성자 경지의 수사를 도와서 영기와 생명력을 회복해 주는 치료용 단약이다.이태호는 종문의 여섯 번째 진전 제자이고 단탑 랭킹 1위인 신분 덕분에 여러 봉주가 선물을 줬을 뿐만 아니라 많은 정예 제자도 그에게 잘 보이려고 너도나도 물건들을 보내주었다.그래서 이태호는 이른 시일 안에 회원단을 정제하는 천년 영약들을 모을 수 있었다.“천년 설련, 삼백 년의 청령과...”이태호는 여러 영약을 차례대로 단로 내에 넣었다. 그러고 나서 신식으로 단로 내의 변화를 조심스레 지켜보았다.잠시 후에 단로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이태호는 신식을 거둔 후 얼굴 전체가 어두워졌다. 그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역시 실패했군.”이태호는 단탑에서 제5대 종주의 단도 전승을 물려받았지만 단번에 7급 단약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7급 단약은 대량의 천지의 힘이 내포되어 있어서 결코 쉽게 성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비범한 단약이다.이번에 실패한 이태호는 실망하지 않고 단로 내의 그 거무칙칙한 약 찌꺼기를 깨끗이 치우고 계속 도전했다. 며칠 동안 도전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점점 빛나고 있다.연달아 실패했으나 이태호는 단도에 대한 깨달음이 갈수록 깊어졌다. 그는 머지않아 곧 7급 연단사로 돌파할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계속 실패만 반복하니 7급 단약을 정제하는 데 필요한 약재들을 거의 소모해 버렸다.그는 할 수 없이 고개를 흔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단시간 내에 7급 연단사로 진급할 수 없으니 6급 단약을 많이 정제해서 그들에게 줘야지.”지금 이태호는 7급 단약을 만들 수 없지만 6급 단약은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특히 그는
원영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9급 존황 경지 아래의 수사들에게 모두 효과가 있다. 영력을 회복하든 내공을 쌓든 6급 단약에서 모두 최상급의 수준이다.원영단을 정제하는 약재가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이태호는 20~30개를 만들어서 사탕처럼 먹고 내공을 9급 존황의 경지까지 올렸을 것이다.‘서두르면 오히려 안 될 수 있으니 일단 기초를 단단히 다지고 보자.’이태호는 머리를 흔들고 나서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는 보름 동안에 7급 연단사로 진급하지 않았지만 연단 과정을 통해서 영력을 더욱 순수하게 제련하였고 혈자리를 꿰뚫은 속도를 올렸다.일찍이 며칠 전에 그는 이미 혈자리 280개를 뚫었다. 원영단을 먹은 후 그는 순조롭게 7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했다.이태호가 단약을 먹은 관계로 이번에는 예전처럼 큰 파동을 일으키지 않았다.단약을 보관한 후 그는 성큼성큼 마당으로 나왔다.마당에서 보기 드물게 신수민 등 여인들은 한가하게 의자에 누워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이태호를 보자 그녀들은 바로 몰려왔다. 맨 앞에 있는 신수민은 이태호의 몸에서 거세게 내뿜은 기운을 감지한 후 약간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당신 이미 7급 존황으로 돌파했어?”이에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었다.“방금 돌파했어.”그의 답장을 들은 아내들은 경탄을 금치 못했다.지난번에 돌파하지 얼마 됐다고 한 달 만에 또 돌파한 거야?이태호는 아내들의 표정을 보고 싱긋 웃으면서 사물 반지에서 벽천단이 들어 있는 도자기 병을 꺼냈다.“자. 이건 당신들을 위해 만든 벽천단이네. 각각 다섯 개씩 가져가서 수련할 때 사용하게.”말을 마치자 수십 개 단약이 도자기 병에서 솟아 나오면서 여인 네 명의 손에 떨어졌다.이를 본 신수민은 놀라운 표정으로 말했다.“와, 또 벽천단이야.”별것 아닌 것에 놀라워하는 아내를 본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또 원영단이 들어 있는 도자기 병을 꺼내서 말했다.“그 외에도 원영단이 있네. 9급 존황 아래의 수사들에게 모두 효과가 있으니 먹으면 적어도 작은 경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