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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맥없이 푹 늘어진 그녀의 모습에 걱정이 사그라지지 않는 김서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요. 그냥 감기라도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의사가 괜찮다고 해야 마음이 놓일 거 같아요.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요!”

김서진이 고집을 부릴 때에는 아무도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아픈 데다가 기운이 빠질 대로 빠진 한소은은 자기를 가볍게 안아 들고 밖으로 나가는 김서진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녀를 살포시 차에 내려두고 급히 차에 시동을 걸어 병원으로 향했다.

조수석에 앉은 한소은은 말할 힘도 없어 그저 조용히 앉아 있기만 했다. 힘이 빠질 대로 빠진 그녀는 그저 잠만 자고 싶었다.

겨우 실눈을 뜨고 운전석에 앉아 운전하는 김서진을 보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괜찮아요. 지금 좀 자고 싶은데 병원에 가지 말고 집에서 쉬면 안 돼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소은은 가볍게 기침했다.

“고집 그만 부려요!”

김서진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보면 그녀가 당장이라도 죽는 줄 알겠다.

“말 그만하고 물이나 마셔요. 금방 병원에 도착할 거니까 내말 말 들어요!”

그러고는 그녀에게 물 한 병을 전해 주었다.

그가 전해준 물을 받아 들고 가볍게 웃음 짓던 한소은은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옆으로 몸을 돌려 김서진의 모습을 보던 그녀가 얼마 지나지 않아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들어버렸다.

조용히 잠이 들어있는 그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김서진은 웬일로 그녀가 잠자코 말을 듣는지 궁금해져 그녀를 슥 보았다. 피곤한 얼굴로 잠이 든 그녀를 보고는 차에 온도를 높이고 더욱 속도를 내 병원을 향해 달려갔다.

병원으로 가는 내네 그녀가 아픈 것을 참고 자기의 고모와 할머니를 상대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자신이 이미 이런 자질구레한 일들을 잘 처리했고 그녀가 상처받지 않도록 잘 보호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피해 가지 못했다.

그가 본가에서 나와 살던 몇 년 동안 본가를 그들이 살게 내버려 두고 매년 그들에게 준 돈은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럼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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