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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Author: 손이영
침대에 한 달 동안 누워있어서 그런지, 그는 많이 야위어 무척 허약해 보였다.

하지만 눈은 주한과 좀 더 비슷해진 것 같았다.

온다연이 온 것을 보고, 그는 애잔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가 나를 만나주지 않을 줄 알았어요.”

온다연은 그의 눈을 들여다보며 가슴이 아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왜 너를 만나지 않겠어? 몸조리 잘해. 몸이 중요하잖아. 완쾌하면 그때 만나도 늦지 않아.”

주희가 자조 섞인 말투로 나지막이 말했다.

“완쾌하면 오지 않을 거잖아요.”

온다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희야, 이러지 마. 너 이제 유명인이잖아. 팬도 많고. 팬들이 네가 이러는 걸 알면 속상할 거야.”

주희의 눈에 대수롭지 않은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상관없어요. 스타가 된 건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예요. 그들한테 좋아해달라고 한 적이 없어요.”

이때 들어온 유강후는 주희를 보자, 눈에 짙은 독기와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다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

“손바닥에 땀이 났네. 옷을 벗어. 여기 난방이 너무 잘 되네.”

그는 말하면서 직접 그녀의 코트 지퍼를 열었다.

옷이 너무 두꺼워서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덥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순순히 유강후의 말대로 코트를 벗었다.

유강후는 코트를 비서에게 건넨 후 또 그녀의 스카프도 풀었다.

주희는 그녀의 목을 지켜보며 눈빛이 무서울 정도로 음침해지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

잠시 후, 그는 갑자기 격렬하게 기침을 하더니 피를 토했다.

깜짝 놀란 의사와 간호사가 얼른 다가와 검사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온다연은 걱정됐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기에 그 자리에 서서 보고만 있었다.

유강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의사와 간호사에게 둘러싸인 주희를 힐끗 보고는 온다연에게 스카프를 다시 매주며 나지막이 말했다.

“스카프를 매는 게 좋겠어. 바람 맞으면 안 되니까.”

온다연은 주희 생각만 하며 조바심을 쳤다.

“왜 갑자기 피를 토하죠? 다쳤던 곳에 문제가 생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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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연은 극심한 고통에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억지로 버티면서 유강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아파요?”유강후는 눈시울을 붉히더니 무릎을 꿇고 그녀를 꼭 껴안았다.“왜 갑자기 뛰어들었어요? 이건 나랑 회장님 사이의 일인데...”그녀는 유강후의 입가에 맺힌 핏자국을 닦고 싶었지만 참을 수 없는 통증에 시야가 어두워졌고, 결국 유강후의 품에서 의식을 잃었다.이를 본 유강후는 충격에 빠졌다.“유나 씨!”이때 진수현도 정신을 차리고 달려들어 딸을 안으려고 했지만 안심이 그를 붙잡았다.“툭하면 욱하는 성질머리 좀 고쳐요. 언제까지 이럴 거예요?”유강후가 딸을 안고 힘겹게 걸어가는 모습에 진수현은 후회가 밀려왔다.“유나가 갑자기 달려들 줄은 몰랐어.”진수현은 다가가 온다연을 안으려고 했다.그러나 두 사람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안심이 그를 또다시 말렸다.“강 대표한테 맡기죠.”진수현은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하지만...”그러자 안심이 입을 열었다.“수현 씨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요. 그런데 수현 씨도 한때 젊은 시절이 있었으니 잘 알잖아요. 진씨 가문이 예전에 우리를 어떻게 괴롭혔는지.”“우리가 겪었던 고통을 유나도 겪었으면 좋겠어요?”그 말에 이성을 되찾은 진수현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안심과 함께 그들의 뒤를 따랐다.병원에 도착하여 의사에게 직접 온다연을 넘겨주고 나서야 유강후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그의 등, 가슴, 복부 전체에는 이미 멀쩡한 살점이 없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핏자국이 옷과 함께 말라붙었고 옷을 떼어낼 때마다 살갗이 한 겹 벗겨지는 느낌이었다.때마침 눈을 뜬 온다연은 유강후를 만나겠다며 난동을 피웠고, 결국 응급실로 들어가자마자 의사가 피 묻은 옷을 찢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그녀는 서럽게 눈물을 터뜨리며 달려가더니 의사에게 그만하라며 소리쳤다.안심이 강제로 그녀를 끌고가 상처를 치료할 때까지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진수현 역시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그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43화

