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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오영순은 차를 운전하는 내내 각종 자랑을 해댔다.

마침내 차는 교외에 있는 온천 휴양지에 멈춰 섰다. 주차를 마친 오영순이 리조트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 이 리조트 장준표가 통째로 빌렸어, 오늘 여기 다 우리 거야, 신나게 놀아도 돼.”

“별것도 아니네 뭐.”

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오영순은 피식 웃으며 이강현을 흘겼다.

“일자리도 없는 주제에 너스레는, 이 리조트 하룻밤 묵는 가격이 얼마인지 아는 거야? 너의 5년 월급이야.”

이강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오영순과 따지지 않았다. 오영순과 입씨름을 하는 건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었다.

두 사람은 오영순의 뒤를 따랐다. 리조트 내 인사를 건네는 복무원들의 행동이 오영순의 허영심을 채워주었다.

리조트 내의 별장에 들어서자 네 명의 남자가 앉아있었다. 가운데 앉아있는 남자는 오만한 기색이 역력했고 다른 세 사람은 가운데 앉아있는 남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애를 썼다.

오영순과 두 사람이 걸어들어오는 걸 보자 맨 가운데 앉아있던 장준표가 벌떡 일어서며 고운란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운란아.”

장준표는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꿈에도 그리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장준표는 모든 것이 실감 나지 않았다.

오영순은 장준표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장준표를 슬쩍 밀었다.

“거기 떡하니 서서 뭐 해, 해외에선 처음 본 사람한테 키스로 인사하잖아, 너도 얼른 운란이한테 인사해야지.”

정신을 차린 장준표는 웃으며 고운란을 향해 걸어갔다. 두 손 뻗어 고운란을 안으려 하자 이강현이 고운란 앞을 막아섰다.

“내 와이프랑 넌 그냥 고등학교 동창일 뿐이야, 심지어 네 이름도 까먹은 것 같던데 인사 같은 건 할 필요 없을 것 같아.”

이강현이 웃으며 말했다.

장준표는 미간을 찌푸리며 노기등등한 표정으로 이강현을 쳐다보았다.

“너, 비켜, 너 같은 멍청이는 운란이랑 함께 있을 자격 없어! 난 이번에 운란이를 그 지옥에서 구해주러 왔어!”

이강현이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넌 그럴 자격 없어.”

“너 미쳤구나? 장준표한테 그럴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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