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33화

이 두 사람에게 있어서 갑자기 찾아온 아기는 정말 서프라이즈였다. 마치 하늘이 내린 선물 같았다.

사실 저번 임신 소동이 있고 난 뒤 한소은은 김서진이 아이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오늘 그의 반응을 보니 그런 걱정을 했다는 게 무색해질 정도로 그가 기뻐하는 것 같았다.

역시 아기를 가지려 노력하는 것 보다 인연이 닿아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맞는 일이다.

“결혼식을 서둘러야 할 것 같네요.”

한소은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얌전히 다시 누웠다. 어쩐 지 벌써 한 아기의 엄마가 되어 모성애가 가슴이 벅차도록 솟아나고 있는 것 같았다.

임신했으니 이젠 잘 쉬어야 했다. 아기를 위해서라도 몸조리를 잘해야만 한다.

“결혼식을 서두르는 건 좋은데 당신은 신경 쓸 거 없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사람을 시켜서 하게 하면 되니까 당신은 어디도 가면 안 돼요. 알겠죠?”

한소은의 눈에 비친 그가 명령하는 모습은 더없이 멋져 보였다. 한소은은 그가 자기를 걱정하는 걸 잘 알았기에 고분고분 머리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

황도 노래방에서 김승엽이 한 손에는 술병을 쥐고 눈살을 찌푸렸다. 조용히 앉아 있는 여자를 보며 내심 생각했다.

‘여기 온 지 반나절이 지났는데 왜 아무 말도 없는 거지?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걸까?’

소문에 의하면 우씨 집안의 아가씨는 생각이 깊고 야망이 큰 여자다. 김승엽의 어머니도 진즉에 우해영의 성격이 좋지 않다고 했었지만, 그는 그녀가 이렇게까지 상대하기 어려운 줄 몰랐다.

오늘 두 사람이 예의상 만나 함께 그다지 즐겁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식사를 했다. 하지만 우해영은 줄곧 머리를 숙이고 그에게 눈길 한번을 주지 않았다. 김승엽은 그녀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만약 이 결혼이 그녀와의 정략결혼이 아니고 두 집안이 얻는 이득이 없었다면 김승엽은 지금 옆에 앉아 고개만 숙이고 있는 여자가 자기와 선을 보러 나왔다는 걸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해영이 가진 권력과 집안 배경, 그리고 자기를 지지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