    손을 들어 올리자 채찍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유강후의 몸에 떨어졌다.탁!둔탁한 소리에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유강후의 옷은 곧바로 찢겨졌고 살갗도 금세 갈라졌다.순식간에 등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보기 흉할 정도로 섬뜩했다.진수현은 차갑게 웃었다.“아파? 이건 시작일 뿐이야. 내 딸을 괴롭힌 대가는 치러야지.”유강후는 주먹을 불끈 쥐고 진수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계속하시죠.”그 말에 진수현은 어이가 없는 듯 피식 웃었다.“죽을 때가 되면 정신을 차리겠지.”말이 끝나는 동시에 날카로운 채찍이 연달아 날아들었다.채찍을 맞으며 유강후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꼈지만 등을 곧게 펴고 조금의 신음도 내지 않았다.진수현은 꺾이지 않는 그의 고집에 화가 난 듯 또다시 몇 차례 채찍질을 했다.이 채찍은 금속으로 특수 제작된 거라 특히나 무게감이 상당했고 일반인은 한 대만 맞아도 뼈가 부러질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세 대를 맞는 순간 의식 잃고 쓰러져 6개월 동안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다.유강후처럼 튼튼한 체격을 가졌더라도 여섯, 일곱 번의 채찍을 맞고 나면 슬슬 한계가 온다.아니나 다를까 그는 비틀거리며 바닥에 반쯤 무릎을 꿇었다.입고 있는 옷은 전부 찢겨졌고 살갗은 뒤집혀 피투성이가 되어 끔찍하기 그지없었다.그는 한 손으로 바닥을 짚더니 등을 꼿꼿이 세운 뒤 입가에 묻은 핏자국을 닦으며 말했다.“계속하시죠.”그러자 진수현이 차갑게 말했다.“생각보다 대단하네. 하지만 내가 인정을 베풀 거라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한대도 빠짐없이 때릴 거거든.”말이 끝나기 무섭게 작은 그림자가 뛰어왔다.“아빠, 그만해요.”진수현은 곧바로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막아.”그러자 경호원들은 즉시 온다연을 막았다.온다연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아빠, 제가 다 설명할게요. 정말 아빠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강 대표님은 절 괴롭힌 적이 없어요.”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레 유강후를 향했고 곧바로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42화

