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89화

온다연이 나지막이 말했다.

“주희야, 남하윤 씨는 좋은 사람이고 너한테도 잘하니까 잘 만나 봐. 더 이상 그런 극단적인 짓을 하지 말고. 뭐가 소중한지를 알아야 해.”

주희는 눈을 내리깐 채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고 나지막이 말했다.

“누나는 그렇게 사는 게 좋아요?”

온다연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주희야, 내게는 사랑하는 아기가 있어. 그래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너도 앞으로 나아갈래?”

조용히 웃는 주희, 웃는 모습이 우는 것 같았다.

“누나, 예전에 우리 셋이 약속했잖아요. 누나가 집을 받으면 함께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 가서 살기로. 이제 나는 돈이 부족하지 않으니 집을 받지 않아도 돼요. 나랑 함께 떠나는 게 어때요?”

온다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강후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옛날 일을 가지고 역겹게 굴지 마. 나와 다연은 아이가 있고 곧 결혼도 할 거야. 죽고 싶으면 혼자 조용히 죽어.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고.”

주희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유강후를 가리켰다.

“누구나 다 되지만 저 사람은 안 돼요. 유강후는 유씨 집안 사람이잖아요.”

“형이 어떻게 죽었는지 잊었어요? 유씨 집안 사람한테 죽임을 당했잖아요. 누나가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나는 반대할 권리가 없지만 유씨 집안 사람은 안 돼요.”

온다연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주희야, 그렇게 오랜 세월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너도 알잖아. 이제 아기가 생겼으니 쓸데없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고, 내 아이의 아빠면 돼.”

주희는 고통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나는 우리 형과의 약속을 잊었네요. 스물다섯 살 때...”

온다연이 직접 그의 말을 잘랐다.

“그건 나와 네 형 사이의 일이니 너와 상관없어.”

그녀는 주희 옆에 있는 남하윤을 쳐다보았다. 남하윤은 극히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 시선을 피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희야, 나는 앞으로 내 아이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거야. 더 이상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을 거니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