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36화

말을 마친 우해영은 곧바로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그녀가 집으로 가려고 마음을 먹은 게 눈에 보여 김승엽은 더 이상 그녀를 막지 않고 따라갔다.

“해영 씨!”

주차장까지 따라 나간 김승엽은 한 손으로 그녀가 차 문을 열려는 것을 막아 나섰다. 우해영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더욱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느끼한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혹시 내게 불만이 있는 건가요?”

“아, 아니요.”

우해영은 당황한 얼굴로 연신 고개를 저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그녀의 눈을 본 순간 김승엽은 자기가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씨 가문의 아가씨가 얼마나 맹렬하고 기세 높은지, 그녀 밑에서 일하는 두 킬러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는 이미 신물이 나도록 들었었다. 그렇게 사납고 무서운 여자가 자기 앞에서 이렇게 단순 무구한 눈빛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잠시, 김승엽은 그녀의 이런 모습이 납득이 갔다. 어쩌면 그녀가 싸움에 강한 여자일지 몰라도 감정 방면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른 방면에서 너무 뛰어나다 보니 온 신경을 거기에 쏟아붓느라 연애를 한 번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 앞에서 이렇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한 번도 누구와 연애를 한 적 없는 소녀가 이렇게 멋지고 품격 있는 남자를 보니 설레어서 긴장하는 게 맞지. 안 그러면 아까 왜 날 때리지 않았겠어? 분명 내게 반한 거야.’

김승엽은 온종일 부자연스러웠던 그녀의 행동들이 모두 부끄러워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김승엽은 점점 자신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마 앞으로 내려온 잔 머리카락을 슥 넘기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불만이 없다면 내가 마음에 든다는 말이군요.”

“아, 아니에요.”

우해영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침을 꼴깍 삼켰다.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은 그렇다 할 정도로 미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었다.

“해영 씨, 난 당신이 좋아요. 아니, 사랑해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난 당신에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