    이권과 경호원들은 어쩔 수 없이 총을 거두었지만 여전히 경계하며 총을 움켜쥐고 있었다.그들의 시선은 진수현에게 고정되어 있었고 그가 움직이기만 하면 바로 이곳을 지옥으로 만들듯 긴장함을 늦추지 않았다.진수현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참 잘하는 짓이다. 경호원들을 동원했다고 해서 내가 널 못 죽일 것 같아?”유강후가 입을 열었다.“전 싸우러 온 게 아니라 회장님과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찾아온 겁니다.”그는 몸을 돌려 경호원들을 향해 소리쳤다.“다 나가.”경호원들은 눈치를 살피다가 마지못해 천천히 문 쪽으로 물러섰다.진수현은 피식 웃더니 갑자기 들고 있던 총을 그에게 집어던졌다.“내 딸을 괴롭혀놓고 감히 뻔뻔하게 찾아와서 행패를 부려? 동의를 얻고 싶다고? 안될 건 없지. 다만 조건이 있어.”“첫째, 네 다리를 하나 내놓는다. 둘째, 서른 대의 채찍질을 받는다.”“이걸 할 수 있다면 진지하게 두 사람의 결혼을 고민해 보지.”유강후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총구를 자신의 다리에 겨누었다.이를 본 이권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달려와 유강후를 감싸안았다.“안 됩니다.”유강후는 그를 뿌리치고 단호하게 말했다.“누가 들어오래? 나가.”이권은 그를 껴안고 놓으려 하지 않았다.“정말 다리를 쏠 생각입니까?”유강후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마지막 경고야. 계속 내 옆에서 일하고 싶으면 지금 당장 물러서. 고향으로 내려가고 싶어?”“도련님, 제가 어떻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겠습니까.”유강후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손을 들어 이권의 목덜미를 세게 내리쳤다. 그러자 눈앞이 캄캄해진 이권은 곧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그는 단호하게 말했다.“데려가.”경호원들이 이권을 데리고 나가자 진수현이 차갑게 말했다.“왜? 이제 와서 겁나?”유강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총을 꽉 움켜쥐더니 총구를 자신의 왼쪽 다리에 겨누었다.그러고선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진수현은 여전히 눈 하나 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41화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뭐가 됐든 나만 손해잖아?’‘짜증 나.’온다연은 화가 난 나머지 욕조를 내리쳤다.“나쁜 자식. 생각할수록 열받네?”하지만 그런 기분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녀는 온몸이 산산조각 난 듯 아팠고 너무 지쳤다.뜨거운 물에 몸까지 담그고 있으니 점점 더 피곤함이 밀려왔다.결국 욕조에서 나와 침대로 걸어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도우미가 다가와서 문을 두드렸다.“아가씨, 사모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도우미는 잠들어 있는 온다연을 바라봤다. 곧이어 시선은 그녀의 목에 난 붉은 자국에 향했고 할 말이 있는지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사모님께서 중요한 말씀을 전하실지도 모르니, 옷부터 입으시는 게 어떨까요?”곧이어 도우미는 온다연의 목을 가리켰다.“여기도 가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온다연은 마지못해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었다.그러다가 자신의 목에 난 붉은 자국을 발견했다. 어깨는 물론이고 밖으로 드러난 팔뚝까지 보는 사람을 무안하게 할 자국이 가득했다.온다연은 잠깐 어리둥절하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그러나 미처 가리기도 전에 안심이 들어왔다.안심은 그녀의 몸에 남아있는 붉은 자국을 보고선 얼어붙었다.온다연은 얼른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고개를 숙였다.“엄마, 그게... 어젯밤은...”안심은 한숨을 내쉬었다.“알고 있어. 강 대표가 찾아왔거든. 지금 거실에 있어.”온다연은 초조함이 밀려왔다.“어떤 얘기를 하든가요?”안심이 입을 열었다.“결혼 얘기. 네 아빠는 아직도 허락할 생각이 없나 봐.”그녀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온다연을 바라봤다.“서로 만나는 중이니?”온다연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솔직히 고개를 끄덕여야 할지 아니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의 반응에 안심은 또다시 입을 열었다.“설마 강 대표가 강요했니?”온다연이 답을 하기도 전에 도우미 한 명이 황급히 달려왔다.“사모님, 아가씨. 큰일 났습니다. 회장님이 총을 들고 강 대표님을 죽이려고 합니다. 얼른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40화

