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37화

갑작스럽게 뺨을 맞고 그녀에게 밀쳐지기까지 한 김승엽의 얼굴에 화난 기색은커녕 오히려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우해영이 급히 차 안으로 들어가고 이윽고 그녀의 차가 주차장을 떠나는 것까지 지켜보았다.

차가 완전히 주차장을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후에야 손을 들어맞았던 뺨을 어루만졌다. 사실 그녀가 때린 뺨은 아프지 않았다. 화가 나서 때린다기보다 그저 부끄러움에 작은 경고를 하는 것 같았다.

우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정말 때리려 작정했다면 지금쯤 김승엽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힘껏 때리지 않았다는 건 화가 났다는 게 아니라 그저 부끄러워서 그런 것 뿐일 거야. 이 정도로 부끄럼이 많다니. 재밌는걸.’

방금 그 키스는 분명 그녀의 첫 키스였을 것이다.

무섭기로 소문이 자자한 우씨 가문의 아가씨가 키스도 해보지 못한 숙맥이라니, 생각만 해도 김승엽은 흥분되었다.

그녀가 이러한 배경과 능력이 있으면서도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일 줄은 김승엽도 미처 예상치 못했다.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그녀를 살살 구슬려 우씨 가문의 재산뿐만 아니라 우씨 가문의 가업, 그리고 고대 무술 가문으로써 축적해 둔 모든 것들이 다 자기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그때가 되면 김서진 그 자식이 아무리 제 앞에서 날뛰어도 한방에 밟아 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다.

——

한편, 차에 앉은 우해영은 여전히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녀는 김승엽이 자기에게 그런 짓을 할 거란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두 입술이 맞닿은 느낌도 이상했지만, 혀를 내밀다니......

생각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징그러운 거 같으면서도 징그럽지 않은, 그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이었다.

오늘 하루 종일 그런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김승엽이 이상하다 생각했고 자기 또한 이상해진 것 같았다.

“이제 좀 그만 떨지?”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뒤에서 전해져 왔다. 그녀를 사색에서 끌어내는 목소리에 더욱 덜덜 떨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