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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이강현이 담담하게 물었다.

“상의할 일이 있어서요. 저희 쪽 정보에 의하면 황후가 이미 출발했고 내일 아침이면 한성에 도착할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러니 전 황후를 먼저 만나야 겠습니다.”

팔용왕은 더없이 공손하게 말했다.

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렸는데 황후가 이렇게 일찍 올 줄은 몰랐다.

“왜 황후를 먼저 만나려는 겁니까?”

“아무래도 권무영 그 자식이 도망쳤다가 이번에 다시 황후를 따라오니 틀림없이 제 험담을 했을 겁니다. 그러니 황후가 저를 부르든 말든 전 반드시 황후를 먼저 봬야 합니다.”

팔용왕은 이강현에게 사실대로 말하면서 자신이 황후와 결탁했다는 오해를 사지 않으려 했다. 만약 오해라도 사게 되어 이강현이 해독제를 주지 않는다면 정말 끝장이기 때문이었다.

이강현은 잠시 침묵하더니 턱을 괴고 말했다.

“그런데 황후가 왜 그렇게 멀리서 저를 만나러 오는지 전 좀 이상합니다. 그녀는 절 죽도록 미워해야 정상인데 말이죠.”

“그건.”

팔용왕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저도 전해 들은 말인데 정확지는 않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도련님의 손에 용문 핵심 보물창고의 오픈키가 있다고 합니다. 아마 황후도 이것 때문에 도련님께 손을 댄 게 아닐까 싶고요.”

“오픈키?!”

이강현은 약간 놀라기도 하고 의문스럽기도 했다. 자신이 용문에서 쫓겨날 때 옷 한 벌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기에 용문의 오픈키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 소문은 정말 터무니가 없고 누가 지어낸 것인지도 모르기에 이강현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비방하고 있었다.

팔용왕은 이강현의 말투에서 그 자신도 오픈키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작은 도련님, 제가 짐작컨대 황후는 틀림없이 그 오픈키를 찾으려 들 것입니다. 도련님께서는 끝까지 모르는 척하세요.”

팔용왕이 이강현에게 말했다.

이강현은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만약 이 일 때문이라면 오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내일 황후를 바로 만나러 가시고요.”

“네?”

팔용왕은 의아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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