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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3월 25일까지 한 달 남짓 남았는데, 그날이 정말 기대되네.”

“그날이 되면 누나는 빨간색 스카프를 매고 형을 그리워할 거야.”

“그 스카프는 누나가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 형이 생일 선물로 준 것인데, 누나는 정말 좋아했어. 그때는 아까워 매지 않았지만 형이 죽은 후 매년 그날이 되면 그 스카프를 매고 형을 추모했어.”

유강후의 얼굴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무척 기분 좋아진 주희는 계속해서 그를 자극했다.

“누나가 입은 흰색 옷들은 당신이 골라준 거지? 불쌍하네. 이렇게 오래됐는데 누나가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도 몰라. 누나는 빨간색을 좋아하고, 해바라기색도 좋아해...”

유강후는 움직이는 그의 입술을 보면서 속에서 분노가 조금씩 치밀어 올랐다.

온다연이 해바라기를 좋아한다는 건 알지만 그녀가 빨간색을 좋아한다는 건 처음 듣는 소리다.

하지만 주희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온다연은 확실히 빨간색 스카프를 가지고 있다.

버들개지가 흩날리던 어느 날 저녁, 본가의 대문 밖에 온다연이 검은색 옷차림으로 서 있었는데, 평소에 본 적이 없는 빨간색 스카프를 매고 있었다.

그때는 봄인데도 날씨가 추워서 스카프를 매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 스카프를 맸을 때 얼마나 예뻤는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그날 저녁, 유강후가 차를 몰고 그녀의 곁을 지나갈 때 그녀의 머리카락과 옷이 바람에 휘날렸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유강후는 그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석양 아래서 먹물 같은 머리카락과 검은색 옷차림 때문인지, 피부가 눈보다 더 흰 것 같았고 입술은 짙은 붉은색을 띠었다. 버들개지가 눈송이처럼 그녀의 머리 위에 내려앉아 슬픈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녀는 조금 전에 울었는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얌전히 거기 서서 겁에 질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당시 가슴이 쿵 하는 느낌이었다.

바로 그 순간, 유강후는 인내심을 잃고 앞당겨 행동을 개시하기로 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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