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 조씨 가문의 행동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큰 장로뿐만 아니라 신지수 일행도 이태호가 거절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신지수가 걱정된 얼굴로 이태호에게 물었다.“태호 씨, 조씨 가문 제의를 거절하면 나중에 시끄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그 말을 들은 이태호는 헤벌쭉하게 웃으며 걱정으로 가득 찬 신지수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상냥하게 말했다.“걱정할 것 없어. 조씨 가문이 나한테는 그냥 꼭두각시 같은 존재야.”“실력이 있으면 내일 자기가 알아서 대결 자격을 따내면 될 것을 뭐 하러 나에게 두 사람 자격을 주겠으니 대결에 참가하지 말라고 하겠어?”이태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고 말투에는 조롱과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다.“저번에 내가 황씨 가문의 세 명의 구품존왕을 패배시킨 게 께름직해서야.”옆에서 듣고 있던 백지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래도 무시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적어도 상대가 신소문과 청허파의 내부 제자잖아요. 실력이 나쁘진 않을 것 같으니 다들 조심해요.”남유하도 따라 입을 열었다.“맞아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요.”몇몇 부인이 귀 옆에서 잔소리를 하니 이태호가 처음에는 머리를 가로젓다가 나중에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사실 황씨 가문과 대결이 있은 뒤 이태호는 자신의 내공이 비록 9품 존왕이지만 전투력은 2품 존황에 도달했을 거라고 생각했다.조헌과 이장안 두 사람이 1품 존황과의 대결에서 역전했다 해도 이태호와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이태호의 공법을 누가 가르쳤던가? 미친 어르신이 손수 전수한 것이고 그 뒤로 어르신은 비승하여 신이 되었으니 어르신의 공법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지 않는가?이태호가 주위의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그만들 하고 어서 갑시다.”마당에 돌아와서 이태호가 성호 대결 과정을 사람들에게 설명해 주었다.성호 대결은 사실 랭킹 각축전으로 랭킹 10위까지 성호에 입장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랭킹 1위인 사람은 4개의 참가 자격이 주어지고랭킹 2위인 사람은 3개의
성주부 내.조헌과 조윤구가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두 사람은 비록 동문 제자가 아니지만, 신소문과 태일종의 왕래가 빈번한 데다 모두 천남정도의 우두머리기도 하다.“성주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조헌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경욱이 얼굴에 성한 곳 하나 없이 퉁퉁 부어서 노발대발하며 대청에 나타났다. “소주, 이태호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제가 이태호에게 소주 뵈러 오라고 했더니 그 자식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소주 따위가 무슨 물건 짝이냐며 절 이렇게 만들어 놨어요.”조헌 옆에 있던 하수들이 문경욱의 말을 듣고 저마다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이태호가 소주의 제의를 거절했을뿐더러 문경욱을 때려 다치게 했다니?항상 기고만장하던 조씨 가문 장로들이 당장에서 발작했다.“어디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단 말인가요? 소주, 제가 가서 이태호를 잡아 소주 앞에 무릎 꿇리겠습니다.”“이런 겁대가리 없는 자식을 봤나? 감히 소주를 모욕하다니.”“죽어 마땅합니다.”찻잔을 들고 있던 조헌은 귓가에서 갑자기 수만 마리의 파리가 윙윙거리는 것 같아 눈살을 찌푸리면서 차갑게 콧방귀를 끼더니 소리쳤다. “시끄러워. 입 닥쳐”곧이어 조헌의 얼굴이 차츰 굳어지더니 흉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자격을 2개 주겠으니 내일 대결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거절하고 함께 하자고 해도 거절한단 말이지?”“내일 내가 똑똑히 보겠어. 이태호가 대체 무슨 재주가 있는지.”새로운 하루가 밝으면서 드디어 성호 대결의 날이 도착했다. 이태호가 허리를 잡으며 백지연의 방에서 걸어 나왔다.백지연 등이 수련이 끝나서부터 이태호는 매일 밤 쉴 틈이 없었다.씻고 밥 먹고 나서 이태호는 큰 장로와 신지수 등과 함께 곧장 주씨 가문 대청으로 향했다.주씨 가문 대청에 도착하자 주서명과 주씨 가문 장로들이 벌써 대기하고 있었다. 이태호 일행이 들어오는 것을 본 주서명은 이태호가 어제 조윤구의 제의를 거절한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의는 이
