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이태호의 주먹은 허준의 앞에 있는 보호막을 강타한 순간, 눈부시고 강렬한 빛을 발산하였다. 이 일격을 받은 허준은 몇 장 뒤로 날아갔다.같은 존황 경지로서 허준은 반응속도가 아주 빨랐다. 그는 뒤로 물러서면서 묵묵히 손을 들고 내젓자, 서릿발처럼 차갑고 어두운 빛을 내뿜은 장검이 손에 나타났다. 그는 순식간에 장검을 들고 이태호를 향해 찍었다. 속도가 너무 빨라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이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허공까지 얼어붙을 수 있을 듯한 수많은 차가운 한기가 장검에서 뿜어 나왔다.“오늘 넌 졌어!”허준은 자신이 내리찍는 검기를 보면서 독기 어린 웃음을 지었다.“나의 현빙검에 지는 것도 영광이지!”그의 현빙검은 하급 영보이지만 만년 현빙을 융합해서 전투력을 향상했고 위력이 조금 떨어진 중급 영보와 견줄 수 있었다.게다가 현빙검은 그가 수련한 공법의 속성과 어울려서 그의 최대 전력을 두 배 발휘할 수 있었다.이태호가 그와 똑같은 내공을 가졌다고 해도 그는 추호의 두려움도 없었다.이태호가 입문한 지 이제 두 달 남짓밖에 안 되어 내공도 기껏해야 2급이나 3급 존황 경지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 그의 기습 공격을 받으면 필연코 중상을 입게 될 것이다.이것이 허준이 감히 이태호에게 도전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이기도 했다.그는 이태호가 최상급 보체를 각성했더라도 두 달 안에 4급 존황까지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허준이 내리찍은 차가운 검기가 이태호의 몸에서 반 인치 떨어져 있을 때, 이태호는 두 손을 내밀고 손가락으로 검빛을 가볍게 집었다.“말도 안 돼!”눈을 동그랗게 뜬 허준은 이런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 5급 존황의 내공을 완성한 수사라도 감히 무시할 수 없는 그의 일격을 이태호가 손으로 잡은 것이다.“깨져라!”이태호는 시종일관 변하지 않는 안색으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순식간에 차가운 한기로 가득했던 검빛이 쨍그랑하고 여러 조각으로 부서졌다. 현재 이태호의 육신은 교룡도 비교할 수 없을
이태호가 불과 두 달 만에 4급 존황으로 돌파했다니!허준은 놀랐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핥으면서 음침한 말투로 말하였다.“이건 다 너 때문이야!”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재빨리 품에서 단약 한 알을 꺼내서 입에 넣었다. 단약이 입에 들어가자 바로 광폭한 영력으로 변하여 그의 내공이 연달아 올라가게 하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상처가 아물었고, 내공도 6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다.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연무대 근처에서 작지 않은 소동을 일으켰다.눈썰미가 좋은 제자는 허준이 먹은 단약이 무엇인지 빨리 알아봤다.“허준 너무 음흉한데? 큰돈 주고 중급 6급 단약인 광폭단을 샀잖아!”“이 단약은 상처를 순식간에 회복시킬 수 있고 내공까지 증가할 수 있어서 복용자의 내공을 하나의 작은 경지로 돌파할 수 있게 하는 거야.”“…”허준은 험상궂은 얼굴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의 6급 존황의 내공은 광폭단으로 강제로 향상시킨 것이지만 반주향의 시간만 버틸 수 있었다.그러나 허준은 이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것은 존황 경지 내에서 작은 경지 지간의 격차도 매우 크기 때문에 일반 수사는 등급을 초월해서 싸우기가 거의 힘들다고 볼 수 있다. 방금 싸우는 과정에서 그는 이미 이태호의 경지를 알아냈다. 이태호가 짧은 두 달 만에 4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하는 것은 놀랐지만 4급 존황과 6급 존황의 차이는 개미와 거인과 같다. 그는 이태호가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허준은 손으로 입가에 흐른 피를 닦으면서 미친 듯이 웃었다.“네가 4급 존황의 내공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내 앞에서는 그냥 개미에 불과하네.”허준의 온몸에서 뿜어 나오는 난폭한 기운은 하늘을 뒤흔들었다. 근처에서 대결을 구경하는 제자들은 압박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이미 이태호의 패배를 예상한 듯이 적지 않는 제자는 고개를 내저으면서 아쉬워했다. “끝났어. 이 새 진전 사형은 질 거야.”“이태호 사형이