    “저, 전 이미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어요...”유강후는 차가운 태도로 물었다.“박씨 가문의 박현욱인가요?”온다연은 입술을 깨물고는 대답했다.“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 사람과도 안 되겠네요...”유강후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단지 결혼을 약속한 것이지 약혼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결혼은 더구나 하지 않았고요. 오직 말로 오고 간 약속일 뿐이네요. 이런 일은 두 집안이 의논해서 그쪽 집안에 적당한 보상을 해주면 돼요. 그 보상은 제가 할게요. 박씨 가문에서 어떤 요구를 제기해도 제가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유나 씨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온다연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이다 대답했다.“전 지금 머릿속이 많이 복잡해요. 이 일은 제가 돌아가서 다시 잘 생각해볼게요. 책임은 무조건 질 거에요, 단지 지금 덥석 강 대표님의 제안을 수락하기 힘들어서 그래요...”유강후가 얼른 물었다.“생각할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데요? 열흘, 보름? 아니면 반년, 일 년?”온다연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기껏해서 이틀에서 사흘 정도면 돼요.”유강후는 코웃음을 쳤다.“참 오래도 생각하네요. 책임지기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해요. 그렇게 오래 끌 필요 없어요.”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지나서야 온다연은 입을 열었다.“전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어젯밤에 집에 들어가지 않아서 부모님께서 걱정하실 거예요.”그러고는 옷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다가 처참히 찢어져 바닥을 뒹구는 드레스를 발견하고는 또다시 얼굴을 붉혔다.“제가 입을 옷이 없어서 그런데 사람을 시켜서 옷 한 벌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하면 안 될까요?”유강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온다연을 안아다 드레스룸으로 데려다주었다.넓디넓은 드레스룸에는 젊은 여자들이 좋아할 법한 스타일의 옷들이 꽤 많이 걸려있었다.온다연은 기분이 약간 가라앉아 눈알을 도로록 굴렸다.‘여자 옷이 왜 이렇게 많은 거지? 여기에 다른 여자도 살고 있나?’유강후는 상앗빛 원피스 하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39화

    온다연은 얼굴이 빨갛게 타오르다 못해 당장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아, 아니에요, 제가 그랬을 리가 없잖아요... 전 그냥 과일주를 마셨을 뿐인데 어떻게...”유강후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바지를 올리는 걸 보니 인정하기 싫은가 봐요? 유나 씨 이런 행동이 날 먹고 버리는 거랑 뭐가 다르죠?”그리고는 일어나 앉아서 온다연을 등지고 말했다.“그럼 그냥 가요. 전 그냥 유나 씨 어장관리에 걸려든 물고기였나 보죠. 유나 씨라면 다를 줄 알았는데 바로 다음 날이 되니 시치미를 뗄 줄은 생각 못 했어요. 어젯밤에 분명 책임진다고 해놓고 아침에는 발뺌하네요. 제가 아무리 증거가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구질구질하게 매달리지 않을 테니까 가도 돼요.”온다연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었다. 어딘가 잘못된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가 잘못됐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결국 온다연은 망설인 끝에 사과했다.“미, 미안해요!”유강후는 고개를 떨구고 중얼거렸다.“미안해도 무슨 소용이 있나요. 전 생각보다 더 고지식한 사람이라 이미 유나 씨한테 그렇게 놀아난 이상 앞으로의 인생과 감정에 대한 흥미를 제대로 잃었는걸요. 처음부터 유나 씨처럼 무책임한 사람을 만났으니 앞으로는 어떤 사람도 만날 마음이 생기지 않아요.”온다연은 다소 놀랐다.“강 대표님, 처음이에요?”유강후는 퉁명스레 대답했다.“그럼 내가 그렇게 쉬운 사람인 줄 알았어요? 여자라면 다 좋다고 달려들어 잠자리를 가질 것 같았나요?”온다연은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전, 전 어젯밤에 취한 상태였는걸요...”유강후가 여전히 냉랭한 태도로 대답했다.“다 큰 성인이 술을 마셨다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나요? 그럼 음주운전도 술을 마시고 난 뒤에 생긴 사고니까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겠네요? 술에 취했다고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치면 이 세상에 모든 범죄는 모두 음주라는 핑계로 빠져나갈 수 있겠네요.”온다연은 유강후의 논리에 말문이 제대로 막혀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뒤늦게 입을 열었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38화