이태호는 조용히 인파 속을 지켜보았다. 인파 중에 9품 존왕 기운 파동이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자신의 내공을 숨긴 사람도 적지 않게 있을 것이니 절대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이태호가 한창 다른 참가자들을 연구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등골이 싸늘해지면서 살벌한 기운을 느꼈다. 9품 존왕인 이태호가 외부에 대한 감지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 어렵지 않게 그 기운을 감지해 낼 수 있다.주씨 가문 대기 구역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부터 검은 도포를 입은 젊은 남자가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었다.주위 사람들이 그걸 보더니 저마다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저 사람이 바로 조씨 가문 조헌이야. 신소문의 내부 제자인 조헌이 이 대결에 참가할 줄 몰랐어.”“듣는 말에 의하면 조헌은 날 때부터 우레에 예민한 체질이라 했어. 조헌의 뇌정신통이 아주 대단하잖아.”“조씨 가문에서 성호 자격을 따려고 밑천까지 다 내놨구먼.”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방금 자신에게 살기를 발사한 사람이 조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실력이 상당하네.”조헌을 아래위로 훑어보던 이태호는 조헌의 실력이 황성하보다는 확실히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태호의 적수는 못 되었다. 이태호는 조헌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가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는 주서명에게 말했다.“주 가주님, 주씨 가문 참가자 서류 제출했나요?”주서명은 이태호의 물음의 의도를 몰라 사실대로 답했다.“아직인데요.”그러자 남두식이 걸어 나오면서 말했다.“우리도 링에 올라 순위를 따려고 해.”남두식의 갑작스러운 말에 주서명이 무슨 영문인지 몰라 그저 놀란 얼굴로 바라봤다.주서명의 인상 속의 이태호가 장로님이라고 부르면서 공경하는 이 사람은 항상 듬직하고 말수가 적었는데 오늘 갑자기 왜 이런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성호 대결 참가자 내공이 반드시 8품 존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가?주서명이 한참 속으로 고민하다 남두
그런 주서명을 보며 이태호가 웃는 얼굴로 말했다.“가주님, 죄송합니다. 내공을 숨겨야 하는 사정이 있어 말씀 못 드렸어요.”거의 한 달 동안 주씨 가문에서 머물면서 주서명의 이태호 일행에 대한 호의를 그들은 충분히 느꼈고 대우도 일반 객경장로보다 훨씬 높았다. 주서명이 흥분한 가슴을 진정하기 위해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이태호를 향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이 장로님, 조금 전에는 제가 너무 놀라서 정신이 없었어요. 함께 오신 분들이 전부 9품 존왕일 줄 몰랐어요.”9품 존왕이 11명이나 있으니 대결에서 아무리 못해도 몇 명은 자격을 따낼 수 있겠지?흥분한 주서명은 바로 성주부로 달려가 참가자 서류를 제출했다.조구윤이 주씨 가문에 참가자가 11명이나 되는 것을 보고 멍해 있다가 엄숙한 표정으로 주서명에게 경고했다.“주 가주님이 아시겠지만 성호 대결 참가자의 내공이 반드시 8품 존왕이어야 합니다. 장난치면 안 됩니다.”“성주님, 거짓이 아니라 확실합니다.”조구윤이 화를 내려 하자 주서명이 가슴을 치며 보증하였다.주서명의 표정이 거짓이 아닌 것 같아 조구윤이 머리를 끄덕이었지만 그래도 내심 놀란 눈치였다.‘주씨 가문에 강자가 이렇게 많단 말인가?’원인은 모르겠지만 어찌했든 참가 자격이 있기에 대결장소에 입장할 수 있는 영패를 꺼내 11개를 세어 주서명에게 주었다.그러고 나서 바로 이 소식을 옆 대기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다른 가문에 알려줬다.의자에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던 조헌이 주씨 가문에서 11명이 대결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일행이 많다는 걸 믿고 이태호가 제의를 거절했던 거네.”“하지만 사람이 많으면 뭐 해? 전부 9품 존왕이라 해도 내 손에서 성호 입장 자격을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해?”조헌이 눈을 가늘게 뜨고 주씨 가문 방향을 힐끗 보더니 조약돌같이 반짝이는 두 눈으로 당장이라도 찢어 죽일 듯한 살기를 뿜어냈다.같은 시간 주씨 가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검은색 도포를 입은 스무 살 남짓해 보이는