쫘르륵!검기가 스쳐 지나간 자리라면 공기마저 자르고 부서진 것 같았고 고막이 터질 듯한 소리를 내면서 극히 빠른 속도로 허준을 향해 날아갔다. 온몸이 거대한 위기에 휩싸인 것을 느낀 허준은 검기에 의해 피부가 에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허준은 피하고 싶지만 두 발은 마치 땅에 뿌리를 내린 듯 완전히 꼼짝할 수도 없었다. 5급 존황의 내공을 완성한 실력을 갖췄지만, 그는 갑자기 당황하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이렇게 어려운 상대를 마주친 적이 없었다. 이태호의 공격이 점차 다가오자, 허준은 아무 말 없이 손을 가볍게 휘저으면서 재빨리 사물 반지에서 작은 청동 방패를 꺼냈다. 허준은 이 방패를 발동시킨 후 많은 영력을 미친 듯이 불어넣자, 방패가 점차 커져서 눈 깜짝할 사이에 연자방아만 한 크기로 변해서 온당하게 몸 앞에 막아섰다. 방패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은 강하진 않고 하급 영보의 위세만 드러냈다. 하지만 이 영보는 허준이 여러 해 동안 제련해서 자신의 팔처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통하며 아주 뛰어난 방어력을 갖고 있다.지금 그의 내공으로 전력을 다하면 같은 경지 수사의 필살기는 기본적으로 모두 막을 수 있다. 점점 다가온 검기가 곧 방패와 부딪쳤을 때 허준의 현빙검을 잡은 오른쪽 손이 자기도 모르게 꽉 틀어쥐었다. 그의 눈빛은 차가운 기운을 드러냈다.‘이 검기를 막을 수만 있다면 나와 이자의 내공은 격차가 있으므로 역전승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허준은 속으로 이태호는 아직 철이 없어서 겨우 4급 존황의 내공으로 무모하게 자신과 강경하게 맞서는 것으로 생각했다. ‘네 천부적 재능이 탁월해서 두 달 안에 내공을 4급 존황의 경지로 끌어올렸더라도 경지와 실력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지. 난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허준이 태일종 천교 랭킹의 10위를 차지하는 것은 그의 전투력이 절대 약하지 않고 대부분의 정예 제자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특별히 지금의 그는 광폭단을 먹어서 일시적으로 내공을 6급 존황의 경
이때의 허준은 강적을 마주한 듯 강렬한 위기감을 느꼈다.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막 대일진권을 저지하였는데 그 눈부신 검빛이 바로 그의 앞에 놓인 청동 방패 위에 세게 떨어졌다. 삽시간에, 허준은 앞에 있는 방패에서 도자기가 깨지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그는 놀란 눈으로 방패 위에 금이 빼곡하게 생기는 것을 보았다. 호흡을 몇 번 한 사이에 이 금들은 충격파에 의해 무자비하게 찢어졌고 화살로 압축되어 빠르게 사방으로 날아갔다.이 광경을 본 허준의 눈동자가 갑자기 수축하면서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그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막을 형성했는데 곧바로 남아 있는 검빛의 위세가 코앞에 다가왔다. 무서운 위세는 그의 보호막을 찢어버렸고 무자비하게 그의 가슴에 박았다.6급 존황의 내공은 이 위세 앞에서 마치 사나운 파도 속에 있는 쪽배처럼 즉시 무자비하게 침몰당했다.바로 그 찰나의 순간에, 날카로운 충격파의 기류는 허준의 온몸을 휩쓸고 그의 육신을 베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피를 토하면서 날아갔는데 마치 튕겨 나가는 폭탄처럼 몇 리 밖으로 날아가다가 떨어졌다. 큰 구덩이를 내고 산에 박혀 있으며 중상을 입고 기절한 허준을 본 이태호는 냉담하게 고개를 내저었다.“실력이 형편없군.”검빛이 사라지면서 연무대 근처에서 먼지가 엄청나게 날렸다. 이태호는 연무대에서 뛰어내렸다.주변에서 대결을 구경하던 모든 제자는 몹시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사람들은 잠깐 멍을 때리다가 비로소 탄성과 환호성을 질렀다. “이…이게 4급 존황 경지의 수사가 시전할 수 있는 무기인가?”“꿀꺽! 정말 너무 무섭다! 허준이 이렇게 빨리 도전에 실패할 줄은 상상도 못 했어!”“맙소사! 이 여섯 번째 진전 제자 이태호의 실력은 도대체 얼마나 강할까? 천교 랭킹 10위인 허준도 그의 상대가 아니라니!”“듣자 하니 이태호 사형은 종문에 들어온 지 두 달밖에 안 됐대. 그런데 광폭단을 먹어서 6급 존황의 경지로 된 허준을 이겼어!”“…”대결이 시작하기 전에 누구도 이태호가 이길