    온다연은 흥분감이 참을 수 없이 몰려왔다.“못 참겠어요, 터져버릴 것만 같아요...”온다연은 유강후의 손을 끌어다 자신의 가슴에 얹어주며 말했다.“만져봐요, 엄청 뜨거워요...”손에 들어차는 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에 유강후도 참을 수 없이 흥분감이 몰려왔고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금방 괜찮아지게 해줄게요. 유나 씨가 원하는 걸 말해줄래요?”온다연은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했고 본능에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모르겠어요, 이상해요...”온다연은 유강후의 손으로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짚어주었다.“여기, 그리고 여기, 다 이상해요...”그리고 눈 깜빡할 새에 온다연은 유강후에 의해 푹신한 침대로 던져졌다.온다연은 유강후의 건장한 덩치에 다 가려지고도 남았다.두 사람 모두 이성을 잃어갈 때 유강후가 간신히 정신을 붙들고 온다연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이건 유나 씨가 먼저 원한 거예요, 맞나요?”온다연은 온몸을 지배한 열감에 당장이라도 타버릴 것만 같아 이성적인 사고 따위는 불가능했다.“맞아요, 도와줘요...”유강후는 온다연의 하얀 귓불을 깨물고는 말했다.“그럼 오늘 이 일이 벌어지고 나서도 날 책임지겠다고 약속해줘요.”온다연은 당장이라도 미쳐버릴 것만 같아 색색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책임질게요, 강 대표님이 원하는 건 모두 다 들어줄게요...”쫘악!온다연의 몸을 감고 있던 마지막 천 쪼가리가 그렇게 찢어졌다. 유강후는 눈에 안광이 돌았다.“분명 유나 씨가 말한 거예요!”서로를 완전히 가졌다는 그 느낌이 주는 전율은 감히 말로 이루 설명할 수 없이 짜릿했다.3년의 공백이 마침내 메꿔지는 순간이었고 잃어버렸던 갈비뼈를 찾아 다시금 완전한 몸이 되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3년이라는 시간은 둘을 기다려주지 않았고 둘은 매정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왔다.머리로는 기억하지 못할지언정 몸과 무의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날아가 버린 이성 속에서 남은 한 줄기 본능에 의해 끊임없이 서로를 탐했다.밤에 시작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37화

    유강후는 바로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꺼내 뚜껑을 열어서 온다연의 입에 대주었다.그러는 동시에 이권에게 전화를 걸었다.“권아, 건물 아래에 깔린 진씨 가문 경호원들을 다 돌려보내고 오늘 밤 유나 씨한테 술을 준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 하나하나 빠짐없이 다 찾아, 내일 아침에는 누군지 반드시 알아야겠으니까!”말을 마친 유강후는 전화를 끊고 계속해서 온다연에게 물을 먹였다.찬물을 마신 온다연은 그래도 어느 정도 시원한 감각이 드는 것 같았다.하지만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속이 끓는 듯한 홧홧한 열감은 점점 더 심해졌다.오직 눈앞의 이 남자만 차가웠다. 게다가 좋은 향기까지 나니 그에게 가까이 붙지 않을 수 없었다.온다연은 유강후에게 찰싹 붙어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향기로워...”이미 제어할 수 없는 두 손은 여전히 유강후의 허리춤을 매만지기에 여념이 없었고 이는 유강후의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지게 만들었다.곧이어 온다연은 아예 유강후에게 달라붙어 매달리기까지 했다. 온다연은 까치발을 들어 유강후의 목을 감쌌고 부드러운 입술로 그의 목덜미를 간지럽혔다.“너무 좋아, 향기로워... 강 대표님, 저 좀 이상해요...”유강후는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온다연의 얇은 허리를 감싸 안으며 낮게 중얼거렸다.“어떤 놈이 유나 씨한테 이딴 걸 먹인 거죠?”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강후는 온다연을 자신의 품에 가두고 고개를 숙여 정처 없이 방황하는 작은 입술을 감쳐 물었다.온다연의 입안에 남아있던 달달한 과일주의 향은 최음제라도 되는 것처럼 유강후의 봉인되었던 3년간의 욕망에 불을 지폈다.유강후가 온다연에게 제일 흠뻑 빠져 살던 시점에 온다연은 바람에 날려가 버린 눈처럼 유강후의 세상에서 사라졌었다. 그리고 유강후가 온다연에 대한 절절한 사랑도 그때 그 순간에 영원히 봉인되어버린 것이다.그로부터 3년이 지나고 온다연이 다시 유강후의 눈앞에 나타났을 때, 유강후의 죽어가던 욕망도 다시금 들끓기 시작했다.온다연의 입술은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입안의 달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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