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눈길을 연무대로 돌렸다.곧바로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자 그들은 연무대에 올라가서 대결을 진행하였다.이태호도 사람들 속에서 묵묵히 구경하였다. 이두사람은 이류 가문에서 끌어모은 객경 장로였다. 연무대 위의 두 사람은 모두 9급 존왕으로 박빙의 대결을 보여주었다.광장에서 이 대결을 구경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환호하였으나 이태호는 그리 흥취가 없었다.두 사람은 모두 9급 존왕의 내공을 지녔으나 예전의 황성하 등과 비교하면 전력 면에서 아직 차이가 있어서 그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대략 반주향의 시간이 지나서야 두 사람의 대결이 비로소 끝났다.곧이어 2라운드 경기가 시작하였는데 조씨 가문 장로와 이씨 가문 장로의 대결이었다.이태호는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하면서 조용히 기다렸다.반 시진 후 실력이 한 수 위인 조씨 가문 장로가 우승하여 진급하는 데 성공했다.“이태호.”드디어 이태호가 호명되어 출전할 차례가 되었다.이태호는 벌떡 일어나서 연무대를 향해 걸어갔다.최근 무항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주씨 가문의 객경 장로인 이태호가 등장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주씨 가문의 객경 장로 이태호일세!”“이태호 장로는 실력이 막강해서 지난번에 황씨 가문의 9급 존왕을 세 명이나 쓰러뜨렸대! 이번 랭킹에 10위 안에 들 수 있을 것 같아!”“……” 성안의 많은 수사들은 지난번에 이태호가 황씨 가문을 박살 내는 광경을 봤다. 이태호는 혼자서 황성하 등 9급 존왕 세 명을 제쳤다.그래서 이태호가 나타나자마자 광장에서 많은 성안의 주민들은 모두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3라운드 경기, 이태호 대 조경림이오!”그러나 사람들을 더욱 흥분하게 만든 것은 성주 조구윤이 이태호가 맞설 상대를 발표했을 때이다. 온 장내가 떠들썩거렸다.“와…조경림이라니!” “조씨 가문의 대장로 아닌가. 황성하 형제들보다 더 강하고 존황 경지와는 반걸음의 차이라고 들었네.”“이태호 장로가 이기기 어려울 것 같군.”“그러
성주 조구윤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태호와 조경림은 연무대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다. 조경림은 눈앞에 있는 감히 소주의 제의를 거절한 소년을 보면서 눈에 섬뜩한 빛이 번뜩거렸다.성안의 수많은 수사들은 신소문에 가서 수련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조헌을 따르려고 안간힘을 썼다.그러나 어제 조헌이 사람을 보내 이태호에게 제의할 때 이태호는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조씨 가문의 객경 장로인 문 장로를 다치게 했다.조경림은 조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이태호를 보면 어찌 화색을 띨 수 있겠는가?조경림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비꼬아 말했다.“감히 우리 소주에게 무례를 범하다니. 오늘 네놈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봐야겠군!”이어서 조경림의 몸속에서 갑자기 천둥소리가 들려왔다!쿠르릉!수많은 은백색 뱀이 조경림의 주위에서 세차게 흩날리고 있는 것이 마치 흉악하게 날뛰는 촉수 같아서 보는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연무대 밖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은 하늘에 울려 퍼지는 천둥소리와 번쩍거리는 은백색 뱀들이 조경림의 몸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연신 비명을 질러 댔다.“이게 바로 조씨 가문의 절학 무기 자소분뇌권인가? 기세가 정말로 무섭군!”“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내 온몸이 찌릿찌릿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이태호는 번쩍거리는 천둥에 뒤덮인 조경림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그는 안정적이고 잔잔한 말투로 말하였다.“기세가 대단한 걸 보니 지품 고급 무기인 것 같군.”“같은 경지의 수사라면 혼자서 두 명을 상대로 싸우고 심지어 그들을 처치할 수 있겠지만 너는 아쉽게도 오늘 나를 만났군!”조경림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 나오는 기세만으로 이태호는 이 사람은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판단했다.자신을 깔보는 이태호를 본 조경림의 마음속에 분노가 순식간에 치밀어 올라왔다.“죽어라!”눈 깜짝할 사이에 만면에 악독한 기색을 띤 조경림은 기합을 지르자 앞에 있던 천둥은 희미한 긴 창으로 변하여 찌르르한 소리와 함께
