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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지금 이 정도는 우해영이 김승엽을 많이 봐준 것이다.

그녀는 남자와 접촉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아직 큰일이 남아 있기에 지금 당장 김승엽을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작게 혼내는 것뿐이다.

무방비 상태였던 김승엽은 그녀에게 입술을 물려 버렸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아파서 이를 악물다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결국 소리를 질러 버렸다.

“미쳤어요? 정말 정신이 이상한 거예요?”

그냥 가볍게 혼내고 지나가려 했던 우해영은 그가 욕을 하자 얼굴빛이 금세 어두워졌다. 그녀의 눈빛도 서리가 어려있는 듯 한층 더 차가워졌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참지 못하고 욕을 했지만, 그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치자 김승엽은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두려움에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그녀의 눈을 마주 볼 용기가 없었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사람도 잡아먹을 듯 소름 끼쳤다.

“아니, 정말... 아프다고요!”

김승엽은 자기도 모르게 기세가 약해졌다. 그녀를 마주 보고 있으니 약간 위축되는 것도 같았다.

씁 하고 숨을 들이마시고는 손으로 입술을 만지려다 아플까 봐 만지지 못하고 이내 손을 내리며 엄살을 부렸다.

우해영의 살기는 그를 남자답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살기 대신 한심한 느낌이 마음속에 가득했다.

‘정말 못났어.’

만약 김씨 가문에서 고서를 그렇게 꼭꼭 숨기지만 않았어도 자기 이렇게 직접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해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찬물 한 컵을 받아 그에게 전해 주었다.

“그래요.”

“???”

마치 다음 순간 그녀가 자기 얼굴에 물을 뿌리기라도 할 듯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물로 좀 헹궈봐요. 그럼 덜 아플 거예요.”

우해영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여전히 차가운 태도였지만 조금 전까지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녀에게서 물을 받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입을 헹구려던 순간 문득 무언가 떠올라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소금을... 넣은건 아니죠?”

우해영은 어이가 없었다.

“내 방에 그런거 없는 거 당신이 누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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