제6봉. 아름다운 꽃으로 둘러싼 통나무집 앞.줄곧 암암리에 진전 제자 이태호의 동정을 세밀하게 살피던 권민정은 연무대에서 손쉽게 허준을 이긴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의 봉안에서는 놀라운 기색을 드러냈다. 권민정은 허준에 대해 다소 알고 있었다. 제5봉의 천재 정예 제자이고 5급 존황의 내공을 완성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 태일종에서 정예 제자로 될 수 있다면 절대로 폐물 따위는 아니었다.게다가 허준은 정예 제자일 뿐만 아니라 천교 랭킹에서 10위인 천재이다. 천남의 4대 종문 내에서도 조금 유명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이런 허준이 이태호에게 졌으니, 권민정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녀는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옆에 있는 노파를 바라보면서 눈썹을 찌푸렸다.“그럴 수가 없어요. 짧은 두 달 만에 5급 존황의 내공을 완성한 허존을 이긴다는 게 말이 돼요?”권민정의 옆에 있던 설이 이모는 혀를 차면서 감탄하면서 설명하였다.“민정은 아직 모르지? 이 자는 종문에 들어온 지 두 달 만에 4급 존황을 돌파했다고 하더군. 전투력이 대단해서 삼 초식 만에 바로 허준을 이겼지.”허준은 실력이 뒤떨어진 자가 아니었으나 이태호에게 빨리 격패된 것으로부터 이태호는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권민정은 설이 이모의 설명을 들은 후, 문득 이태호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그녀는 종주가 파격적으로 선정한 천교를 만나보고 싶었다.무슨 생각이 났는지 권민정의 작은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흥미롭군요. 호호, 이제 우리 진전 제자 간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 같네요.”그녀는 진전 제자 중에서 유일한 여제자로서 천부적 재능은 주로 단도에 있어서 평소에는 다른 진전 제자 사이의 경쟁과 싸움에 관심이 없었다. 다만 이번에 갑자기 나타난 이태호로 인해 그녀는 이태호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많아졌다. …같은 시각.제4봉에 가까운 부공섬 위에 금방 폐관을 마친 한용운은 유력한 부하들이 제때 알려준 덕분에 이태호가 허준을 이긴 사실을 가장 먼저 알게 되었다.한용운도
여기는 종문에서 연단을 배우는 제자들을 위해 개척한 장소이다.어느 봉의 제자이든 연단을 배우고 싶다면 모두 이곳을 찾는다.이 탑은 광장의 중앙에 우뚝 서 있어서 각별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주변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인간계의 장터와 흡사했다.“신선하게 채집한 5급 영지와 천년 설련이 있어요. 저는 고급 5급 단약인 파경단 한 알이 필요한데 교환하실 분 있어요?“삼생연단로 한 개를 양도합니다. 마음에 드신다면 연락해 주세요.”“난 제8봉 연기봉의 제자이오. 혹시 연단로를 만들고 싶은 자가 있소? 삼생연단로의 성공률은 6할이구려!”“단탑10전 공략서이오! 새로 입문한 후배들, 꼭 사세요. 사형에게 초목편, 변약편, 영수편, 연단편 등 공략 비적이 있소. 이건 제6봉에서 전수하지 않는 비밀이오!”“…” 사람들 속에서 가끔 들려오는 동문의 외침 소리를 듣고 이태호는 눈을 깜박거렸다.지금 태일종의 제6봉에 있지 않았더라면 이태호는 자신이 인간계의 나라에 온 것이 아닌지 의심했을 것이다. 인근 광장에 있는 제자들을 바라보면서 이태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인파를 따라서 광장 정중 안에 있는 단탑 부근에 왔다.그가 다가오자 자연스레 기타 제자들의 시선을 끌었고 현장에서 한바탕 소동을 일으켰다.“진전 법포? 못 보던 얼굴인데 그 여섯 번째 진전 제자 아니야?”“의심할 필요가 없네. 바로 그 이태호 맞아!”“흥, 겁도 없이 요광섬에서 나오네. 천교 랭킹의 허준이 매일 도전장을 보낸다고 하지 않았어?”“이렇게 당당하게 단탑까지 오다니. 곧 허준에게 짓밟혀 발판이 되겠네.”“…”허준이 제5봉에서 패배했다는 소식이 아직 제6봉까지 전해지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눈앞의 대부분 제자는 이태호가 이미 그들이 말한 천교를 이겼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이태호는 귓가에 들리는 대화를 들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담담하게 빙긋 웃으면서 광장 중앙의 단탑으로 걸어갔다.이 단탑은 높이가 9층이고 층마다 빛을 반짝반짝 발산하고 있다. 입구에는 높이가 수
