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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한껏 긴장한 얼굴로 잔소리를 해대며 바쁘게 옷의 단추를 푸는 한소은의 모습이 김서진은 마냥 귀여운 듯 바라보았다. 너무 급해 손이 말을 듣지 않는지 자기에게 화를 내는 그녀의 모습에 더는 참지 못하고 작게 웃음을 지어냈다.

“뜨겁지도 않은 물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급한 거예요. 난 괜찮아요.”

“이런 말 할 시간 있으면 혼자서 단추를 푸는 게 어때요? 많이 데이지 않았다고 방심하면 큰일 난다고요!”

한소은은 이번엔 그의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에 화가 났다. 자기가 걱정하는 것도 모르고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그가 내심 얄미웠다.

“그럼, 정말 벗어요?”

김서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느릿하게 단추를 하나둘씩 풀어나갔다.

그저 단추를 푸는 행동이었지만 그의 기다란 손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단추를 풀어 셔츠 밑의 피부를 드러내니 왠지 모르게 야릇하게 느껴졌다. 그 모습에 한소은은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목이 타는지 꿀꺽 침을 삼켰다.

“혹시......”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김서진이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놀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느릿느릿한 그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그녀가 그의 셔츠를 확 찢어 버렸다.

한소은의 힘이 얼마나 셌는지 단추 몇 개가 떨어져 바닥에서 나뒹굴었다. 그의 옷은 그대로 너덜너덜하게 헤쳐졌다.

장난을 칠 생각이었던 김서진이 말문이 막혀 멍해졌다.

“이렇게 빨갛게 데었는데 뭘 꾸물거리는 거예요!”

한소은은 조금 화가 난 목소리로 말하며 김서진을 소파로 끌고 갔다. 그러고는 사람을 시켜 화상 연고를 가져오라고 말했다.

“화상 연고 좀 가져다줘.”

“당신 지금......”

김서진은 한 번도 한소은이 이렇게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새로운 그녀의 모습은 내심 그의 마음에 들었다.

“아프지 않아요?”

한소은의 온 신경은 모두 빨갛게 덴 그의 상처에 있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자기의 몸에 상처가 생긴 것처럼 한껏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사실 무예를 연마할 때 한소은은 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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