그 찰나에 연무대 위는 온통 하나의 커다란 태양으로 가려졌다대일진권, 주먹은 용처럼 날아와서 허공에 있는 조경림을 순식간에 휩쓸었고 공포스러운 폭발력은 상대방의 몸을 통째로 삼켜버렸다.대일진권에게 삼켜버린 조경림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서 어떤 굉장한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이태호의 공격에 맞서 그는 온몸의 영력으로 보호막을 형성하여 앞에 놓았다.“제기랄, 이놈의 실력이 어찌 이리 강하냐?”속으로 욕설을 퍼붓는 조경림은 이태호에 대한 화가 점점 치밀어 올라 이태호를 당장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 굴뚝같았다.하지만 바로 이때 조경림의 앞에 놓인 영력 보호막에서 미세한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안 돼!”그가 피하기도 전에 앞의 보호막은 대일진권에 의해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단단히 한 대 얻어맞은 조경림의 한쪽 팔은 어깨에서 통째로 잘려 나갔고 어깨 너머로 백골까지 드러났다!“대…대일진권!” 입에서 피를 토하는 조경림은 이태호를 바라보는 동공이 심하게 수축하였고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방금 그 순간에 그는 죽음의 기운을 느꼈으며 강렬한 질식감은 그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이태호의 실력은 자신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였다.그는 조씨 가문의 대장로로서 실력은 여러 장로 중에서 손꼽을 정도로 강했고 9급 존왕 때는 홀로 조씨 가문에서 난동을 부리는 9급 존왕 두 명을 처치함으로써 대장로의 지위를 굳혔다. 하지만 지금 이태호 앞에서 조경림은 개미처럼 약하고 같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산에 호랑이가 있는 걸 알면서도 기어이 산에 오르는 것은 조경림의 처사 방식이 아니었다. 더구나 지금 그의 한쪽 팔이 산산조각이 났고 전투력이 심하게 내려가서 이태호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조경림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패배를 인정하려고 하였다.하지만 그가 마음속의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눈앞의 이태호가 다시 공격하였다. 엄청나게 눈부신 태양처럼 밝은 햇빛이 그의 눈에 보이는 모든 색채를 뒤덮었다.“내가 졌…”조경림의 말이 끝나기
이태호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조씨 가문의 대장로 조경림을 격살하고 순식간에 소란을 일으켰다. 특히 관람대에 앉아 있는 성주와 몇몇 종문의 장로들은 그 과정을 더욱 선명하게 봤다. 높은 단상에 어떤 동안에 백발을 하고 화려한 복장을 한 중년 남성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하였다.“이 자는 9급 존왕의 내공으로 동급의 수사를 쉽사리 격살하는 걸 보니 이번엔 조 성주의 무항시에서 천재가 나왔구려!”이 사람은 바로 천남 4대 종문 중의 하나인 천남의 정도를 이끄는 태일종의 장로 나봉이었다. 그의 실력은 9급 존황이고 이번 무항시의 성호 랭킹을 책임지고 있다.4대 종문의 장로가 나서서 성호 랭킹을 책임진다는 것은 경기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한편 경기를 파악해서 천재 수사를 찾기 위해서이다.천남의 여러 대종문의 제자들은 모두 어릴 적부터 양성한 것이지만 이런 성호 랭킹 같은 데서 천재를 만나면 바로 제자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성호랭킹을 통과한 사람들은 9급 존왕의 내공을 가지고 있기에 천부나 전력은 모두 약한 편은 아니다. 성호에 들어가기만 하면 존황으로 돌파할 수 있고 존황 내공을 가진 수사는 어느 종문에 있든 간에 핵심 역량이 된다.나봉의 말을 들은 조구윤은 급히 공손히 나서서 대답했다.“나 장로님께서 농담도 잘하십니다. 태일종에서 이 자처럼 동급의 수사를 쉽게 처치할 수 있는 제자들은 부지기수일 텐데요.”조구윤의 가벼운 아부소리를 들은 나봉은 조용히 웃고서는 묵묵히 연무대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에 잠긴 듯하였다.이와 동시에 다른 쪽에 있는 주씨 가문의 대기 구역 내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주서명은 이태호가 손쉽게 조경림을 처치하고 우승한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의 귓가에는 주씨 가문 사람들의 놀란 목소리가 울렸지만, 그의 심정과는 일치하지 않았다.주서명 뒤에 있는 주씨 가문의 사람들은 쑥덕거렸다.“이겼어? 이 장로가 이긴 거야?”“조씨 가문의 대장로 조경림을 이태호가 두 초식으로 격살했다니!”“하하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