이태호는 시선을 천천히 아래로 움직이면서 비석 위에 새겨진 다른 순위들을 훑어보았다.이 비석에 수천 개의 이름이 있고 그중에서 단탑을 세우는 초기에 이름을 남긴 이들도 있다. 단탑이 세워진 후부터 총 9층으로 나누었다. 그중에는 초목편, 변약편, 영수편, 연단편 등 시험이 있고 각 층의 시험을 통과해야 다음 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눈앞의 비석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자들은 모두 틀림없이 단도에서 천부적 재능을 가진 천재들이다. 바로 이때, 갑자기 그의 뒤에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어서 봐! 우리 제6봉에서 단도의 천부적 재능이 2위인 허 사저야!”“하하, 허 사저가 드디어 단탑에 도전해서 관문을 돌파하려고 하나 봐.”“…”이태호가 고개를 돌리자 한 줄기의 무지갯빛이 멀리서 날아오더니 떨어졌다.무지갯빛이 떨어진 곳에서 옷이 나풀거리고 풍채가 뛰어난 여인이 나타났다. 이 여인은 기품이 청초하고 단아하며 매우 아름다운 용모를 가지고 있다. 나이가 대략 스무 살 정도이고 두 눈은 초롱초롱한 생기가 넘쳤으며 눈썹은 버들가지처럼 휘어져 있었고 몸에서 나오는 은은한 약초의 향기는 선녀가 꽃밭에서 걸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태호의 머릿속에는 이미 기존 정보에 따라서 상대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이 여인은 바로 제6봉의 단도 천재, 연단의 천부가 단지 5대 진전 제자 중의 하나인 권민정 아래에 있다는 허지아이다. 제6봉에 있는 두 송이의 금화는 늘 종문 내 다른 제자들의 관심을 받았다.대금화는 바로 5대 진전 제자 중의 하나인 권민정으로 연단의 천부적 재능이 엄청나게 뛰어나서 지금은 6급 연단사이다.소금화는 바로 눈앞의 허지아인데 연단의 천부는 권민정에 비해 별로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아름다운 외모를 가져서 동문의 여신으로 되었다.허지아는 착지한 후 주변의 제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단탑으로 향했다. 주변의 제자들은 이를 보고 연달아 흥분하였다. “드디어 가까이서 허 사저가 단탑을 통과하는 모습을 볼 기회가
인파 속에 있는 허지아는 즉시 이태호를 알아챘다.그녀는 힐끔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 이태호는 진전 제자이고 신분이 높지만, 그녀도 자신 나름의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녀는 제6봉의 정예 제자이고 단도에서 권민정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천부를 가진 천재이기에 당연히 스스로의 긍지를 갖고 있다. 이태호는 광장에 오래 머물지 않았고 성큼성큼 단탑을 향해 걸어갔다. 그가 단탑 공간에 들어가는 순간에 머릿속에 쿵 하는 소리가 울리고 눈앞이 아찔하였다. 다시 정신을 차려 보니 그는 이미 사방이 가상적인 공간 속에 있었다. 이태호가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기도 전에, 냉랭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반 시진 내에 10만 가지 영약의 속성과 용도를 식별하세요. 성공한 자는 2층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이태호의 앞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듯한 영약들이 빼곡히 나타났다. 각양각색의 얽혀 있는 영약들을 보니 아마 수만 가지 이상을 넘은 것 같다. 비석이 세워진 지 2천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역대 태일종의 제자들은 모두 비석 위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10위 안에 드는 자는 종문에서 중점적으로 양성할 것이다. 천부가 출중하다면 어떤 장로의 눈에 들어 제자로 삼을지도 모른다. 권민정처럼 보체를 각성하여 여러 정예 제자 중에서 평범해 보였지만 단도에서 출중한 천부적 재능을 보여서 진전 제자로 된 것이다. 한용운과 같은 진전 제자도 단탑에 와서 시도한 바가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현재 종문 내의 5대 진전 제자 중에서 권민정 외에 누구도 연단의 천부가 없었다. 이런 가상의 영약들이 나타나자, 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일찍이 고급 5급 연단사로 되었기에 영약을 알아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그러나 금방 연단을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극히 어려운 시험이었다. ‘반 시진에 10만 가지 영약을 구별하라고? 꽤 어려운 도전이네.’이태호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앞에 놓인 영약을 들고 자세히 식별하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