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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김승엽은 두 손으로 우해영의 어깨를 주무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 밑으로 내려보면 그녀의 쇄골과 부드러운 피부가 보인다. 하지만 그 아래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우해영은 자기의 몸을 잘 보호하고 있었다. 샤워 가운을 입고 있었지만, 빈틈없이 자기를 꽁꽁 감추었다.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던 김승엽의 손에 탄탄한 피부의 촉감이 전해져 왔다. 이건 늘 무술을 연습하는 사람의 그런 탄탄함이다. 다른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말랑한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때 키스를 했을 때 와도 다른 느낌이다.

저번에 두 사람이 키스를 나누었을 때 자기의 품에 기대었던 그녀의 허리는 말랑하고 부드러웠다. 지금 생각해도 몸이 후끈해질 만큼 그의 마음을 흔들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동일하게 스킨십을 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두려움이 느껴지고 있다.

‘내가 잘못 느낀 것일 거야! 지금 두 사람이 멀리 떨어져서 그럴 거야.’

김승엽은 그때의 그 키스가 다시 떠올랐다. 그녀의 말랑한 입술을 생각하니 마음이 간질거렸다. 그는 그때의 느낌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해영 씨...”

김승엽이 허리를 굽혀 우해영의 귓가에 입김을 불었다. 그녀의 앙증맞은 귓불에는 다이아몬드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 자기가 저번에 선물해 준 귀걸이를 하지 않은 게 조금 실망스러웠다.

“왜 내가 선물해 준 귀걸이 안했어요?”

“...”

우해영은 무의식적으로 김승엽을 한 대 칠 뻔했다.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집에 잘 챙겨 두었어요. 중요한 건 잘 보관해 둬야죠. 당신네 집처럼 귀중한 물건은 잘 챙겨 두어야 좀도둑이 들었을 때 쉽게 훔쳐 가지 못할 거 아니에요?”

우해영은 김승엽을 떠볼 생각이었다. 김승엽은 그녀의 말에 다른 뜻이 있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자기가 선물 해 준 귀걸이가 중요하다는 말만 귀에 들어왔다.

‘역시, 마음속에 내가 있으면서 일부러 고고한 척하는 거구나.’

‘이렇다는 건 내가 뭘 더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닐까?’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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